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운동
밤에 하천도로를 걸으니 좋았다. 솔솔 불어오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내 마음을 온통 사로 잡아 기분좋게 만들었다. 풀내음의 향도 코를 찔러 가만 놔두질 않고있다.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는 옛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시골에서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개구리소리처럼 많이 들었다.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걷기운동을 한다. 걷기운동을 하며 나는 생각했다. 밤에 술을 마시는 사람이 여전히 많지만 운동하는 사람도 그에 못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은 즐거운 이야기를 하며 술을 비교적 편하게 마시곤 한다. 그러나 걷기는 신경이 갈 수도 있고, 땀을 흘리기도 해서 힘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로인한 기쁨을 느낄수가 있다.
평일에는 주말보다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운동을 즐기는 모습이다. 가족과 함께, 둘이나 셋, 혼자걷는 사람등이 있다. 어떤 사람들이 제대로 운동하는지는 모르지만, 걷기할 때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면 운동다운 운동이 되지 않기가 쉽다. 하지만 다정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혼자서 하면 운동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고, 잡념이 들지만 사색도 많이 할 수가 있다. 혼자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힘차게 보이기도 한다. 정말 열심히 신경써서 운동해서 살을 빼려하기도 하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 앞다투는 모습이다. 또 아픈몸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기도 한다. 혼자 걷고 있는 내가 그 사람들에게 마음이 가서 그렇게 생각했다.
또 운동하면서 개를 끌고 다니는 여성들이 있다. 개를 끄는 모습이 멎져 보여서 걷다가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개를 가족이나 친구처럼 친근하게 여기는 마음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일테다. 어쩌면 그것이 있으면 덜 심심해하며 좋아할지 모르겠다.
먼 거리에 사는 사람들도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열심이다. 요즘에는 운동에 밤과 낮의 구분이 없는 듯 하다. 비록 어두컴컴한 밤에 가로등 밑의 운동이지만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몸을 움직이는 사람 모습은 정겹기만하다. 마치 한 가족처럼 생각드니 포근한 마음이 듬뿍 드는 것은 왠일일까.
독서와 함께 운동하기에 알맞은 계절이 왔다. 이 황금같은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더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고, 따뜻한 마음으로 살찌울 수 있을 것 같다.
한 때 걷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나를 쬐려보고 가거나 흘낏 쳐다보고 간다. 그런데 그것에 대해 그다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나는 감각이 무디다. 그리고 그런사람들의 모습을 머릿속에 넣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나도 걸으면서 사람들을 흘낏흘낏 쳐다보고 판단하며 걸을 때가 있었다. 그러니 나도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내 모습은 비쳐지기 싫어하고, 판단받기도 싫어한다면 모순이지 않을까.
남자는 예쁜 여자앞에는 맥을 못추고 항복하고 만다면 지나친 말일까. 그것이 정작 남자의 본성이 아닐까. 그러니 남자들은 눈을 조심해야 하리라.
하천 도로옆에는 제멋대로 자라난 풀로 사람들이 짜증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마치 불편하지 않다는 듯 제 길을 열심히 갔다. 좋지 않은 주변환경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들은 왜 운동을 하는가를 분명히 아는 게 아닐까.
그런 환경이 불쾌했다면 운동을 일찌감치 포기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걷기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도 비교적 건강하니까 나오는 거다. 몸이 많이 아프거나 힘들면 운동할 수 없다. 그리고 부지런하지 않고서는 하기 힘들다. 또한 게으르거나 운동하는 습관이 안되 있으면 정말 하기가 쉽지않다. 운동을 함으로써 건강해지고, 생활하는데 많은 활력이 될 것 같다. 건강할 때 부지런히 운동하면 좋지 않을는지.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살아있을 때가 최고지, 죽으면 막상 아무 소용이 없다고들 하지 않는가.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자장면 한 그릇이라도 사드리는 것이 낫다고 하지 않느냐.
아프기 전에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하며 정신과 마음을 맑게 하고 바르게 먹어 기쁘게 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걷는 사람의 모습에서 아름답고 밝은 미래를 볼 수 있는 듯해서 기분이 좋았다.
2013.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