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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이 어려우면 나를 탓하세요.    
글쓴이 : 한지황    14-02-10 23:36    조회 : 4,521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뽑아볼까요?
첫째, 글을 쓰는 목적과 동기 즉 주제 의식을 분명히 하고 쓰기 시작해야 합니다.
둘째, 문법에 맞게 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문장을 짧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멋들어지게 쓸 생각을 하지 말고
어설프게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말고
메일 쓰듯이 평범하게 쓰면 됩니다.
대부분 메일은 잘 쓰는데 글을 쓴다 하면 어색해 지기가 쉽지요.
잘 써야겠다는 부담을 갖고 쓰기 때문입니다.
초보자답게 편한 마음으로 담담하게 쓰다보면 어느새 실력이 나아지지 않을까요?
글은 철저하게 순서, 질서를 지켜서 독자에게 공감력, 설득력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구성에 맞게 써야하지요.
독자의 입장이 되어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미래 시, 실험 시도 아닌데 내뱉듯이 써서는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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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의식이 정해지면 그것과 관련된 사유가 나와야 합니다.
배경 또한 주제 의식과 관련되어야 합니다.
영화감독은 영화를 찍을 때 한 컷 한 컷 자신의 사색을 담습니다.
음악, 헤어스타일, 소도구 하나하나 무심코 쓰는 법이 없지요.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묘사하는 풍경까지도 주제 의식과 동떨어지면 안됩니다.
 
폭포가 등장하는 글을 씁니다.
한 겨울에는 얼음이지만 한 여름에는 물로 변하는 폭포를 보면서
내가 살아온 인생을 떠올리면 사유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내 인생 또한 저 폭포처럼 사계절을 겪어왔다고 생각하면 사유는 발전을 하는 것이지요.
늘 물일 수만도 얼음일 수만도 없는 인생을 풀어나가면 됩니다.
 
등산을 합니다.
올라갈 때는 조심하지만 내려올 때는 방심하다가 사고를 당하기 쉽습니다.
산길을 오르면서 우리는 인생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습니다.
 
샛강/ 이재무
 
꽁꽁 얼어붙은 샛강
크고 작은 돌들 무수히 놓여 있다
먼저 다녀간 누군가들이 던진 돌들이리라
강은 매번 얼 때마다 저렇듯 팔매질을 당한다
돌을 부르는 차고 딱딱한 것들
날아온 돌 은빛 강철 몸으로 튕겨내면서
감춘 제 속 보여주지 않는 강
간류에서 벗어나 유속 잃은 뒤
물고기 한 마리 품지 못하고
결빙으로 존재 증명하지만
입춘 경칩 지나 활짝 봄 열리면
지독하게 냄새 풍기며 백일하에 본색 들키고야 말
샛길, 샛길로만 파고드는 강
 
유속이 느린 물이 업니다.
언 샛강에 돌이 던져져 있습니다.
나보다 먼저 다녀간 이들이 던진 돌들이지요.
본능적으로 사람들은 차갑게 얼어붙은 것에 대해 깨고 싶은 욕망을 느낍니다.
그래서 돌을 던집니다.
강은 역사와 문화를 상징합니다.
우리 역사도 흐르지 않고 막히면 민중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역사가 정체되면 민중들은 죽창과 돌을 가지고 봉기를 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고드름도 봄날 햇살이 다녀가면 떨어집니다.
자기 과시를 하던 얼음도 녹으면 감추었던 썩은 물이 나오지요.
 
얼음조각 즉 유빙들은 서로 부딪히며 깨집니다.
얼어붙었을 땐 한 몸이던 얼음도 헤어지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이
연인이나 정치인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렇듯 사물 현상에서 인간 삶의 원리를 배웁니다.
높은 산일수록 돌아서 올라가야 합니다.
급하게 오르면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기 쉬우니까요.
산을 오를 땐 또한 적당한 무게의 배낭을 짊어져야 합니다.
무게 중심을 뒤에 두어야 안정감이 있으니까요.
이렇게 가파른 고갯길을 인생에 빗대어
짐을 짊어져야만 하는 삶의 지혜를 사유할 수 있습니다.
글은 발효 식품입니다. 자기가 쓰고자하는 소재가 익어야만 합니다.
발효되지 않았을 때 뱉어내면 글이 안됩니다.
화두나 영감이 찾아왔을 땐 갑자기 글이 나올 수도 있지만
드문 경우입니다.
 
