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성큼 다가와서인지 유유자적 거닐기 좋은 가을 날씨가 강의실로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었어요.
새로운 분들이 오셔서 강의실은 더욱 활기찼습니다.
가을학기의 시작은, 수필의 기본을 다시 배웠습니다. 뭐든 기초가 중요한 법이지요.
<수필을 만나는 시간>
‘수’로 시작하지만 달라요!
수기(手記) : 자신의 체험을 편년체(연대순) 식으로 적은 글
-> 글자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쓸 수 있다.
수상(隨想) : 사물을 대할 때의 느낌이나 떠오르는 생각.
-> 학자나 성직자들의 대중적인 글쓰기
-> 성직자들의 특수한 삶.
ex. 법정스님을 ‘수필집’이라고 쓰지 않고 ‘수상집’이라는 표현을 썼다.
수필(隨筆) : 문학의 한 갈래로 무형식이다.
‘수필’은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쓰고 있다.
수필은 ‘무형식’이라 더 어렵다. 수필쓰기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윤오영’의 비유를 보자면,
수필은 ‘곶감’이다 : 감으론 곶감을 만들 수 있지만 감나무와 비슷한 고욤나무로는 곶감을 만들지 못한다.
-> 밤나무는 무슨 열매가 열리든 밤나무이고, 복숭아나무는 뭐가 열리든 복숭아나무이다.
잘 썼든 못 썼든 소설은 소설이고 시는 시다.
좋은 감을 열리게 하기 위해 고욤나무에 감을 접붙인다. 고욤나무는 감나무를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 감씨를 심어 키우면 좋은 감 대신 고욤 같은 ‘땡감’이 열린다.
감은 곶감이 되지만, 고욤으로는 곶감을 만들지 못한다.
: 글이 잡문으로 떨어지지 않고 수필이 되려면 어찌해야 하는지 시사.
-> 생활에서 나오는 것이 수필 소재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예전에는 수필은 대사를 쓰지 않고 오로지 서정적이어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시와 소설과 희곡의 장점을 취해야 좋은 수필이 된다.
_시의 서적 / 압축미 / 함축성 / 여백 / 이미지
_소설의 서사성(이야기) / 반전 / 여운
_희곡의 대사성 / 등장인물의 말을 통해 이야기 전개 / 인물의 성격, 직업 등 암시
-> 이 모든 것들을 활용하여 수필을 쓸 수 있다.
수필은 길 가장자리에서 지나는 이들을 바라보는 것, 관조.
학자들은 쉬운 걸 어렵게 쓰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작가는 어려운 것도 쉽게 얘기해야 한다.
수필의 문장
수필은 문단의장(文短意長, 글은 짧고 뜻은 길게!) 짧게 써야 읽힌다.
산문은 시처럼 운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작위적), 음악처럼 박자와 리듬이 있어야 좋은 문장!
문학은 언어가 도구 : 문학의 언어는 일상의 언어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 문어체와 구어체가 다르다.
-> 다 말하지 말자. (작가가 말하지 않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 앙드레 지드)
-> 수필에선 시적 자아나 화자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글쓴이의 자아가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
어떤 글이든 문학이 되려면 상상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
수필은 뼈대(줄거리) + 살(묘사)
큰 줄기인 뼈대가 제대로 잡혀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뼈를 보고 이쁘다고 하지 않는다. 뼈를 둘러싼 외면, 살을 보고 이쁘다고 말한다. 즉, 묘사가 아름다워야 한다.
진정한 문학을 보기 위해선 그 작품의 묘사가 어떤지를 살펴봐야 한다.
문학 작품에서 제목 / 첫 문장(단락) / 마지막 문장(단락) 중요하다.
오늘 강의 분량이 어마어마했습니다. 대략적인 요점정리만 했습니다.
곧 추석입니다.
다들 추석 즐겁고 평안하게 보내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