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오후 4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창가에는 눈부시게 화창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한국의 토요일 오전 9시. 17시간의 시차와 태평양이라는 거대한 물리적 거리를 지워버린 것은, 줌 미팅 화면 속 문우들의 뜨거운 열기였습니다.
오늘의 만남은 시작부터 평소보다 훨씬 팽팽하고도 고무적인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우리들의 스승이신 교수님께서 ‘국립한국문학관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셨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 문학의 자존심을 세우고 그 역사를 보존하는 자리에 우리 스승님이 계신다는 자부심은, 머나먼 이국 땅에 홀로 앉아 있는 제게도 생생한 감동으로 전해졌습니다.
본격적인 합평에 들어서자, 강의실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진지했습니다. "합평 강의실에 입장하는 순간, 벌거벗었다고 생각하라"는 스승님의 가르침은 안일했던 제 마음에 세겨졌습니다. 나이도, 환경도, 배경도 모두 내려놓고 오직 날 것의 문장으로만 승부해야 하는 작가의 숙명이 느껴졌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단순히 문장을 나열하는 행위가 아니라, 나를 온전히 노출하고 타인의 매서운 비평 앞에 당당히 서는 용기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 합평 후기 >
- 합평을 잘 활용해라.
1. 합평 때 입을 뗄 줄 알아야 어느 자리에 가서든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알게 된다.
2. 남의 글을 볼 때에는 트집 잡아서 물어 뜯을 줄 알아야 하고, 내 글을 쓸 때에는 물어 뜯을 일 없게 완벽하게 써야한다.
3. 합평 강의실에 입장하는 순간, 벌거벗었다 생각해야 한다 - 나이, 재산 정도, 남편 직업, 학력, 종교 등 모든 것을 버리고 속을 내보여야 한다.
4. 합평 때 혹독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실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 글쓰기 팁
1. 가능하면 단일 주제, 단일 소재로 쓰는 것이 좋다 - 다른 소재를 쓸 경우 비유가 적절해야한다.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지 연구해야한다.
2. 같은 소재라도 작가에 따라 다르게 쓸 수 있다 - 일반 사람보다 소중한 것을 깊게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작가다.
3. 상상력을 길러야 한다 (참고 문헌) - 앙드레 브루통 『자유로운 결합』, 호리구치 다이가쿠 『유방』
4. 기행문을 쓸 때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가 아니면, 그 나라의 발음으로 쓰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일본어면 일본 발음으로 쓰고 괄호 안에 한자를 넣어줘라.
5. 정보가 충분한 시대니 인터넷을 잘 활용해라 -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당연히 중요하지만, 책을 덜 읽고도 정보를 잘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
6. 컴퓨터 워드에 제목을 미리 적어두고, 항상 생각해라. 그러면 언젠가는 떠오른다 - 글도 숙성 시간이 필요하다.
7. 주변의 작은 소재로 글을 써봐라 - 행주 하나로도 충분히 다양한 영감을 끌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