고등 수학, 물리학 또는 클래식 음악이 어려우면 나를 탓하세요.
한번 들어서 클래식 음악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글도 클래식 음악처럼 쉽게 얻어지지 않습니다.
한두 번만 들어도 쉽게 이해되는 대중음악과 같은 글을 쓸 생각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여덟 분이나 참여한 독서 모임은 여전히 즐거웠습니다.
이제 제 9권을 향하여 돌진합니다.
처음엔 어렵다고 포기할까 하셨던 분들도 이제는 술술 읽힌다고 하니
역시 꾸준한 것만큼 위대한 것은 없나 봅니다.
독서와 함께 우리가 얻은 것은 끈끈한 정입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과 사색들을 엿보면서
우리의 느낌을 공유하는 사이 우리는 점점 더 서로를 알아가고 있지요.
참 든든한 일산반입니다,
 

최영자   14-02-11 17:21
    
글은 발효식품입니다

이번 수업시간 가장 맘에 와닿는 언어가 발효식품 이었습니다.
글도 시간을 두고 다듬고  또 손을보는  과정을 지나야 독자에게 공감 주는 좋은 글이 나온다는 뜻 이겠죠.
시고 파란 매실이 100일을 지나는 동안 발효되어 향긋한 매실액이 나오듯이.
시고 떫고 매운 재료만 가지고 있는 저는 무슨 음식을 만들어서 기나긴 발효 과정을 기다려 볼까요?

이번 주 감기 및 기타사유로  몇분이 결석 해서 허전했어요.
건강관리 잘 하시고 담주에 건강한 모습으로 얼굴 봤으면 좋겠네요.
     
한지황   14-02-11 22:04
    
이재무샘의 번득이는 감성과 아이디어는 항상 우리를 놀래키지요.
머리속에 팍팍 박히도록 비유를 던져 주시니
글은 발효식품이라는 정의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어쩜 그리도 매번 새로운 비유를 주시는지 감탄이 절로 나올 수 밖에요.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그 말씀을 고이 간직하고 명심하여
무르익은 발효식품을 만들어가는 것이겠지요.
최영자샘의 발효식품은 어떤 맛일지 궁금해집니다.
이미 다양한 맛을 가지고 계시기에 발효만 된다면 아주 기막힌 맛이 나오리라 기대합니다.
최영자   14-02-11 18:07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는 불안한 꿈에서 깨어나자 자신이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흉측한 벌레로 변해있는 것을 발견했다. 
 
담주 독서모임 시작 할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첫 문장 입니다.
주인공 그레고르도 깜짝 놀랬지만 책을 읽는 저 또한 깜짝 놀랬습니다. 읽는 동안 안타까움, 비정함, 슬픔....

벌레가 된 그레고르는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해 온 소속과 관계의 그 같은 비정함과 허망됨을 보고 상심과 절망 속에서 죽는다. 그는 벌레가 됨으로써 소속의 억압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으나 그 자유의 값은 죽음이었다.
 - 작품 해설 내용 중에서-

 작품에서 그레고리가 벌레로 변한 다음  나타나는  가족들의 변심이 왜 이리 슬플까요?
     
