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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학기 제 8강;발터 벤야민 작가의『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강독(용산반)    
글쓴이 : 신재우    26-05-02 11:26    조회 : 162
1.<7;너무 늦게 도착함>읽기.
  가.최고의 고급 학교(빌헬름 김나지움)에서 지각을 하면서 공동체로부터의 소외와
     낙원에서 추방을 경험한다.
  나.벤야민은 이 경험을 통해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단 한 번의 실수(지각)
    가 개인의 존재를 얼마나 쉽게 지워버릴 수 있는지 체험한다.
2.<11.성에 눈뜨다>읽기.
  가.교회에 제때 도착하지 못하는 '너무 늦었다'는 인식은 그를 일상의 규범에서 
     해방시킨다. 이미 늦어버렸다는 체념이 도덕적 구속력을 약하시키고 그를 
     거리의 유혹 앞에 노출시킨 것이다.
  나.교회에 가야 한다는 '사회적 의무'와 될 대로 되라는 '불성실한 태도'라는
     "마음속의 두 물결'이 갈등하다가, 벤야민은 '강한 쾌감'을 거리에서 만난다.
  다. 유년의 '안전한 교회'를 넘어 성인의 '위험한 거리'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라. 벤야민은 창녀를 통해 '사회적 금기'를 목격함과 동시에,그 금기를 깨뜨릴 때
      발생하는 '자유와 쾌감'을 신체적으로 체험한다.
  마.창녀를 단순히 매춘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비밀을 간직한 기호이자
     억압된 욕망을 해방하는 매개체로 인식한다.
3.<12;부고>읽기.
  가.사촌의 부고를 통해, 우리의 기억이 미래의 어느 날 우리를 놀라게 하기 위해
     현재의 사소한 풍경들을 얼마나 치밀하게 감추고 보관하는 지를 역설한다.
  나.데자뷔는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일어날 어떤 사건이나 
     존재가 현재 우리에게 미리 던져놓은 신호일 수 있다.
4.<13; 마그데부르크 광장의 실내시장>읽기.
  가.이 텍스트는 '도시의 일상을 낯설게 하기' 의 정수를 보여준다.
  나.장보기는 단순한 가사 노동이 아니라, 심해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신비로운
     사제들을 대면하고 돌아오는 무의식의 탐험이다.
  다.인간의 피로를 물속의 이미지로 치환하여, 근대 도시인이 겪는 감각적 
     과부하와 소외를 독창적 이미지로 재현했다.

차미영   26-05-02 16:00
    
벤야민은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에 실린 「부고」에서 데쟈뷰를 이야기합니다. 데쟈뷰란 현재의 어떤 순간이 마치 과거에 이미 겪었던 일처럼 느껴지는 기시감입니다. 벤야민에게 그 감각은 분명한 의미보다 먼저 소리의 형태로 다가옵니다. ‘어떤 단어, 속삭임, 혹은 노크 소리’가 과거의 한 장면을 갑자기 불러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사촌의 부고 장면은 데자뷔와 닮아 있으면서도 방향이 다릅니다. 다섯 살의 벤야민은 아버지께 먼 사촌의 죽음을 전해 듣지만, 그 말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에게 남은 것은 부고의 내용보다 아버지의 음성, 길게 이어진 설명, 방 안의 분위기, 그리고 말로 다 전해지지 않은 무엇인가의 감각입니다. 훗날 벤야민은 그 사촌의 죽음이 매독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제야 어린 시절의 그 밤을 다르게 이해합니다. 아버지는 단지 죽음을 알린 것이 아니라, 어떤 진실을 숨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부고」에서 중요한 것은 매독이라는 사인 자체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린 벤야민이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한 채 감각으로 받아들였던 침묵과 분위기가 훗날 하나의 의미를 얻게 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기억은 처음부터 말과 의미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소리와 공간과 분위기로 남아 있다가, 나중에야 비로소 해석됩니다. 이처럼 벤야민에게 기억과 사유는 추상적 개념보다 감각적 이미지로 먼저 다가옵니다. 사유는 개념의 설명에서 출발하기보다, 하나의 장면, 소리, 분위기 속에서 발생합니다. 바로 이 점이 벤야민의 ‘사유이미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