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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과 글의 설계 (종로반, 11. 17, 목)    
글쓴이 : 이용만    22-11-18 22:47    조회 : 4,109

문화인문학실전수필

그림과 글의 설계 (종로반, 11. 17, 목)

1. 강의

가. 그림 그리기 (대상 관찰 → 사색 → 새로운 인식 → 종합과 해체 → 실험 정신 → 주제 의식과 창조) 는 글쓰기와도 같다. 추사 김정희가 죽기 전에 한 발 더 내 딛은 것이 추사체. One of them이기보다는 수필 계의 The one and only가 되자 (The one & only son = 독생자 예수). 늘 실험 정신은 갖되 변칙은 원칙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도 기억하자. 글 쓰는 일은 혼자서 하는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  설계도를 머릿속에 그려 놓고 쓰자. 

나. 글의 설계

- 〈꽃〉에 대해 쓰려 하기보다는 〈봉선화〉 〈울 밑에 선 봉선화〉처럼 범위를 좁게 잡고 글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라. 주제를 축약하는 게 제목이고 제목은 문패다. 10여개의 작은 문단과 주제간 연관 여부를  끊임없이 점검하자. 그 속에 감동을 담는 일이다.

- 문단은 작은 주제이므로 내용 인물 시점이 바뀌면 반드시 문단을 바꾼다. 생략해도 좋을 1 인칭과 우리라는 말도 줄임. 문장은 짧고 간결해야 (작가의 의도가 분명히 전달되어) 내용도 좋은 법입니다(김동리). 정리된 비주얼이 좋아야 한다( 줄 간격 160, 폰트 11). 비유 인용 묘사를 통해 주제를 형상화하라.  

다. 웃픈 아이러니와 인용

 - 웃픈 아이러니를 글에 녹여보라. 예를 들면, 어머니의 뒷 모습은 본 적이 없다(항상 나와 계시고 끝까지 보고 계셔서). 자네 보려면 장례식장에서 나 보겠구먼. 안해영 반장 작품이 공모전에 떨어져 다행이었다 (보다 큰 응모를 기대하며). 대충 써 놓아도 AI가 바르게 고쳐 놓는다(혼란스러운 글이어서). 서울역 광장, 귀성 열차티켓을 사려는 인파를 앉히려고 장대를 휘두르던 옛 추억이 떠오른다(윤기정) 같은. 

- 시대의 아이콘(그레타 가르보, 마를렌 디트리히, 베티 데이비스, 잉그리드 버그만 등)과 관련된 적절한 인용은 즉각적인 교감을 불러 일으킨다. 예를 들면,  2차 대전 때 마를렌 디트리히가 부른 노래 〈릴리 마를렌〉은  양 진영의 군인들에게 사랑 받아 하루 한 번 암묵적인 휴전이 가능했다. 

2. 합평

<현대적 심미 정취> 김순자

  간결한 화론(畵論)이 김 화백의 졸박한 예술의 경지를 가늠하게 한다. 전통 회화의 개혁과 현대적 심미 추구는 글쓰기와 같다. 전문 용어라도 통용되는 쉬운 말로 바꿔보기를 추천

 <손나팔 두 개> 최준석

  짧고 부담없는 글. 손나팔 관련한 수필과 시의 연결이 매끄럽다. 시를 머금은 수필로 정경이 그려짐. 1970년대 시대를 명시. 굳이 야당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정치색은 지양함. 

<숲 속의 묘지 공원> 이용만

  무성 영화 시대 배우 그레타 가르보. 적절한 인용이 글의 맛을 더한다. 제목 검토.《나의 장례식》 특집 기획 의도와 부합하는지 살필 것. 《그 곳을 담아 오다》에 제출을 추천

<주머니 선물> 봉혜선

 주변을 아우르는 독특한 소재다. 창의적 주제를 위해 '아들의 취업' 문단은 축소. 전해 주는 자와 매개자, 두 개와 세 개, 주머니와 장 바구니 등 혼동 요소는 과감히 배제. 

