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월 교수님 합평 정리>
신입회원들이 많이 참가해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김인자 작가님께서 등단 전후의 심정을 결혼식 전날 친정에서 자는 마음과 결혼식 후 남편과 누워 있는 기분으로 비교해서 말해주셨어요. 우리 모두 짜릿한 초야를 가질 수 있도록 열심히 써 보아요.
1. 수수밭이 인생 후반기를 즐겁게 살 수 있는 취미이자 놀이터이자 글 쓰는 마당이 되기를 바랍니다. 합평에 열심히 참가합시다. 안 나오면 글을 안 쓰게 됩니다. 이 모임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반드시 나오고자 한다면 집안이나 직장 일도 이날은 피해집니다. 시간이 있으면 나가고 안 나가도 된다고 가볍게 여기면 작은 일이 생겨도 안 나오게 됩니다. 두 번 안 나오면 시간을 번 거 같고 굉장히 편해요. 세 번 안 나오면 길이 듭니다. 네 번 안 나오면 미안해져서 못 와요.
지금은 글을 잘 쓰는 사람도 몇 년 지나면 계속 나오는 사람보다 글이 처집니다. 지금 글이 제일 잘 쓴 글이 되어 버립니다. 글은 그냥 있으면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꽃이나 나무처럼 세월이 간다고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계발해야 합니다. 외국어 안 하면 잊어버리는 거하고 똑 같아요. 평생동안 글 한번 써 보자. 일생동안 세 권 정도 수필집을 내서 마지막에게 자식들에게 물려주자라는 생각을 가집시다.
2. 합평 자리에서 트집 잡는 법을 배워야 한다. 속으로 잘 된 작품이라고 생각해도 무조건 트집을 잡아봐라. 대가의 작품도 트집 잡을 수 있다. 문학의 길은 끝이 없다. 세계적인 작품도 욕할 수 있고 습작도 칭찬할 수 있다. 작가는 상대의 의견이 공감하더라도 무조건 방어해라. 그런 논쟁을 통해서 글이 는다. 합평하면서 논리력이 늘고 글뿐만 아니라 말솜씨도 늘어난다.
3. 제목은 내용과 관계있으면서도 너무 정직하면 안 된다. 좋은 작품은 작가가 하고 싶은 말, 주제를 은유화 해야 한다. 상징과 비유를 사용해서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해라.
당연한 스토리를 쓰지 말아라.
4. 영화 제목, 책 제목은 『 』을 사용한다.
5. 산문의 개념을 좁히지 마라. 내가 쓰고 싶은 글은 다 수필이 된다. 독후감도 되고, 평론도 광의의 수필에 속한다. 길이에도 구애받지 마라. 길어도 되고 짧아도 된다. 단 길면 재미와 정보가 있어야 한다. 문장으로 꾸미기만 한다면 일급작가가 될 수 없다.
6. 인용문은 한 포인트 작게 써라.
7. 가장 흔한 소재가 글쓰기 제일 어렵다. 소재가 특이하면 그것만 잘 쓰면 된다. 흔한 소재라면 독특한 문체와 표현의 묘미를 살려야 한다. 내 나름의 관점, 느낌, 정보를 써서 독자에게 흥미를 줘야 한다.
8.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라. TV나 책을 보면서 좋은 장면은 적어놔라. 다음 글 쓸 때 활용할 수 있다. 메모한 카드가 200장이 되면 박사 논문이 나올 수 있다. 1000장이 넘으면 석학이라고 했다. 글 쓸 거리는 어디에든 있다. 글 쓸 때 펼쳐볼 수 있도록 분야별로 메모를 정리해둬라.
9. 글을 쓸 때 비중을 어디에 두고 초점을 맞추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것은 클로즈업하고 어떤 부분은 뛰어넘고, 한 작품에서 클로즈업 장면이 1~2개면 좋다. 너무 많으면 글이 장황해지고 재미가 없다. 클로즈업 한 장면에 심리 묘사를 집중시켜라.
배경 묘사는 글의 성격에 따라 치밀하게 하거나 간략하게 할 수도 있다.
10. 일상으로 글을 쓰고자 할 때 소재를 그대로 쓰면 초점 없는 글이 된다. 주제를 먼저 잡고 주제에 맞게 일상을 재편집해야 초점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