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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명작읽기반)    
글쓴이 : 전효택    22-11-07 10:02    조회 : 4,425

다음은 유성호 교수의 강의 자료 요약이다.

체코 출신의 작가 밀란 쿤데라의 장편 소설(1984년 작)이다.

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은 각각 두 명의 남자와 여자이다. 신경외과 의사 토마스, 여종업원 테레사, 화가 사비나, 대학교수 프란츠 등 네 명의 남녀가 펼치는 사랑 이야기를 통해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주제로 삶과 죽음의 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니체라는 묵직한 철학자를 소개하며 시작하는 이 작품은 1968년에 있었던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토마스는 결혼하여 아들 하나가 있지만 이혼한 상태다. 테레사는 체코의 한 작은 마을의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 토마스를 만나 부부가 된다. 토마스의 또 다른 연인이자 화가인 사비나가 있고, 그녀를 사랑하는 대학교수 프란츠가 있다.

토마스는 한 여자와 오래 살 수 없는 많은 여성 편력을 가진 가벼운 사람이며, 이것이 그가 이혼하게 된 이유이다. 그는 사비나와 여자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녀는 토마스의 이러한 성격을 잘 이해하는 여자였다. 하지만 테레사는 자신의 남자라고 생각한 토마스가 다른 여자들과 자유분방한 관계를 갖는 것을 싫어한다. 그녀는 그의 바람기 때문에 끊임없이 괴로워한다.

그 무렵 프라하에 소련군이 진주하는데, 당시 프라하에 불고 있던 민주화 바람(1968년 프라하의 봄)을 진압하기 위해서였다. 토마스와 테레사, 사비나는 소련군 치하의 고국을 떠나 스위스로 이주한다. 스위스로 이주하고 나서 어느 날, 테레사는 돌연 프라하로 돌아간다. 그녀를 그리워한 토마스도 프라하로 되돌아간다. 프라하로 돌아간 테레사는 한 술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게 되고, 토마스는 본업인 외과 의사로서 일하며 지낸다. 그는 과거에 한 신문에 공산주의자들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한 것이 문제가 되어 의사 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 그 와중에도 그는 주체할 수 없는 바람기로 여러 여자와 관계하며, 테레사는 남편에게서 다른 여자의 체취를 느끼며 괴로워한다. 두 사람은 결국 시골로 향하는데, 전원생활을 통해 그들은 행복감을 맛보게 되나 불운하게도 그들은 자동차 사고로 죽음을 맞고 만다.

한편, 스위스 제네바에 남아있던 사비나는 프란츠라는 유부남 대학교수를 만나게 된다. 프란츠는 사비나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고, 마침내 그는 가정을 버리고 사비나와 결혼하려고 하나, 사비나가 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 그녀는 어느 날 프란츠를 갑자기 떠나버린다. 그녀는 미국으로 가서 화가의 삶을 살아간다. 사비나를 떠나보낸 프란츠는 자기를 연모하는 여학생과 동거하던 중에 당시 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던 캄보디아에서 의료 봉사를 가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강도를 만나 습격을 당하고, 제네바로 돌아왔으나 결국 죽고 만다.

이 소설의 주제와 작품 제목은 인생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점을 던져주고 있다. 인생을 무겁게 보는 테레사와 프란츠, 반대로 가볍게 대하려고 하는 토마스와 사비나. 이 네 사람의 대비를 보여주고 있다. 인생과 존재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인해서 네 사람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며 갈등한다.

작가는 어떤 무게를 권하는 걸까? 오히려 인생을 무겁게 대하는 사람들은 당위에 대한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그럴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토마스와 테레사, 프란츠의 다소 허무한 죽음을 보여줌으로써, 허망한 인생 속에서 우리의 존재를 무겁게 대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역설하는 듯하다.

이 작품은 줄거리를 서술하는 시점도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술술 읽히는 편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독자들이 애독하는 작품이다. 

소설 원작은 1988년 미국에서 필립 코프먼 감독에 의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 한국에서는 <프라하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19897월 개봉되었다. 

밀란 쿤데라(1929- )는 현재 93세이다. 그는 체코 동부인 모라비아지방의 브르노에서 태어났다. 그가 활동하던 시기의 체코슬로바키아는 소련의 지배를 받던 공산주의 체제였다. 쿤데라는 1968프라하의 봄에 참여하여 반공 활동을 하다 체포되었고 그의 작품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출판이 금지되었다. 그는 1975년에 프랑스로 망명한 이후 시민권을 취득하였고 프랑스에서 그의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1984년에 출간하였다. 한국에서는 1999년 이재룡 교수의 불어판 번역본이 발간되었다 (민음사, 484). 

