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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명작읽기반)    
글쓴이 : 전효택    22-12-06 16:07    조회 : 3,456

유성호 교수님의 마지막 강의- 유 교수는 총 6회에 걸쳐 여섯 편 명작을 강의함.

니코스 카잔차키스(1883-1957)의 그리스인 조르바(1942)는 작가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작품. 자유인 조르바가 펼쳐가는 영혼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 조르바는 카잔차키스가 자기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꼽는 실존 인물이다. 조르바 이외에도 작가 영혼에 골을 남긴 사람들은 그리스 민족시인 호메로스, 작가 생존 때의 현존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 저서로 만난 니체 및 붓다(불교적 세계관)가 있다.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가치 메토이소노’(성화 聖化, 거룩하게 되기’)를 이해하여야 한다. 이것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 너머에 존재하는 변화이다. 예를 들면 포도에서 포도즙- 포도주- 사랑으로 변화하는 성체(聖體)이다. 

작가는 1883년 크레타섬에서 출생하였고 크레타인으로 불리기를 선호했으나 태어날 당시 터키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그는 3단계 투쟁과 각성으로서 1) 터키로부터 해방 쟁취, 2) 무지나 악의 공포와 같은 모든 형이상학적 내부의 추상으로부터의 해방, 3) 우리 사이라고 일컬어지는 것, 또는 우리가 섬기는 것 중에 우상이 되어 버린 것으로부터의 해방이 있다. 그는 1951년과 1956년 두 번에 걸쳐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되었다. 그는 러시아의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에 비교될 만큼 오랜 영혼의 편력과 투쟁의 작가였다. 

소설의 줄가리: 젊은 지식인 화자 가 크레타섬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다가 60대의 자유인 조르바를 만남에서 시작된다. 친구에게 책벌레라는 조롱을 받은 후 새로운 생활을 해 보기로 결심하여 크레타섬의 갈탄 폐광을 빌린 에게 조르바는 동반자가 되어 함께하는 시간이 펼쳐진다. ‘는 갈탄 광산업을 시작하며 처음 만난 조르바에게 광부들의 감독 자리를 맡긴다. ‘는 조르바와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과거를 듣게 된다. 그의 이야기들이 의 기준에는 파격적으로 다가온다. ‘는 조르바를 순수 그 자체의 인간이라고 느끼게 된다. 규범이나 도덕과는 거리가 멀고, 그냥 보고 느끼고 생각나는 대로 행동하는 그런 인물이 조르바이다. 그는 시내에 중요한 일을 보러 갔다가도 거기서 어린 여성을 만나 호텔에서 사랑을 나누는가 하면 이런 자신의 행동을 당당하게 사장인 에게 언제까지 이렇게 사랑을 나누어도 되느냐?”라고 뻔뻔스럽게 묻는 사람이다. 어느 날은 갈탄 광산업 효율을 높이려고 케이블을 설치하고 완공식을 하게 되는데, 하필이면 그 시설이 무너지고 사업은 어이없이 망한다. 그런데 역시 이런 상황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나 역시도 어느덧 조르바의 생활방식에 물들어 버린 것이다. 어쩌면 갈탄 광산업이 에게는 억압적인 족쇄와도 같았다. 그래서 차라리 사업이 망해버려 자유로워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작가는 소설 속 주인공 조르바의 행적을 통해 인간 삶의 본질과 진정성에 대한 성찰, 그리고 진정한 인생의 행복은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완벽한 자유를 구가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것인가에 대한 삶의 근원적 질문을 풀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유를 추구하는 존재이다. 작가는 삶을 거칠고 쉴 곳 없는 자유의 오름길로 규정한다. 

작가의 고향이자 무덤이 있는 크레타섬에는 그가 생전에 마련한 묘비명이 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조르바의 여성관: 자신이 여성에게 나약한 존재임을 감추기 위해 여성을 악마 또는 가장 알 수 없는 존재 등으로 폄하하나 그 저변에는 여성을 가장 사랑한 사람이었다. 과부를 성적 대상으로만 묘사하지만, 자살에 몰리게 된 여인을 보호하였다. 자신과 약혼을 한 오르탕스 부인이 죽자 가장 슬퍼한 이도 조르바였다. 

