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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에서(수정본)    
글쓴이 : 이창원    14-02-02 01:35    조회 : 6,571
텃밭에서(수정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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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옅은 황사가 불어왔지만 절기상 더는 미룰 수가 없어 초등 3학년인 막내딸과 함께 동네 뒷산에 있는 텃밭으로 갔습니다. 둘 다 허름한 옷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마스크까지 하고 나가니 동네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산 입구에서 퇴비 세포를 사서 집사람이 시장 볼 때 쓰는 조그만 손수레에 싣고 밭으로 옮겼습니다. 퇴비를 옮기는 도중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손수레가 주저앉기도 하였지만 한 참을 씨름한 끝에 겨우 손을 보고 다시 밭 입구까지 옮겼습니다. 입구에서 밭 한가운데로 어깨에 퇴비 한 포씩을 둘러메고 옮기는데 막내딸도 한 포를 들고 낑낑대며 옮겨 놓습니다.
 
둘이서 잡초를 뽑고 땅을 뒤집고 거름을 뿌립니다. 지렁이가 많이 나옵니다. 삽으로 땅을 파니 지렁이 허리가 잘려 흙 위에서 바동거립니다. 그때마다 막내딸은 깜짝깜짝 놀라 비명을 지릅니다.
땅속에서 지렁이가 하는 일과 흙의 변화에 관해서 얘기해 줍니다. 그리고 유기농의 장점도 얘기해 줍니다.
 
막내도 열심히 풀을 뽑고 삽질을 하고 거름을 뿌리고 하더니 밭 가장자리 한 부분을 자기가 쓰겠다고 달라고 합니다. 자기는 채소 대신 꽃과 방울토마토를 심겠다고요.
어차피 채소 키워 다 먹지도 못하고, 남는 채소는 이웃집에 나눠 주는 게 또 일이라 그러라고 합니다.
여기는 막내 밭, 여기는 고추, 여기는 열무, 치커리. 조그맣게 몇 구역으로 나눈 다음, 이랑을 만들고 고르게 손질을 하고 나니 드디어 씨 뿌릴 준비가 끝났습니다.
막내는 봉숭아랑 맨드라미를 심겠다고 합니다. 또 치커리랑 방울토마토도 심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나 마음이 언제 또 변할지 모릅니다. 둘이 같이 인근에 있는 구멍가게로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씨앗도 삽니다.
이 구멍가게에는 꼬부랑 할머니가 해마다 봄이 되면 각종 채소 모종과 씨앗들을 팔고 있습니다.
 
상추, 열무, 내가 좋아하는 셀러리, 막내가 키워 보고 싶다는 치커리 두 종류, 청경채, 그리고 약속대로 막내의 구역에 뿌릴 봉선화와 채송화 씨를 샀습니다. 오늘 고추랑 방울토마토 모종은 없습니다.
 
막내 구역에는 막내가 씨를 뿌리고 흙을 덮었습니다.
‘여기는 봉숭아 다섯 포기, 또 여기는 맨드라미 세 포기’ 하면서 정성 들여 심더군요. 저는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지요.
나중엔 씨 뿌리기가 재미있다면서 내가 다른 채소 씨 뿌릴 때도 한 참을 도와주었습니다. 아니 아예 분담이었으니까요.
내가 씨 뿌릴 자리를 길게 막대기로 파 놓으면 막내가 씨를 뿌리고 흙을 덮고 이랑 안쪽 좀 먼 곳은 내가 씨를 뿌리고 덮곤 하였습니다.
 
엄지와 검지 끝으로 씨를 살살 비비면서 한 군데에 너무 많이 치우치지 않게 뿌린 다음 손으로 흙을 살짝 덮어 줍니다.
특히 상추와 치커리, 셀러리 등은 씨앗이 너무 작아 한쪽으로 몰리지 않게 잘 비비면서 뿌려야 합니다.
앙증맞은 고사리손으로 씨를 뿌리는 모습이 농부의 딸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온 마음을 다하여 정성 들여 심는 막내의 심정을 안다면 씨앗들도 잘 자라 줄 것이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물을 흠뻑 뿌려주고 새들이 주워 먹지 못하도록 검은 망사 비닐을 덮어 준 다음, 제발 잘 자라 주기를 바라면서 둘이서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막내딸은 싹이 나올 때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나올 것인지, 파란색인지, 빨간색인지 쉴 새 없이 물어보지만, 봉숭아나 맨드라미 싹은 어떻게 생겼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다음 주에는 고추 열 포기랑 방울토마토 두 포기를 심을 작정입니다. 막내딸의 입은 쉴 틈이 없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문경자   14-02-07 14:40
    
수정을 하시고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좋습니다.
옮겨 놓습니다 가
반복으로 읽혀지니 좋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고쳐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듭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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