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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방침과 실천 & 덕치주의 사상의 근원인 <서경> 읽기 (평론반)    
글쓴이 : 박진희    22-09-07 01:29    조회 : 5,085
태풍 힌남노가 한국을 막 떠나는 시간에 모여 중국의 고서 <서경>의 액기스를 배웠습니다. 요-순-우-문왕-무왕-주공의 발자취로 그들의 정치사 기록은 여전히 파워플하네요. 

(1)
「우서(虞书)」
우란 순임금의 씨명으로, 중요한 대목은 「요전(尧典)」, 「순전(舜典)」, 「대우모(大禹谟)」, 「고요모(皋陶谟)」 등이다. ‘모’란 계책 혹은 가르친다는 뜻. 이 시기의 역사적인 중요 사건인 대홍수의 위기를 넘긴 우에게 순이 내린 중 “인심은 위태하고 도심은 적으니 정(精)하며 일(一)하여야 진실로 그 중(中)을 잡으리라(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执厥中. 「대우모(大禹谟) 5」)는 말을 주목. 여기서 ‘윤집궐중(允執厥中)’이란 술어는 통치철학의 기본.

(2) 「하서(夏书)」
하나라 사관이 남긴 기록으로 이 중 「오자지가五子之歌」는 계왕(啓王)의 맏이(太康)이 왕위를 승계했으나 왕권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다섯 동생들이 형의 과오를 반성하며 선왕의 가르침을 게을리 했음을 지적한 내용.

(3) 「상서(商書)」
하 왕조가 타락하여 정치를 망치자 온 백성들이 “이 세월이 언제 망하려나, 너희와 함께 망하리라(時日曷喪, 予及汝皆亡)”라는 명구가 나오는 「탕서(湯誓)」가 맨 앞에 등장. 하나라 폭군 걸왕을 정복하고자 상의 탕왕이 봉기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명문. 이 글은 앞부분에서는 폭정은 정벌하는 게 정당함을 강조하고 뒷부분에서는 천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여 자기로 하여금 하늘의 벌을 대신 집행해주기를 간곡히 빌면서 만약 동조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처와 자식들까지 죽이겠다는 위협도 동시에 하고 있음. 그러나 혁명 초기의 이런 가르침은 세월에 따라 잊혀져 주(紂)왕에 이르러 나라가 위기를 맞는데, 이럴 때면 반드시 충신도 등장하지만 폭군에 의하여 탄압받거나 심하면 처형당한다. 충신 미자(微子)는 주왕의 이복형으로 자신과 똑 같이 훌륭한 충신 기자(箕子)와 비간(比干이 함께 은나라가 망한 뒤의 계책을 논의한 게 「비간」.

(4) 「주서(周書)」
중국 고대사의 영원한 전범인 주의 건국과 그 융성과 쇠퇴를 다룸문왕(文王)이 은나라 말기의 독재자 주(紂)왕 밑에서 덕을 펼쳐 온 나라의 여론에 힘입어 세력을 떨쳤고, 그 아들 무왕(武王)은 군사를 일으켜 은을 정벌하여 중원은 주의 천하가 된다. 무왕은 여러 제후들에게 정벌의 정당성을 갈파하면서 “나를 어루만지면 임금이요, 나를 사납게 하면 원수라 하니, 독부(獨夫) 수(受, 주왕의 이름)가 크게 위엄을 짓나니, 너희 대대의 원수이니라(撫我則后, 虐我則讎. 獨夫受洪惟作威, 乃汝世讎. 「태서(泰誓) 下」)라는 고절은 유명.

 ‘홍범9주(洪範, 洪范九疇)’ (무왕은 은의 독재자 주의 아들(武庚)에게 관용을 베풀어 제후로 봉해주고는 충신인 기자를 초빙. 기자가 무왕에게 준 통치철학의 기본)
(1) 5행에 숙달
(2) 5사(五事, 몸가짐, 언행,관찰, 청취, 생각)
(3) 생업을 위한 8정(八政, 食, 貨, 祀, 사공(司空, 국민생활 총괄), 사도(司徒, 교육), 사구(司寇, 치안, 경찰), 빈(賓, 외교), 수(帥, 군사)
(4) 협(協을 五紀로. 해, 달, 날, 별,曆數)
(5) 황극(皇極, 왕이 오복을 백성에게 나눠주기)
(6) 3덕(三德, 정직, 剛, 柔)
(7) 계의(稽疑, 점을 쳐 의심을 해소): 왕, 관리, 백성 모두에게 좋은 상태
(8) 서징(庶徵, 자연현상을 순조롭게 관찰, 관리)
(9) 누림을 오복으로, 위엄은 육극(六極. 흉하고 短折, 병, 근심, 가난, 악, 약함)을 잘 다스리기

한자 적기에 능력부족으로 임헌영 교수님의 강의를 카피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음 주에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집니다. 멋진 추석 보내세요!


김숙   22-09-07 10:09
    
박진희 선생님, 후기쓰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중국의 고대사를 쭈욱 살피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홍범 9주는 중국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통치철학이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후기를 보면서 다시 한번 복습합니다.^^
박진희   22-09-07 22:43
    
한시 입문도 수업 중 잠시 살펴보았는데요. 고체시가 <시경>에서 시작되어 5언고시와 7언고시로 발전, 근체시는 5언시, 7언시 등과 4성 창법이 정착되었답니다. 5언시는 4행으로 기승전결의 은율로 구성되어 지금까지 이어집니다. 절구는 4행, 율시는 8행으로 나뉘어 5언절구는 4행, 5언율시는 8행, 7언절구는 4행, 7언율시는 8행으로 구성됩니다.

도연명의 5언시, 두보의 <춘망>이라는 5언율시, 이태백의 7언절구가 대표적이고요. 율시가 8행이 최고였는데 통상 10구 이상을 5언배율, 7언배율 혹은 장율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보고도 알지 못하던 것을 이제야 배우게 되었습니다.

수업 제2부에서 합평을 받으셨던 선생님들을 미처 본문에 못 올려 죄송하지만 여기에 올립니다.
김유 / 곽미옥 / 이정화 / 유병숙 (존칭 생략)
     
신현순   22-09-09 17:07
    
박진희 선생님~
수고스럽게도 서경에 이어 한시까지 추가 정리하셨네요  내용 잘 보았습니다.
백성들에게 덕치주의를 실행하고자 하는 당시 정치 방침과 철학이 역시 스케일이 대국스럽네요.
멀게 만 여겨지던 중국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듯합니다.
진희샘 수고 감사합니다~~
문영일   22-09-08 10:18
    
침침한 눈을  생각해  주셔서 글자판을 깔아주셨네요.
전철에서 읽는데 제격입니다. 배려에 우선 감사드립니다.
한시  작가 친구께 임교수님 두장 짜리 노트를  전송해 주었더니  아주 고마워  하는군요
후기 덕분에 복습  잘 했습니디.감사!
박진희   22-09-10 20:08
    
추석이라 바쁘실텐데 일부러 시간을 내어 정성껏 답글을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멋진 한가위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