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성호 교수님의 마지막 강의- 유 교수는 총 6회에 걸쳐 여섯 편 명작을 강의함.
☐ 니코스 카잔차키스(1883-1957)의 『그리스인 조르바』(1942)는 작가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작품. 자유인 조르바가 펼쳐가는 영혼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 조르바는 카잔차키스가 자기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꼽는 실존 인물이다. 조르바 이외에도 작가 영혼에 골을 남긴 사람들은 그리스 민족시인 호메로스, 작가 생존 때의 현존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 저서로 만난 니체 및 붓다(불교적 세계관)가 있다.
☐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가치 ‘메토이소노’(성화 聖化, 즉 ‘거룩하게 되기’)를 이해하여야 한다. 이것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 너머에 존재하는 변화이다. 예를 들면 포도에서 포도즙- 포도주- 사랑으로 변화하는 성체(聖體)이다.
☐ 작가는 1883년 크레타섬에서 출생하였고 크레타인으로 불리기를 선호했으나 태어날 당시 터키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그는 3단계 투쟁과 각성으로서 1) 터키로부터 해방 쟁취, 2) 무지나 악의 공포와 같은 모든 형이상학적 내부의 추상으로부터의 해방, 3) 우리 사이라고 일컬어지는 것, 또는 우리가 섬기는 것 중에 우상이 되어 버린 것으로부터의 해방이 있다. 그는 1951년과 1956년 두 번에 걸쳐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되었다. 그는 러시아의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에 비교될 만큼 오랜 영혼의 편력과 투쟁의 작가였다.
☐ 소설의 줄가리: 젊은 지식인 화자 ‘나’가 크레타섬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다가 60대의 자유인 조르바를 만남에서 시작된다. 친구에게 ‘책벌레’라는 조롱을 받은 후 새로운 생활을 해 보기로 결심하여 크레타섬의 갈탄 폐광을 빌린 ‘나’에게 조르바는 동반자가 되어 함께하는 시간이 펼쳐진다. ‘나’는 갈탄 광산업을 시작하며 처음 만난 조르바에게 광부들의 감독 자리를 맡긴다. ‘나’는 조르바와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과거를 듣게 된다. 그의 이야기들이 ‘나’의 기준에는 파격적으로 다가온다. ‘나’는 조르바를 ‘순수 그 자체의 인간’이라고 느끼게 된다. 규범이나 도덕과는 거리가 멀고, 그냥 보고 느끼고 생각나는 대로 행동하는 그런 인물이 조르바이다. 그는 시내에 중요한 일을 보러 갔다가도 거기서 어린 여성을 만나 호텔에서 사랑을 나누는가 하면 이런 자신의 행동을 당당하게 사장인 ‘나’에게 “언제까지 이렇게 사랑을 나누어도 되느냐?”라고 뻔뻔스럽게 묻는 사람이다. 어느 날은 갈탄 광산업 효율을 높이려고 케이블을 설치하고 완공식을 하게 되는데, 하필이면 그 시설이 무너지고 사업은 어이없이 망한다. 그런데 ‘나’ 역시 이런 상황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나 역시도 어느덧 조르바의 생활방식에 물들어 버린 것이다. 어쩌면 갈탄 광산업이 ‘나’에게는 억압적인 족쇄와도 같았다. 그래서 차라리 사업이 망해버려 자유로워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작가는 소설 속 주인공 조르바의 행적을 통해 인간 삶의 본질과 진정성에 대한 성찰, 그리고 진정한 인생의 행복은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완벽한 자유를 구가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것인가에 대한 삶의 근원적 질문을 풀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유를 추구하는 존재이다. 작가는 삶을 ‘거칠고 쉴 곳 없는 자유의 오름길’로 규정한다.
☐ 작가의 고향이자 무덤이 있는 크레타섬에는 그가 생전에 마련한 묘비명이 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조르바의 여성관: 자신이 여성에게 나약한 존재임을 감추기 위해 여성을 악마 또는 가장 알 수 없는 존재 등으로 폄하하나 그 저변에는 여성을 가장 사랑한 사람이었다. 과부를 성적 대상으로만 묘사하지만, 자살에 몰리게 된 여인을 보호하였다. 자신과 약혼을 한 오르탕스 부인이 죽자 가장 슬퍼한 이도 조르바였다.
☐ 영화 <그리스인(희랍인) 조르바>에서는 영국에서 건너온 그리스와 영국인 혼혈 작가인 버질 (소설에서는 화자인 ‘나’)과 조르바가 주인공이다. 1964년 개봉되었고 141분 상영이며 대사는 영어이다. 이 영화의 압권은 종반부에서 소설 속 문장 ‘둘이서 벌인 사업이 거덜 나자 해변에 마주 앉아 있다가 조르바는 벌떡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한다’와 같이 영화에서도 주인공 앤서니 퀸이 버질(앨런 베이츠 분)과 열정적으로 해변에서 춤추는 장면이다.
☐ 국내에서 출간된 이 소설의 대표적인 번역서는 두 가지이다.
1) 이윤기 옮김(영어 번역판 중역), 열린책들, 2000, 480쪽.
2) 유재원 옮김(그리스 원어판 직역), 문학과지성사, 2018, 587쪽.
☐ 유 교수님이 배포해준 문학과지성사(유재원 역)의 문장들 일부이다.
우리는 정작 행복한 순간에는 그게 행복이라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오직 그 행복이 끝나 먼 과거로 흘러간 다음에야 비로소 갑작스럽게, 그리고 때로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순간 우리가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새삼 깨닫는다.
아무런 야심도 없으면서 마치 모든 야망을 다 가진 듯이 노예처럼 열심히 일하는 것,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살지만 그들을 사랑하면서도 그들에게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 크리스마스를 핑계 삼아 실컷 먹고 마음껏 마시고 나서는 홀로 모든 유혹을 물리치는 것, 머리 위에는 별이 빛나고, 왼쪽으로는 땅, 오른쪽으로는 바다가 있는 것, 그리고 마음속 깊숙이에서 인생은 끝났고, 삶의 마지막 성공은 전설이 되는 것임을 갑자기 깨닫는 것,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다.
조르바와 함께 일을 하노라면, 노동은 술이 되고 노래가 되고 사랑이 됐다.
조르바가 춤을 추는 것을 보면서 내 생애 처음으로 중력과 물질, 그리고 원시인들의 저주를 이겨내는, 인간의 경탄할만한 반항을 느꼈다.
☐ 2023년도 명작읽기 교재와 저자
(강사: 소설가 고경숙 선생님).
1월 5일 <남자의 자리> 아니 에르노
2월 2일 <나기빈 단편집-메아리, 백발 급구> 유리 나기빈
3월 2일 <두 여자 사랑하기> 빌헬름 게나찌노
4월 6일 <파시> 박경리
5월 4일 <조이 럭 클럽> 에이미 탄
6월 1일 <추락> 존 쿳시
7월 6일 <류(流) 히가시야마 아키라
8월 3일 <프랑스적인 삶> 장 폴 뒤부아
9월 7일 <모순> 양귀자
10월 5일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곰이 산을 넘어오다> 엘리스 먼로
11월 2일 <인생> 위화
12월 7일 <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2> 이민진 또는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