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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의 신드름    
글쓴이 : 이다니엘    13-04-20 19:18    조회 : 6,172
계곡의 신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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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진동출생
 
          계곡은 양면으로 높은 산을 끼고 있다. 언덕 사이로 좁아지는 지형을 연상해 본다. 바위가 굴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흘러내리는 빗물이  급류를 이루기도,  때론 눈사태가 발생하면 삽시간 눈사태 (avalanche)로 덮혀지기 쉬운 위험한 곳이기에, 계곡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주를 기우려 자신들의 안전을 찾아야 한다.
            지난 수십 여 년간 미국생활에서도 일세 한인 이민자들이 겪는 다사한 삶 속에 그려지는 계곡의 신드럼’ (Syndrome, 증후군) 현상을 주시할 때마다  나는 매우 염려스러워 지곤 했다.  이는 저들의 삶이 더 한층 안정지대로 옮겨지기를 열망하는 나의 안쓰러움이 그 현상파악에 마음의 눈을 열게 하는 것일까. 이민의 동기 여하를 불문, 온갖 형태의 좌절과 어려움이 닥쳐오기도 하지만,  그 보다 예상치 못한  위신의 격하와 상실감을 가져다 주는 타격은 저들에게 분노와 슬픔을 더 한층 안겨 주고 있다.
얼마 전 하와이를 방문 했을 때의 일이다. 택시기사와의 대화 속에서도 바로 이계곡의 신드럼  분출되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다.  요즘 한국 관광객들이 일본인 못지 않게 이곳을 드나드는데, 어느 하루는  한국 관광객 세 분을 저녁 늦게 술집에서 태워 B호텔로 모시고 있었는데 뒷좌석에 않은 연하의 젊은이가 그 기사에게 반말로 미국엔 언제 왔어?” “하루에 얼마나 벌어?” “빨리 가자!”는 등 호령하는 식의 태도에 참다 못해 도중하차시키려 했을 때, 그 중 나이 드신 한 분이 정중히 사과하는 것을 뿌리칠 수 없어 목적지에 내려 주었다고 했다.
이민자의 사기를 꺾게 한 모국의 건방진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자욱히 담긴 얼룩진 마음자리에는어글리 코리안의 돌들이 굴러오고 있다.  열심히 자녀 교육시키며 택시기사로 이국 땅에서 십여 년 정착하여 살려고 애쓰고 있는 이들 중에는 한편엔   미국인들의 인종차별의 언덕과 다른 한편으론 모국인들의 비정한 태도의 언덕 사이에 계곡이 생겨 그 길을 헤쳐 걸어가고 있다. 그 위험한 사태는 때론 예측키 힘들다. 인종분규의 폭동 아바란치1992사이구로스엔젤레스 한인상가지역에 커다란 피해를 입혔다. 반이민법안도 연이어 홍수처럼 급류를 가져다 주고 있지 않았던가.
38년 전 현역 당시의 일이다. 호놀루루에 위치한 미 육군의료센터의 장교주택지에서 거주하고 있었는데, 그곳 언덕 아래 모아나루아 계곡마을에 사는 중국계 사람들이 구정 때마다 불꽃놀이와 화약터트리는 소리로  요란스럽게 축제를 하곤 했다. 그 폭음은 양면의 벽에 진동하여 울림의 전파가 확대되고 화약연기가 자욱하여 오랫동안 그 지역에 잠재되어 있었던 것을 보았다. 이보다 나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던 것은 적지않은 한인이민 교회에서 터저 나오는 분쟁의 소리와  반목의 연기가 자욱해져 있는 것이 었다.  마치 종교의 계곡에도 유사한 패턴이 일고 있음을 감지하게 되는 번뇌라 하겠다.
급격히 개인화, 서구화되고 있는 현대 한국 사람들은 물량적인 가치관에 자긍심의 기준이 부풀어졌고 발전도상에 앞을 달리고 있는 한국민의 진취력과 경제성장도 세계화시대로 도약하려는 과욕에 치중하다 보면 자국민의  한계를 이해타산으로 가늠하려는 관료들의 바위벽 때문에 외국민에게 한국의 양지는 빨리 가려지고 만다.
위대한 민족은 국내외를 막론, 상호간의 신뢰와 의리, 충의심의 결속이 지속되어야 한다. 그런데  P택시기사는 그가 경험한  관광 한국인의 시민성, 동족성, 인간성이 무너진 계곡에서 당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인 무비자입국법안의 통과를 위해 애쓴 김창준 미하원의원이 있기 이전 먼저 그 어그리 코리안의 해외여행금지법안도 동시에 모국정부가 서둘려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고 있었다.  
그리고 한민족의 통일론도 계곡의 신드럼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벌써 지나고 있다. 강대국의 틈 사이에서 공존의 틀을 계속 찾아야 하는 험준한 피해의식과 불신풍조에서 말이다. 그 뿐이랴, 참 기도교 신자들은 하루 속히 계급주의, 세습주의, 물량주의에 빠져 있는 신령직분 맡은 자와 소위 평신도가 만드는 두 언덕의 계곡신드럼에서도 빠저 나와야 할 것이다.  인간은 진리 위에서 안전을 추구하라는 다윗 시인이나 바울사도 역시 계곡의 위험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오늘의 사람들에게 마음과 관계의 자리에 피해자가 아니되기를 바라는 기도를 계속하고 있을 것 같다. 가난한 자에게 안정대를 전하러 온 로마카토릭 교황의 시대적 선택은 희망의 상징이 아닐수 없어 문화와 사상의 계곡, 종교와 정당의 계곡, 남과 북의 계곡에서 부터 인류가 공감시대의 축제를  맞이할 수 있도록 힘씀이 어찌 나 혼자만의 일이랴.
 

오정주   13-05-01 22:27
    
이 다니엘님 안녕하세요?
공감 가는 글을 멋지게 잘 풀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글도 많이 써보신 분 맞지요?

계곡의 신드롬을  이민사회, 분열하는 교회. 민족 통일론,등 여러 가지로 각도로 조명하셨군요.
짧은 글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보니 궁금하고 아쉬운 점 들이 많습니다.
소재를 두 가지 정도로 혹은 한가지로 각각 나누어 글을 좀 더 여러 편으로 탄생시켜도 좋겠다는 생각해봤습니다. 좋은 이야기들이 그냥 묻히는 것 같아서요. 건필하세요. 파이팅~!!
이다니엘   13-05-07 20:54
    
오정주님,
 격려의 서평에 감사드림니다.  빛의 각도를 조화롭게 받을 수 있을 때가 많을 수록 색상은 찬란해 지는 가 봅니다.
시간과 마을을 담아주심에 다시 인사를 머리숙여 드림니다.
 이다니엘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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