영화 <그리스인(희랍인) 조르바>에서는 영국에서 건너온 그리스와 영국인 혼혈 작가인 버질 (소설에서는 화자인 ’)과 조르바가 주인공이다. 1964년 개봉되었고 141분 상영이며 대사는 영어이다. 이 영화의 압권은 종반부에서 소설 속 문장 둘이서 벌인 사업이 거덜 나자 해변에 마주 앉아 있다가 조르바는 벌떡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한다와 같이 영화에서도 주인공 앤서니 퀸이 버질(앨런 베이츠 분)열정적으로 해변에서 춤추는 장면이다. 

국내에서 출간된 이 소설의 대표적인 번역서는 두 가지이다.

1) 이윤기 옮김(영어 번역판 중역), 열린책들, 2000, 480.

2) 유재원 옮김(그리스 원어판 직역), 문학과지성사, 2018, 587. 

유 교수님이 배포해준 문학과지성사(유재원 역)의 문장들 일부이다. 

우리는 정작 행복한 순간에는 그게 행복이라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오직 그 행복이 끝나 먼 과거로 흘러간 다음에야 비로소 갑작스럽게, 그리고 때로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순간 우리가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새삼 깨닫는다. 

아무런 야심도 없으면서 마치 모든 야망을 다 가진 듯이 노예처럼 열심히 일하는 것,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살지만 그들을 사랑하면서도 그들에게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 크리스마스를 핑계 삼아 실컷 먹고 마음껏 마시고 나서는 홀로 모든 유혹을 물리치는 것, 머리 위에는 별이 빛나고, 왼쪽으로는 땅, 오른쪽으로는 바다가 있는 것, 그리고 마음속 깊숙이에서 인생은 끝났고, 삶의 마지막 성공은 전설이 되는 것임을 갑자기 깨닫는 것,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다.

조르바와 함께 일을 하노라면, 노동은 술이 되고 노래가 되고 사랑이 됐다.

조르바가 춤을 추는 것을 보면서 내 생애 처음으로 중력과 물질, 그리고 원시인들의 저주를 이겨내는, 인간의 경탄할만한 반항을 느꼈다.

 

2023년도 명작읽기 교재와 저자

(강사: 소설가 고경숙 선생님). 

15<남자의 자리> 아니 에르노

22<나기빈 단편집-메아리, 백발 급구> 유리 나기빈

32<두 여자 사랑하기> 빌헬름 게나찌노

46<파시> 박경리

54<조이 럭 클럽> 에이미 탄

61<추락> 존 쿳시

76<() 히가시야마 아키라

83<프랑스적인 삶> 장 폴 뒤부아

97<모순> 양귀자

105<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곰이 산을 넘어오다> 엘리스 먼로

112<인생> 위화

127<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2> 이민진 또는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정진희   22-12-06 23:37
    
전효택교수님~ 충실한 수업후기에 감사드립니다.
유성호 교수님과의 6개월 과정을 마쳤네요.
오늘도 변함없이 고급지고 유연하면서 짙고 깊은 문학적 언어로 수업을 해주신
유성호교수님과 마지막 수업을 했습니다.
점심을 마치고 커피타임에 6개월 동안의 각자의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특히 심희경 선생님이 받아적은 유성호교수님의 어록이 화제였지요.
자유란 제약으로 부터의 저항이다.
인품과 인격은 조화와 균형이다.
깨달음은 무너짐을 전제로 한다.
언어란 말하지 않은 것을 읽는 것.
사필귀정이 아니라 사필귀화가 되어야 한다.
모든 것은 정의로 귀결되나 정의란 편협한 것이다. 등등
책을 완독한 것에 만족하는 분, 교수님의 쪽집게 해석에 눈이 열린분,
교수님의 잡담조차 어록이었다는 분, 함께 모인 시간도 감동이었다는 분, 등등
한 달에 한번의 만남이었지만 문학을 바탕으로 인간과 삶을 이해하고
터득해가는 시간이었기에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았나 싶네요.

