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낯설게 하기 1’ (종로반, 12. 1, 목)    
글쓴이 : 이용만    22-12-04 13:43    조회 : 4,188


문화인문학실전수필

‘낯설게 하기 1’ (종로반, 12. 1, 목)

1. 강의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는 일상의 사실을 새로운 관점과 문학적 해석을 통해서 미학적으로 감동을 전하는 일이다. 기억은 휘발되거나 기억하고픈 것만 기억하므로 불안정하다.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 옮긴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언어 자체의 한계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문학의 본질은 구체적인 꼴로 형상화, 주제를 담는 의미화 및 낯설게 하기=이화(異化)이다. 쉬클로프스키, 브레히트, 르네 마그리트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니체와 장자도 철학자이기 전에 수필가다. 파우스트는 소설 아닌 극시이다. 과거 기억을 호출하는 가운데에 상상력을 동원한다. 김광규 시인의 詩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는 중남미의 Los tres diamantes라는 그룹의 Luna llena, 만월(The Full Moon)을 번안한 곡이었는데 시의 제목으로 붙임. 시인 자신이 직접 경험한 혁명과 18년이 지난 후 ‘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 읊은 시이다. 태풍의 눈은 잠잠해 거리를 떨어져 보아야 태풍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김창식은 쥐의 입장에서 차라투스트라를 유머러스하게 패러디하며 실존의 문제를 다루었다(『한국산문』 〈쥐는 이렇게 말하였다〉 2013.11). ‘부모 없이 고아로 태어났다’? ‘문 닫고 나가’? 같은 언어의 모순에서도 관찰 비교 상상 사유의 사례를 보여준다.

가. 쉬클로프스키(1893~1984)는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를 처음 제시한 러시아 비평가다. 한마디로 익숙함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익숙함은 고정관념이 되어 새로움에 반응하기 어려운 허점을 가진다. 그에게 이미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낯설게 할 수 있으며 대상의 ‘인지’가 아니라 대상에 대한 ‘시야’를 창조하는 일이다. 형식주의 문학 비평 이론으로서 ‘낯설게 하기’는 언어의 일상적 습관에서 벗어나 지각 작용을 지연시키고 지각의 자동화를 제거하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지연시킴으로서 감동과 효과가 있다는 이론이다. 반론도 있다. 새롭게 하기 방법으로 은유와 상징(예: 이란 축구팀의 국가 제창 거부) 전경화(foregrounding) 빙산의 일각 기법 이외에도 의인화 의성어 의태어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나.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 : 『서푼짜리 오페라』 『한 밤의 북소리』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이 대표작. 소설에서 카프카를 꼽는다면 극작에서 브레히트가 비견될 정도다. 좌파 성향의 극작가로 독일 사회주의를 택했던 그의 예술의 목적은 카타르시스(정화)에 있지 않았다. 소외 효과 또는 소격효과(Alienation, Verfremdungseffekt)라고도 하는 인간소외 현상의 소외. 이런 입장을 따르면 감정이입을 의도하는 게 아니다. 현실의 모순을 드러내서 관객에게 껄끄러운 불편함이 남게 하며 비판하게 한다. 그의 詩 〈살아남은 자의 슬픔(Ich, der überlebende)〉처럼.

나, 살아남은 자

물론 나도 알아, 그게 행운이었다는 것을.

내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말이야

지난밤 꿈에 친구들이 내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지

“독한 놈이 살아남는 거야” 그때 난 내가 미워졌어

다. 르네 마그리트에 대하여는 다음 시간에 강의 계속

2. 합평

<키오스크> 이용만

시사적 이슈, 지금 이곳의 문제를 다뤘다. 첫 문장과 결미는 정확할 것. 냉장고가 독백하는 형식의 글도 참고하자. 콩트처럼 가벼운 느낌이다. 그림자 노동에 관한 깊은 주제로 고민하라.

<디지털 프롬나드> 최준석

전시회 제목이면서 덕수궁 돌담 산책길도 되는 중의적인 멋진 제목이다. 김창열의 물방울을 머금은 서정 수필. 행위의 주체를 명확히 하자. 물방울로 물화한 나로 바꿔보면 어떨지.

<나는 춤을 춥니다> 봉혜선

글을 반으로 줄인다. 길고 난해한 글을 투척하고 있지 않은지 유의. 친구, 가족 이야기 빼고 주제에 집중. 글의 포인트는 점과 점의 징검다리로 충분. 정보와 군더더기 설명을 구분하라.

3. 동정

- 김연빈 회원의 '손기정 평전' 기사에 애국심과 사명감을 느끼다.

- 신규 회원 권영하 교수의 공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기대한다.





윤기정   22-12-08 02:42
    
'글쓰기 기법' 익히기 공부는 끝이 없고 어렵네요.  글쓰기 이론에 치우치다 보면 나만의 고유한 문체, 독자적인 글쓰기에 오히려 失이 될 수도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말을 위로 삼아야 할까 봅니다. 기본이야 중요하겠지만 요. 여독도 덜 풀리셨을 텐 데 쌈박한 후기 반갑습니다.
     
이용만   22-12-09 14:04
    
그러게요 회장님. 지식의 득과 실. 독인지 약인지. . .
양평 파크 골프장에서 걷는 게 최고일 것 같습니다. ㅎ
이용만   22-12-09 13:17
    
이용만 선생님의 강의 요약 깔끔하고 빈틈 없습니다. 교수님의 강의 내용이 이거였구나 하고, 복습하는 의미에서 Victor Shklovsky 의 article  "Art as Technique"를 읽어 보았습니다. 매우 좋은 글이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Art is thinking in images."
담주에 이어지는 교수님의 강의 Rene Magritte가 기대됩니다.
     
이용만   22-12-09 13:58
    
역시 최준석 작가님의 연구열은 갑(甲)입니다. 수준 높은 정보를 보태시는군요. 감사합니다~^^
봉혜선   22-12-14 09:02
    
낯선 세상, 나는 춤을 춥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