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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관념과 보조관념의 이해(종로반)    
글쓴이 : 제기영    16-11-21 20:46    조회 : 4,618

딥러닝실전수필(11. 17, 목)

-주 관념과 보조관념의 이해  

1. 주 관념과 보조관념

 

 ‘미적감동이란 이미지가 상상력을 촉발시킴으로써 상상력이 원형의 이미지로 밀고 갈 때 얻어지는 정신적인 효과와 감응을 말한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은 비유법(은유)에 대한 설명이며, 상상을 매개로 한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상호작용에서 아름다움이 창출된다는 것이다.


 - 주 관념(Tenor, Subject)

 주제를 이루는 관념으로 추상적, 관념적이다.

 - 보조관념(Vehicle, Modifier)

 주 관념을 구체적으로 형상화시킨다. 은유, 상징, 연상, 이미지의 조합을 통해 주 관념을 보조한다.

 

 * 예: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낙엽이란 보조관념은 주 관념인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의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시킨다. 즉, 주권이 없는 국가의 쓸모없는 지폐를 거리에 뒹구는 낙엽에 비유하여 서글픔과 비애를 형상화한다.  

 

2. 회원 글 합평

 

 가. 눈뜨고 싶다(류미월) 

 종로반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새로운 수필로 시적 묘사가 두드러진 글이다. 횟집 수족관이란 소재 포착이 좋고 사유 전개도 함께 한다. 좁은 고시원에서 취업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축 처진 어깨를 수족관의 광어에 비유하여 우리의 삶과 연결시켰다. 좀 더 우수한 글이 되기 위해서는 팩트 확인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물고기가 동족의 살점을 물어뜯는 묘사는 순화가 필요하다. ‘광어가 수족관에서 뽀글대며 빙빙 도는 모습’을 ‘무덤처럼 엎드려 있는 광어’로 바꾸면 실존의 고뇌를 담은 글이 될 것이다.

 

 나. 벌지 전투(제기영) 

 미·영 연합군이 노르망디에 상륙한 지 3개월 후 광기에 찬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인 벨기에 동북부 삼림지역인 아르덴 지역에서 ‘벌지 전투’의 배경과 전개, 그 추이를 묘사하였다. ‘벌지 전투’가 전후 독일 처리 문제에 대한 연합국 간의 이니셔티브에 미친 영향을 새로운 관점으로 부각하였다. 참고할만한 영화로는 역대 전쟁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벌지 대전투, 1965>, 에미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10부작 TV 시리즈물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 2001>등이 있다.  


 다. 사생(寫生)(김순자) 

 미술 비평 에세이로 종로반의 지평을 넓히는 전문성 있는 글이다. 일반 독자에겐 이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특정한 독자층을 겨냥하는 만큼 의미 있는 작업으로 평가할 만하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은 글의 논지를 전개함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 일례로 ‘창작성 사상’과 ‘소재성 사상’을 소개할 때 관련 있는 부분의 설명은 순서에 따라 가까이 모여야 한다. ‘수초(水草)에 모여드는 물고기 떼처럼’. 사생(寫生)과 마찬가지로 임모(臨摸)에도 한자를 넣어 주었으면.

   

 라. 소녀상(박소언) 

 문장이 정확하고 논지도 보편적이다. 시의성이 있고 설득력 있는 우수한 칼럼. 소녀상 건립의 과다를 지적하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표현은 그 이유를 설명하는 문장 앞으로 가야 한다. (이 글에서는 아래 문단으로 이동). ‘회색 논리’는 부정적인 의미를 줄 우려가 있으므로 ‘중도 논리’로 바꾸는 편이 좋겠다. 단어를 강조할 때에는 따옴표 하나를 써야 한다. ‘오줌싸개 소년 상’. 또한 ‘한. 일’도 ‘한·일’처럼 중간점으로 처리하는 것이 깔끔하다. 언뜻 주제에서 벗어난 감이 있는 세월호 언급은 생략 요망.

 

 마. 머위와 청설모(윤기정)  

 치매로 인한 삶의 위태로움을 섬세히 묘사하고 있다. 제목인 ‘머위와 청설모’는 치매에 대한 은유다. 보조관념을 통해 주 관념인 ‘치매’를 구체화한다. 어머니 치매와 본인의 치매 증상을 1:1 비율의 병치 구성을 하고 있음이 특이하다. 각각의 이야기가 기승전결의 흐름으로 연결되었다. 기억상실을 다룬 영화 <마음의 행로>의 삽입도 좋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선택한 단어인 ‘머위 청설모 머위 청설모···’를 반복하여 되뇌는 마지막 문단이 압권. ‘잊을만하면’은 ‘잊힐만하면’으로 수정 바람.