전효택 교수님께서 내년도 수업 진행을 친절히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고경숙선생님과 함께 할 내년이 지금부터 기다려집니다.
명작반과 함께 문학의 근육을 키워가시길요~^^
주기영   22-12-07 00:39
    
여름에서 겨울까지, 애써준 정진희 반장님과 박지니 총무님께 감사드립니다.
고급진 후기로 발길이 머물게 해주시는 전효택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특히
70년만에 한국 최초 그리스어 원전 번역으로 나온 유재원 번역의 책을 읽을 기회가 있어서
더 감사했습니다.
유성호교수님께서 수업 중에 인용한 아이작 뉴턴의 말이 인상 깊었지요.
고전물리학의 아버지인 그가
'더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 위에 무등타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는.
교수님께서 골라주신 책을 통해 미성숙한 우리가 조금은 다른 세계를 맛보았습니다.
덕분입니다!
아쉽지만 6개월의 여정을 마무리 합니다.

새해엔 또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군요. 책읽기는 평생숙제 같아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노란바다 출~렁
김시현   22-12-07 11:44
    
6개월동안 수고해 주신 덕분에 무등을 타고 잘 보낸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유성호 교수님 어록도 최고였지만, 전효택 교수님 어록도 최고입니다.


  <조르바와 함께 일을 하노라면, 노동은 술이 되고 노래가 되고 사랑이 됐다.>
김시현   22-12-07 11:57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유재원


집요하게 반복하고 비난하는 것은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모두 악마이다.

자유는 결국 어떤 제약으로부터 저항이다.
애초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부자유 상태에서 싸워서이다.
고립이 많다.
방에 처박혀 있는 사람들은 고립이다.

부자유에 대한 맞장은 떠나야 자유롭다.


조르바는

너머에 존재하는 변화다
순수 그 자체의 인간이라고 느낀다
생각나는대로 행동하는 인간이다

망했을 때 망했기 때문에 something이 된다.

기억에 남는 마초적인 문장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는 여자를 혼자 두게
하는 거다. 감동적이었다.

두 여자를 설정해 둔 것도 마초적인 것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것을 설정해 두었다.
마지막에 죽어가는 여자를 위해 간호해 주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사람이다.

동네 사람들은 여관 마담이 죽자 모두 탈취해 간다.
조르바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앵무새 하나만 들고 조르바는 떠난다.
인생이 그렇다.

책은 지혜의 보고이다.
Window이다
어디에 배치하는 거에 따라 다르다.
틀을 통해 보인다.
거인의 무등에 올라탄 난장이 대체용어가 없다.

무등에 올라탄 난장이는 더 멀리 볼  수 있다/책이다.
저자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
저자가 움직이는대로 본다. 그래서 잘 골라야 한다.
올라타고 보니 키가 작으면 둘다 쓰러진다.
나보다 작으면 읽으면 안된다.

거인을 타야 거인보다는 멀리 볼 수 있다.
거인의 무등을 타야 한다.

배려와 고집을 잘 조합하여 인격을 만든 것이다.
균형과 조형을 구축할 줄 알아야 한다.

타자에 의해 주는 것이다.
인격이 좋은 사람은 성자이거나 사기꾼이다.
인격이 목표라는 것도 미신이다.

후진국에 대해서 매력이 있다.
선진국을 비하하기도 한다.
벽은 정치적 경제적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

인품은 제가 자신이 없는데 조화가 균형이다.
자기밖에 모른다.
우리는 모두 남에게 잘 보이기 원한다.
나보다 큰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고 나보다 못한 사람은 무시하는 사람이다.

조르바도 나하고 다분하게 다르지만,훌륭하지만,
나도 그와 같은 사람이다.

자유를 억압하는 거대한 힘에 대한 표현이다.



교수님 강의를 들으면서 핸드폰에 친 내용입니다.
김시현   22-12-07 12:16
    
사필귀정

사필귀화가 되면
 다른 공동체가 되면
다른 상황으로 가게 된다.

상호 배려가 있어야 가능하다.

모든 정의는 편협하다.
문영일   22-12-08 11:55
    
역시 전효택 교수님! 이렇게 충실하게 후기를 써 주시다니..
금년에 제가 한 선택 중 가장 잘한 거는 이 반에 등록한겁니다.

지난 1년, 문우 여러분들 고마웠습니다
특히. 정진희반장. 지니총무님. 전효택 선생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