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요반 이야기.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 이면서 정월 대보름, 밸런타인데이인 오늘.
조금은 숙연한 마음으로 건과류가 송송 박힌 호박 찰떡과 달달한 초콜릿을 먹으며 시작했습니다.
편집회의가 있던 주이라서 안내사항이 많았습니다.
조경희 문학상과 윤오영 문학상에 자격이 되시는 분들은 서둘러서 신청하시고
인문학 기행 설명회에 참석하실 분들은
2014년 2월 17일(월) 오후 4시 용산역 아이파크 백화점 문화센터 강당으로 가시면 됩니다.
누구나 가서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산문 홈피에 있는 누구나 참여광장에 댓글도 열심히 달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산문 총회 날짜도 정해졌습니다.
4월 7일 5시 리버사이드호텔 7층 콘서트홀에서 합니다.
이날은 필히 모든 분들 참석하셔야합니다.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 크게 쳐 두세요)
여기저기 결석이 많아서 빈자리가 염려되는 날
아프신 분들 빨리 낳아서 오세요.
보고 싶어서 눈물이 다 날 지경입니다.
수업 시작합니다.
안명자님의 <고르디온의 매듭>
이글은 사역을 다니시는 작가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입니다. 고부 갈등을 겪고 있었던 지인이 시어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화해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린다.’는 말을 인용하듯 세상에 살면서 풀어야할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안정된 문체로 쓰였습니다. 이 글의 문제는 관계를 쉽게 해명해야합니다. 글을 선명하게 끌고 가야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독자에게 ‘왜 내가 이 문제를 이야기해야 하나?’라는 화두를 던져보세요.
김종승님의 <며느리 보고서 5,6>
계속되는 시리즈입니다. 새 식구를 맞으면서 변화되는 가정의 모습이 잘 담겨있습니다. 아내와의 관계도 보이고 아들과의 관계도 재미있게 쓰여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더 나올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송교수님의 평
이 글은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읽으면 잠깐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뭔가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일은 더럽고 치사하지만 다 보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일상적 사회적 체험이 이글의 맹점입니다. 자식 자랑은 턱 밑에 걸려있어 죽어도 못 참는다고 합니다. 이 글은 갈등적 요소가 없이 자랑으로만 이끌어가서 개인적 만족으로 글이 되고 있습니다. 나의 체험을 말해서 독자의 사회적 체험으로 공감이 되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속 쓰리고 아픈 것을 써야합니다.
김옥남님의 <대관령 마루>
이글은 작가의 고향이야기입니다. 점점 발달되어가는 고향의 모습에서 삶을 돌아보는 글입니다. 변화나 발전을 보는 것은 편리함을 주지만 잃어버리는 것도 있음을 글을 말하고 있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고쳐져서 낸 글입니다. 잘 다듬어졌으며 무리 없이 잘 쓰셨습니다.
그리고
소설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어머니를 찾아서 삼천리> 읽어보셨나요?
이글의 원작은 이태리가 배경입니다. 원래는 군인이었던 아미치즈라는 작가가 쓴 <<꾸오레>>라는 작품 중 일부분으로 일본에서 번안되어 있는 것을 다시 우리나라 작가가 번안한 것입니다. 번역은 원서를 그대로 옮기는 것이며 번안은 원작을 자신의 나라 정서에 맞도록 줄거리나 내용은 바꾸지 않고 작중인물과 지명을 바꿔서 마치 자기나라 소설처럼 만들어 쓰는 것입니다. <<꾸오레>>가 우리나라에 완역되어서 나온 작품은 두 곳 정도인데 <<사랑의 학교>>라고 나와 있습니다.
<<꾸오레>>는 초등학교 4학년이 쓴 일기 형식의 글로 10개월간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웃의 이야기, 불행한 가족, 교실중심의 이야기 100편이 실렸으며 그중 ‘이달의 이야기’라는 란을 만들어서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 9편이 있습니다. 글의 주제는 교훈적인 이야기입니다. 그 글 중 한편이 <아뻰니니 산맥에서 안데스 산맥까지>로 이글이 우리가 아는 ‘어머니를 찾아 삼천리’가 되었습니다. 실제 이태리에서는 이 글이 이태리의 정신적 민족 통합을 간절히 염원했던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민족소설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순정소설로 바뀌었습니다.
1908년 이보상이 <이태리 소년>이라고 번역해서 선 보였지만 국한문 혼용인데 한문이 너무 많아서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일본이나 중국에서 번안된 것을 옮긴 게 아닌가 합니다. 그 후 1946년 해방이후 이원규가 <<어머니를 찾아 삼천리>>로 번안했습니다. 아이가 어머니를 찾아가는 여정은 힘들고 고달픕니다. 원산->부산->서울->평양으로 가서야 어머니를 만납니다. 제목의 삼천리가 들어가 이유일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아주 긴 전체의 소설에서 이 글만이 번역되거나 번안되어 전 세계 많은 나라에 소개되었습니다.
참고로 1929년 동경에서 외국문학을 전공한 전공자들이 결성되어 ‘해외문학연구회’를 만들었습니다. 그 후에야 외국 작품들이 번역되어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말씀 많이 하셨지만 제가 쓸 수 있는 능력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렇게 좋은 수업에 일초님 지민언니 빠져서... 얼마나 아쉬워하셨을까요.
점심 송교수님과 함께 했습니다. 보름이라 막걸리로 건배도 했습니다. 송교수님은 건배사에서 ‘올해는 귀 뻥 뚫리셔서 듣고 싶은 것 모두 들으세요.’라고 하셨지요.
오늘도 행복하게 하루를 잘 마감했습니다.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귀가 뚫려 잘 들으며 입은 좀 무거워질까? 잘 들으라는 말은 말을 아끼라는 말과 통한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늘 수다 떨기에 정신이 팔려있는 총무는 말이 많아 말실수도 많이 합니다. 제 말에 마음 상하셨던 분들 용서하시고 이제부터는 뻥 뚫린 귀로 잘 듣고 생각도 깊어지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디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