<반값 할인증> 안해영

 2020년 철도청 공모에 준비했던 가슴 시린 섬 소녀의 서울상경기. 아버지와의 일화와 ‘반표’에 대한 현대적 의미 부여로 주제를 보완함. 온라인 결재/결제 사용 유의함.


<불인지심의 은인> 장동익

 은인을 회상하며 나를 돌아보는 문장이 정확하다. 깊은 울림이 있으나, 글이 길고 임팩트가 적어 기도문 처럼 읽힌다. 글 앞 부분에 주인공 선배를 빨리 등장시켜야 명료함. 

3. 동정

 - 김순자 화백 전시회(11/16~22 보아 갤러리) 방문 감상

 - 김연빈 회원 ‘손기정 평전’(11/22 10:30~12:00 고려대, 아세아 문제 연구원) 주관

 - 11/24 수업후 윤기정, 정성록 작가 수상 축하 및 신규 회원 환영 회식



윤기정   22-11-19 09:54
    
이용만 작가님. 고생하셨습니다. 제 수상 소식은 이상합니다. 아직 수상한 것도 아닌데---.  후기 작성해서 올렸다는 알림도 고맙습니다. 다만 잘못된 점 지적해 달라는 말씀은 굳이 하지 않아도 좋을 듯합니다만. 저만의 생각일까요?
이용만   22-11-19 10:35
    
그렇군요, 수상이라기 보다는 봉총무님 표현 따라 따뜻한 후원과 Award in advance를 기원합니다. 사실은 책제목 한 단위의 글 노래 그림, 앨범 작가명 꺽쇠 겹따옴표 인용부호등 기본적인 것들이 심란해서요.  감사합니다~
김순자   22-11-20 07:23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 설계 과정이 같다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선을 되도록 간결하게 사용하면서 정신을 잘 살려 그리자 했던 것인데, 그림이 기교 없이 순수하고 졸박하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다음 전시는 언제 할 꺼냐 묻기도 했습니다.  수필반 여러분이 오셔서 감사했고, 글 제목이 바귈 경우 톡에라도 미리 올려주시면 수업 자료 챙기기에 착오가 없겠습니다.
봉혜선   22-11-22 15:44
    
빠른 후기와 늦은 댓글은 상관 관계가 있을지요. 숨 사이 쉼까지 적어주시니 강의 후기 쓰기 놓고 다른 일로 바빠하는 중에 놓친 내용 챙길 수 있어 몇 번이나 보게 됩니다.  심란해 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현재 "갑"입니다. 강의후기 쓰기가 고되지만 값진 훈련이란 걸, 그리고 모지인 한국산문에 한 발짝 바짝 다가서는 것이라는 걸 알고 계시리라 짐작합니다.  다음 시간 가을 학기 종강, 그리고 휴식 없이 중단 없이 겨울 학기로 직진.  내내 건강하시고 건필!
김순자   22-11-24 07:31
    
닭은 오색이 화려한 금조 입니다.  다양한 색채를 구사하지 않고도 오히려 간결함 속에 멋진 표현이 있을텐데~ ~
생각 끝에 그러한 작업을 했는데 졸하다는 평을 들어 제대로 는 가고 있구나 생각 했습니다.
국제화 시대이니 감각에 맞는 용어 사용이 맞겠지만 쉬운 우리 말 사용을 권해 봅니다.
쉬운 글쓰기가 어려운 글 쓰기 보다 어렵다 하지 않습니까. 글이 일취월장 늘어 기시는 선생님께 이런 말 죄송합니다.
이용만   22-11-27 17:56
    
김 화백 님의 고언 깊이 새겨야겠습니다. 저도 모르게 영어를 무심코 쓰는 것도 한자어 못지않은 언어 사대주의 함정에 빠질 수 있을 걸로 반성하고자 합니다. 깊은 사색으로부터 그림과 글을 다루시는 모습에 많이 배웁니다~
김순자   22-11-28 06:17
    
문인화는 기운생동한 1회성 예술이거든요. 우리의 삶과 비슷하여 좋아합니다. 영원히 산다는 건 생각만 해도 무섭거든요. 저도 금조를 아름다운 새라 해야 할까요?  선생님께 많이 배우고 있어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