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실전수필(11. 17, 목)
-주 관념과 보조관념의 이해
1. 주 관념과 보조관념
‘미적감동이란 이미지가 상상력을 촉발시킴으로써 상상력이 원형의 이미지로 밀고 갈 때 얻어지는 정신적인 효과와 감응을 말한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은 비유법(은유)에 대한 설명이며, 상상을 매개로 한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상호작용에서 아름다움이 창출된다는 것이다.
- 주 관념(Tenor, Subject)
주제를 이루는 관념으로 추상적, 관념적이다.
- 보조관념(Vehicle, Modifier)
주 관념을 구체적으로 형상화시킨다. 은유, 상징, 연상, 이미지의 조합을 통해 주 관념을 보조한다.
* 예: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낙엽이란 보조관념은 주 관념인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의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시킨다. 즉, 주권이 없는 국가의 쓸모없는 지폐를 거리에 뒹구는 낙엽에 비유하여 서글픔과 비애를 형상화한다.
2. 회원 글 합평
가. 눈뜨고 싶다(류미월)
종로반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새로운 수필로 시적 묘사가 두드러진 글이다. 횟집 수족관이란 소재 포착이 좋고 사유 전개도 함께 한다. 좁은 고시원에서 취업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축 처진 어깨를 수족관의 광어에 비유하여 우리의 삶과 연결시켰다. 좀 더 우수한 글이 되기 위해서는 팩트 확인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물고기가 동족의 살점을 물어뜯는 묘사는 순화가 필요하다. ‘광어가 수족관에서 뽀글대며 빙빙 도는 모습’을 ‘무덤처럼 엎드려 있는 광어’로 바꾸면 실존의 고뇌를 담은 글이 될 것이다.
나. 벌지 전투(제기영)
미·영 연합군이 노르망디에 상륙한 지 3개월 후 광기에 찬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인 벨기에 동북부 삼림지역인 아르덴 지역에서 ‘벌지 전투’의 배경과 전개, 그 추이를 묘사하였다. ‘벌지 전투’가 전후 독일 처리 문제에 대한 연합국 간의 이니셔티브에 미친 영향을 새로운 관점으로 부각하였다. 참고할만한 영화로는 역대 전쟁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벌지 대전투, 1965>, 에미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10부작 TV 시리즈물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 2001>등이 있다.

다. 사생(寫生)(김순자)
미술 비평 에세이로 종로반의 지평을 넓히는 전문성 있는 글이다. 일반 독자에겐 이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특정한 독자층을 겨냥하는 만큼 의미 있는 작업으로 평가할 만하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은 글의 논지를 전개함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 일례로 ‘창작성 사상’과 ‘소재성 사상’을 소개할 때 관련 있는 부분의 설명은 순서에 따라 가까이 모여야 한다. ‘수초(水草)에 모여드는 물고기 떼처럼’. 사생(寫生)과 마찬가지로 임모(臨摸)에도 한자를 넣어 주었으면.
라. 소녀상(박소언)
문장이 정확하고 논지도 보편적이다. 시의성이 있고 설득력 있는 우수한 칼럼. 소녀상 건립의 과다를 지적하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표현은 그 이유를 설명하는 문장 앞으로 가야 한다. (이 글에서는 아래 문단으로 이동). ‘회색 논리’는 부정적인 의미를 줄 우려가 있으므로 ‘중도 논리’로 바꾸는 편이 좋겠다. 단어를 강조할 때에는 따옴표 하나를 써야 한다. ‘오줌싸개 소년 상’. 또한 ‘한. 일’도 ‘한·일’처럼 중간점으로 처리하는 것이 깔끔하다. 언뜻 주제에서 벗어난 감이 있는 세월호 언급은 생략 요망.
마. 머위와 청설모(윤기정)
치매로 인한 삶의 위태로움을 섬세히 묘사하고 있다. 제목인 ‘머위와 청설모’는 치매에 대한 은유다. 보조관념을 통해 주 관념인 ‘치매’를 구체화한다. 어머니 치매와 본인의 치매 증상을 1:1 비율의 병치 구성을 하고 있음이 특이하다. 각각의 이야기가 기승전결의 흐름으로 연결되었다. 기억상실을 다룬 영화 <마음의 행로>의 삽입도 좋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선택한 단어인 ‘머위 청설모 머위 청설모···’를 반복하여 되뇌는 마지막 문단이 압권. ‘잊을만하면’은 ‘잊힐만하면’으로 수정 바람.
바. 빈 둥지(이문봉)
어머니를 여읜 후 우연히 집에 찾아온 암탉과의 교감을 서정성 있게 묘사하였다. 긴 분량인데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긴장감과 궁금증을 끝까지 유지시켰다. 신비주의로 빠지지 않고 ‘조상의 넋이 집 가까이 자리해 후손을 보호한다’는 어릴 적 어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통해 닭과 어머니를 간접적으로 연결시킨 점이 훌륭하다. 점층법과 역설법은 문학성을 더하고 대화체는 글의 향토적인 느낌을 살렸다. 친인의 상실과 그리움을 다룬 일상적 소재의 글이지만, 경건한 슬픔이란 보편적 주제로 승화한 보기 드문 역작이다. ‘summa cum laude(최우수상)' 수필!
3. 종로반 동정
대전에 거주하며 내년 2월에 <<한국산문>>으로 등단 예정인 박영진 님이 수업을 참관하였다. 앞으로 가능한 한 열심히 종로반 수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함. 국어교사 출신으로 교장을 퇴임한 이력이 수필 쓰기에 어떻게 발휘가 될지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