유능한 신경외과 의사인 토마스는 존재의 무의미(가벼움)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보통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들(무거움), 즉 책임, 정조, 사랑, 의무 등에 의미를 두지 않는 인물이다. 그의 이런 세계관은 여성 관계에서 잘 드러난다. 그런 그가 무거움을 추구하는 테레사를 우연히 만남으로서 변화된다. 그녀를 통해 이전에는 몰랐던 책임감, 동정, 애정과 같은 무거운 감정을 갖게 된다.

이 소설의 주제는 한 마디로 가벼움과 무거움의 교차와 반복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대한 찬양이다 (조현천 교수). 

유 교수는 강의 마무리에 가수 송창식의 <푸르른 날>과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및 가수 윤형주의 <두 개의 작은 별>을 암송하며 소개했다.

<푸르른 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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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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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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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1941. 11. 5.)

 

<두 개의 작은 별>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에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아침 이슬 내릴 때까지

별이 지면 꿈도 지고/ 슬픔만 남아요

창가에 지는 별들의 미소/ 잊을 수가 없어요.

-------


정진희   22-11-07 12:31
    
쿤데라는 작품속에서 인간은 존재와 망각사이에 있는 환승역이라고 했습니다.
무거운 존재에서 가벼운 망각으로 옮겨가는 것이 우리의 삶, 아닐런지요.
의미를 추구하는 한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인간,
그러므로 가벼움을 견딜 수 없어 하지만, 무거운 상태로는 망각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무거움의 고통을 통과해낸 가벼움으로 살다간
토마시와 테레사의 죽음을 통해 보여주는 듯 하네요.
그런데 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해 우리들 머리를 아프게 해놓고
쿤데라는 농담! 이었어~하는 것은 아닌지..ㅎ
그것조차 대작가의 계획된 의도겠지요?
강의실을 가득 메운 회원님들의 열공이 아름다웠던 시간,
커피 타임에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한 열띤 토론으로 충만했던 시간,
이런 의미있는 시간들이 행복합니다.
무의미는 저를 고통스럽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존재의 무거움!^^
문영일   22-11-07 20:02
    
전효택 교수님께서 아주 상세하게 note해 주셨군요. 복습 잘 했습니다.
저는 이 소설 초입에는 질릴번 했습니다. 난데 없이 니체가 나오고 '회기' 우연, 존재, 등 평소 사유하기를 게을리 하는 제가  맛 없는 밥상을 받아놓고 상을 물릴까 하는 맘도 있었으니까요.
점차 읽어가노라니 마치 마광수 교수의< 장미여관>.<즐거운 사라>(오해하지 밀았으면.. 저는 이 소설들을 결코 읽지 않고 그가 파소되었을때 기사만 열심히 보았음)가 이랬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요.
도데체 결혼식에서  혼인서약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찌 남녀의 사랑과 교접을 그리 쉽게 생각하는지...
(속으로는 큰 위안을 받았지만  ㅎㅎㅎ: 저도 그러고 샆은 때가 많았지요)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 제 느낌입니다.
등장인물 넷을 구분하자면  토마스와 사비나는 존재를 가볍게, 테레사와 프란츠는 무겁게 삶을 사는 사람으로 대칭 시켜놓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존재를 가볍게 여기는  둘은 결국 무겁게 여기는 사람들에게서 '구원' 얻었구나 하는 결론 이지요.
인생행로가 무두 회기할 수 없는 우연으로 이루어 지니까 하고싶은대로 살것인가? 아니면 그러니까 더 진지하고 무겁게 살어야 한다는  양자택일의 제 가끔의 삶! 솔직히 저는 아직 확신이 없읍니다.
여하튼 명작반(러시아반)에 들어와서 안 읽었던 책을 읽게 되었고 더불어 여러 문우들께 많이 배우고 있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전효택   22-11-11 19:13
    
<명작읽기반>의 6개월간 월별 읽기 교재를 수업 후기에 추가합니다.

7월 7일(목) 『필경사 바틀비』 멜빌

8월 4일(목) 『백 년의 고독』 마르케스

9월 1일(목) 『모든 저녁이 저물 때』 에르펜베크

10월 6일(목) 『소년이 온다』 한강

11월 3일(목)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쿤데라

12월 1일(목) 『그리스인 조르바』 카잔차키스
봉혜선   22-11-22 16:06
    
전에 가볍게 혼자 읽었을 때와 유(有能의 간단 표기어가 아닐지)교수님의 수업 준비로 읽는 때와는 왜 그리 다른지요. 또 수업 시간에 듣는 책의 맛은 또 다릅니다.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어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여기서 질문! 시차를 두어야 할까요? 시각 차를 두어야 할까요? 여러 분들의 또 다른 평론이 펼쳐지는 밥과 차의 시간에 참석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카레닌의 시각으로 보는 무거움과 가벼움에도 닿게 된 기회가 되어 사람 뿐 아니라 생명의 무거움과 동시에 가벼움에도 생각이 미쳤습니다.  다음 작품 그리스인 조르바도 어떻게 다르게 읽힐지 스스로에게 기대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