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09.09.2026 무역센터반] 지 팔자대로 잘 굴러가고 있지만    
글쓴이 : 주기영    26-09-09 20:38    조회 : 1,945

한국산문 잡지는 멈춘 적이 없습니다.

지 팔자대로 잘 굴러가고 있지만, 그래도 꼼꼼하게 살펴 읽어 주는 것도 예의라고.

교수님 말씀에 진심이 꾹꾹 묻어났습니다.


* 수업 중

^ 한국산문 9월호를 함께 읽었습니다.

  - 제목에 패가 다 보이도록 하면 독자에게 흥미나 호기심을 주지 못한다.

     ---> ‘제목’을 통해 독자의 ‘상상’이 작동되도록!

  - 지식, 정보만 가득한 글은 뻔하게 읽힌다.

  - 장황하게 늘어놓지 말고 ‘압축’이 필요할 땐 과감하게 덜어내자.

  - 이미 대중에게 알려진 ‘익숙한 제목’을 가져올 때는 이걸 왜 쓰는지 더 생각해 보자.

     --->'생각 교란 목적'이 있어야 재미있게 읽힌다.

  - 독자가 읽고 ‘생각’하게 하는 글이 여운을 준다. 


^ 울 교수님이 들려주는 ‘어머니’ 관련 에피소드는 언제나 듣는 재미가 큽니다.

   이야기가 이렇게 ‘시詩’가 되기도 합니다.

   시집 <<길에서 개손자를 만나다 / 박상률 / 천년의 시작>> 중


   노모와 고양이의 생존법


   노모 심심할까 봐

   길고양이가 담장으로 화단으로 왔다 갔다 하더니

   한동안 보이질 않았다

   “고것이 어디로 갔을까? 요새는 통 꼴새를 볼 수가 없단께......”

   노모 말 듣기라도 한 듯 배가 잔뜩 불러가지고 나타난 고양이

   마당 끝 헛간에 몸을 풀었다.

   노모, 당신 먹으라고 둘째 딸이 끓여서 봉지에 넣어둔 미역국 데워 가지고

   고양이에게 갔다

   “말 못 하는 짐승이제만 몸 풀고 을매나 힘들었냐. 어서 미역국 먹고 새끼덜 젖 많이 줘라잉”

   고양이, 노모 말 알아듣는 듯이 미역국을 달게 비웠다.

   고양이는 사흘 동안 노모에게서 미역국을 받아먹었다

   “니가 보다시피 나는 몸이 션찮어 지팡이 짚고 지구다나 여그까지 왔다.

   미역국 먹고 기운 잠 냈으믄 성한 사람 사는 디로 가그라

   내처 내가 산후조리 했으믄 쓰겄는디 나는 내 밥 챙겨 먹기도 힘들어 너까정 건사 못 하겄시야......”

   아침에 그렇게 말을 했지만 저녁 때가 되자 헛간의 고양이 식구가 걱정되었단다

   헛간을 들여다보니 고양이 식구 다 사라지고 없다

   “고것이 영물이여야. 내 말을 알아듣고 다른 디로 가부렀단께”

   고양이가 사람 말을 알아들었을까?


** 합평 작품 (존칭 생략)

     ‘윤동주 시인’ / 성혜영

     아버지 기도 / 박종희 마리아


*** 절기가 참으로 절묘합니다. 백로가 지나고 나니 밤기온도 선선해지고, 

       아침엔 살짝 서늘하더라구요. 계절이 지나가는 때, 모두 건강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 드코닝 3교시, 

         오늘 칭찬 한보따리 받으신 최권수 선생님이 카드를 척! 고맙습니다.


주기영   26-09-09 20:40
    
가을엔
모두 시처럼 사시길,
가끔은 시인이길.

-노란바다 출~렁
송경미   26-09-09 20:58
    
교수님께는 영감을 주시는 어머니가 계셨지요. 생각지도 못한 선문답 같은
말씀을 메모해 두었다가 시도 짓고 수필도 쓰시고 어머님을 영원히 기억하는 방법이네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더 많은 대화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은 반장님의 서른여덟 번째 결혼기념일이라는 비밀을
살짝 들었습니다. 이런 뜻깊은 날도 반장의 임무 다하시고 후기까지 꼼꼼히 써 주시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겁나게 축하드립니다!
아직 세 시간 남았구먼요.^^ 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시길!

가을 기운과 함께 쏟아지는 글, 선생님들 글 읽는 재미가 큽니다.
좋은 가을날 글 수확이 많길 기대해 봅니다.
성혜영   26-09-10 11:02
    
수업중 교수님 통해 나온 '어머니와 고양이'의 사연이
반장님을 통해서 근사한 꽁트, 멋진 작품이 되었네요.
남도 사투리가 별미이긴 합니다. 징하게 맛깔스러워요.
다시 보니, 이미 발표된 시를 수업중에 읊으신 거군요.
박상률의  글 '개밥상 위 밥그릇 일곱 개'에서
'내가 글자를 알았다면 강아지들이 어미젖을 빠는 모습을 시로 썼을 것이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저 모습은 어떤 말이나 글로도 나타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정말 좋은 시는 침묵이라던 아저씨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라는 대목이 울림을 줍니다.

오래전, 마당에서 진도개, 진진이가 몸을 풀어 미역국 끓여 준 기억이 나네요. 진진이는 3마리 출산.
얼마전 TV에서 리트리버가 17마리 출산한거 보고 놀랐어요. '세상에 이런일이'프로에서.
15마리 출산하면, 보통 월드뉴스에 나온다네요.
어쨌거나, 보배로운 섬, 珍島의 관매도가 그립네요.
비어 있는 집, 교수님 어머니의 집, 파란 대문도 따라나오는 진도!
손지안   26-09-10 15:52
    
진도는커녕 목포도 가보지 못한, 발짧은 저입니다.
선생님의 고향인 진도도 친구의 고향인 해남도 수많은 대중가요에 흥얼대는 목포도 가보고 싶습니다.
'정서'라는 건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 거 같아요. 재개발로 아파트단지가 되어버린 내 고향, 가을이면 물결치는 황금들녘, 미끄러 자빠졌던 진흙탕길, 쇠똥구리, 오리의 시끄러운 소리조차 이젠 그립습니다.
진도에 진도개가 우르르 몰려다니듯 많을까요? ㅋㅋ 우문에 혼자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