 

 바. 빈 둥지(이문봉)  

 어머니를 여읜 후 우연히 집에 찾아온 암탉과의 교감을 서정성 있게 묘사하였다. 긴 분량인데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긴장감과 궁금증을 끝까지 유지시켰다. 신비주의로 빠지지 않고 ‘조상의 넋이 집 가까이 자리해 후손을 보호한다’는 어릴 적 어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통해 닭과 어머니를 간접적으로 연결시킨 점이 훌륭하다. 점층법과 역설법은 문학성을 더하고 대화체는 글의 향토적인 느낌을 살렸다. 친인의 상실과 그리움을 다룬 일상적 소재의 글이지만, 경건한 슬픔이란 보편적 주제로 승화한 보기 드문 역작이다. ‘summa cum laude(최우수상)' 수필! 

 

3. 종로반 동정

  대전에 거주하며 내년 2월에 <<한국산문>>으로 등단 예정인 박영진 님이 수업을 참관하였다. 앞으로 가능한 한 열심히 종로반 수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함. 국어교사 출신으로 교장을 퇴임한 이력이 수필 쓰기에 어떻게 발휘가 될지 기대가 크다.

 


배경애   16-11-21 22:26
    
제샘 섬세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주관념과 보조관념의 상호작용에서 아름다운 글이 창출될것 같습니다만 실제 창작에서

적용하기란 쉽지가 않네요 ㅎ

 어쩌면 주제를 받히는 보조관념의 힘이 더욱 숭고한지 모르겠습니다.

작품의 전성시대~~  대작의 대결이 뜨거운 강의실 분위기를 실감합니다.

와중에 실력있는 선생님들의 출현까지...

이래저래 문우님들의 실력이 쑥쑥커지고, 그리고 깊어지네요.

지금은 분발해야 할시간~~~

11월 등단하신 선소녀샘의 축하여운이 오래도록 함께 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제기영   16-11-22 07:54
    
배총무님, 오랜 만이네요. 어디 먼데 다녀 오셨나요?
거리에서 발에 밟히는 낙엽은 생명이 다한 슬픔과 비애의 상징입니다.  폴란드 망명정부는 히틀러의 폴란드 침공으로 영국으로 피신한 임시정부지요. 이런 주권없는 정부가 발행한 지폐의 비애를 낙엽이란 보조 관념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봐야지요.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이라고 해야 할까요?
윤기정   16-11-21 22:52
    
제박사  멋져요.  이전 후기 작성한 분들 포함하여  후기도 작품이란 생각에 변함이 없네요.  다양한  소재의 글 세상을  보여주는 문우님들 덕에 행복합니다.
     
제기영   16-11-22 08:02
    
저도 치매예방 단어를 준비해야겠습니다. 서정주 시인은 기억력 침체를 막기위해 아침마다 세계의 산 1628개 이름을 왼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뇌 활동을 꾸준히 하면 분명 기억력 회복에 도움이 되겠지요.
신현순   16-11-22 09:04
    
지난 시간은' 슘마 쿰 라우데' 수필을 공부하는 시간이었군요.
요즘 종로반이 좋은 글이 마구 쏟아지고 있네요.
주 관념과 보조 관념. 요즘 우리 종로반 수업 풍경과 닮았네요.
보조 선생님 제샘의 역활이 주 관념의 수업을 더 빛나게 하니까요.
'미적 감동'. 예술이 긍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라 해야 겠죠.
참 어렵네요잉? ㅎㅎ

후기를 대신해서 수업을 제대로 받게 되었네요.
제샘 덕분입니다.
감사하고, 많이 수고 하셨습니다~~~
     
제기영   16-11-22 15:57
    
신반장님,  제가 보조 선생님 이라뇨? 가당찮은 이야기입니다. 
지난 주 합평수필 6편 중 제것을 제외한  5편은 정말 훌륭했지요.  선생님들 글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다양성과 자유로운 합평이 우리 종로반을 더 빛나게 할 겁니다.
박소언   16-11-22 10:22
    
후기를 보노라면 제샘의 치밀하고 섬세한 사고 구조가  느껴지네요.
작품 구성의 치밀함과 역사성을 가미한  상상력이 돋보이는데 그것이 강의 후기에 그데로 보이거든요.
매주 수고많고 제샘의 수고가 우리 종로반의 수준을 한껏 높이는 보조수단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겠죠?
     
제기영   16-11-22 16:02
    
박선생님, 과찬이십니다. 박선생님의 연륜에서 우러나는 칼럼성 수필로 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댓글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해영   16-11-26 01:38
    
스승이 유명해지는 것은 훌륭한 제자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주 관념과 보조관념의 관계에 대한 비유로 적당한지 모르겠네요.
그림을 감상하듯 빈 둥지의 글에서 마음으로 그리는 그림을 보았다고나 할까요?  사고의  끝이 어디일까? 
감정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