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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명 : 김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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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음의 여유    
글쓴이 : 김사빈    26-06-29 18:25    조회 : 64

아침에 일어나니 다리가 시큰 거린다. 둘째가 사준 손바닥만 한 전기담요가 효자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일어나지 않고 그냥 이대로 간다 해도 좋을 듯 하는 마음이지만 눈을 뜨면 오늘 하루도 살아가게 하게 하신 이에게 감사가 나온다.

늦게 일어나도 누구 하나 말하는 이 있나, 느긋함과 여유를 만끽한다. 새벽기도 간다고 4시에 일어나는 일을 30년 했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남편 도시락 가지고 출근에 맞추어 아침 밥 해야 하고 20년 한 것 같다. 그런 과정엔 긴장하고, 동동거리고 살았다.

새벽 시간이 항상 모자란 것 같이 동동 거렸다. 아이들 다 떠나보내고 남편과 9년 전에 가시고 카네오헤로 딸네 집으로 이사 오고 일 년은 새벽 기도 다니고, 내 일방적으로 하나님과 거래를 했다.

하나님 일어나자마자 새벽기도 갑절로 드릴게요. 했다.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아침을 성경 읽고 찬송하고 기도로 곱쟁이를 하고 나면 한나절이다. 일 찍 일어날 필요 없다. 내 일어나는 시간이 새벽기도 하면 되고, 챙겨줄 아이들이 있나 시중들 아이들이 있나 만고 땡이다. 일어나자. 커피 팥에 커피를 올려놓고 문밖으로 나오면 문밖에서 기다린 햇살이 안겨온다. 살아 있음에 누리는 축복이다. 앞마당 가장자리에 늘어놓은 화분들이 겨울이라서 시들 하지만 잘 잤니. 새날이야 한 마디 대문 밖으로 나와 길가로 심은 꽃들에 이슬이 함초롬히 달고 신부가 신랑을 기다리듯 기다리고 있다가 반긴다. 잘 잤니. 한 마디 담장을 돌아서 가면 손바닥 만 한 땅에 심어 놓은 고추 부추 코스모스 봉승아가 겨울이라고 생기가 없다. 이슬을 옹알옹알 달고 있다.

풀밭에 물방울을 톡톡 치며 걸어서 길가로 나가니 눈부시게 찬란한 햇빛에 뽀얗게 깔려 길에 빛 무림을 풀어 놓았다. 반짝이는 저 빛 무리는 살아 있는 모든 이의 축복이리라. 앞산 산날망은 새파랗게 웃을 입고 서있고 그 밑으로 오늘을 밟는다.

발밑으로 햇살의 조각들을 잘근 잘근 밟으며 살아 게신 주 나의 참된 소망, 이 세상 험하고 나 비록 약하나, 흥얼거리면 빛살로 오는 오늘로 하얗게 피어오르는 하루가 파도를 탄다,

오늘 하루도 살게 하신 이에게 감사기도를 이 아름다운 세상을 살게 하신 이에게 경의를, 동네 반 바퀴를 돌아서 집으로 오는 일은 일상이다. 그러고 나서 8시 반부터 책상에 앉으면 두 시간 동안 하나님께 드리는 시간이다. 그리고 아침을 먹는다. 이게 나의 일상이다. 주일날만 9시에 교회가기 위하여 빼먹는다.

이일상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싶다.

아침엔 김원각님이 돌아가셨다고 메시지가 왔다. 애도를 표하며 잠시 명복을 빌고, 살아 있음이 기적이고 행복이구나 싶다.

이제 하와이가 고향이 되었다. 한국보다 더 많이 살아온 여기 살면서 세상에서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에 살게 하신 이에게 매일 감사드린다.

적당히 덥고 적당히 추워서 살아가기에 적당한 곳 태평양 한가운데 섬, 공기가 참 맑다. 사모아에서 살아 보았지만 그 섬은 얼마나 습기가 많은지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이불이 축축이 젖는다.

그러나 하와이는 습기가 없다. 사모아 섬에는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다 들어와 팔뚝을 쓸어보면 소금기가 있다. 사모아 그 섬이나 하와이 섬이나 태평양 섬은 마찬가지인데 하와이는 날씨가 이상 기온이다. 이런 곳에서 살게 하신 이에게 어찌 감사 아니 하리오. 두 손 들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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