한지황   14-02-11 22:07
    
그 유명한 <변신>을 드디어 하게 되는군요.
벌써 많은 느낌을 맛보셨네요.
모임 때 그 느낌 많이 말씀해 주세요,
느낌 알 것 같아요.
박서영   14-02-12 10:01
    
' 글은 발효식품이다 '  공감백배입니다. 잘 풀리지 않을땐 숙성 될때까지 서두르지 말고 익히라는 교수님의 말씀을 매학기 듣지만 싱싱하다는 착각을 하며 덥썩 내놓곤 하죠.  시행착오 끝에 소재를 익히기만 하다가 종강이 와 버렸네요.  아예 날아가 버리거나 썩어 버리기 전에 글로 엮어 봐야겠죠? 한반장님의 똑부러진  후기를 보고나면
매번 정신이 맑아집니다. 어제는 너무 반가웠구요. 어찌됬든 우리  한 배를 탄 거죠?  독서 모임도 참 좋아 보이네요.감사합니다.
     
한지황   14-02-13 09:48
    
저도 편집회의에서 서영샘이랑 나란히 앉고보니 얼마나 든든하던지요.
참 반갑고 매달 만날 수 있다니 신나요.
게다가 준비해 오신 맛있는 쿠키들과 경주 여행을 상기시켜준 황남빵까지...
달콤했던 기억이 아직도 삼삼합니다.
많은 편집위원님들 늘 고생하시는데 한 분이라도 더 합류하면 그 고생이 좀 덜어질거에요.
한국산문의 앞날이 점점 더 기대됩니다.
진미경   14-02-12 12:01
    
요즘 뭐하고 지내니? 지인이 묻길래 수필반 다닌다고 말했어요.
어 수필은 그냥 맘가는대로 쓰는 거니까 쉽겠네. 그녀는 말합니다.
글쓰기가 그리 쉽지 않음을 예전의 저도 그녀처럼 몰랐답니다.
영화감독이 철저한 계산을 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듯이 사유를 통해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은 같은 맥락이겠지요.
쉽게 얻어지는 것은 깊이가 덜 하기 마련입니다. 글읽기가 힘들다고 외면했다면
일산반 독서모임이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었을까요?
고등수학,물리학,클래식이 어려우면 나를 탓하라!
참으로 명쾌한 진리입니다.
요즈음 12시가 넘어 자는 것은 소치동계올림픽때문입니다.
어제 빙속여제 이상화의 금메달 소식과 올림픽기록수립은 큰 기쁨이었죠!
멋진 그녀의 무릎은 수술을 앞두고 있다네요.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는 인생진리,그래서 눈물이 나나 봅니다.
     
한지황   14-02-13 09:56
    
미경샘의 댓글 수준이 심상치 않네요.
곧 좋은 수필이 발표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듭니다.
글쓰기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은 그만큼 공부를 많이 했다는 증거이죠.
힘들지만 그만큼 가치있는 일을 향해서 우리는 매주 공부를 하고 있지요.
혼자가 아니기에 외롭지 않고 서로를 북돋워 줄 수 있어 다행이고요.
저도 이상화의 멋진 승부를 보면서 가슴이 울컥했어요.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고통의 시간을 이겨낸 그녀의 의지에 박수를 보냈지요.
참 감동적이었던 그 장면은 두고두고 나를 채찍질하겠지요.
No pain, no gain !!!
박래순   14-02-14 19:36
    
문법에 맞게, 문장은 짧게, 어설픈 미사여구는 동원하지 말고
친구에게 이메일 쓰듯 평범하게 그냥 말하듯이 쓰면 됩니다. 라는 말씀.

배워도 배워도 말처럼 쉽지 않은 게 수필이더군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반장님, 고맙습니다.

영자 샘, 미경 선생님은 수필은 물론 소설도 써낼 수 있는 실력입니다.
글쓰기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 올림픽 경기, 책 읽기, 글쓰기, 살림하기 모두들 바쁘시죠?
한지황   14-02-14 23:11
    
그렇죠? 듣고 들어도 이론과 실전은 다르네뇨.
그래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면 언젠가는 나아지겠지요.
가장 소박하고 단순한 데 정답이 있는 것 같아요.
어제도 이상화 경기보느라 꾸벅 꾸벅 졸면서도 기다렸었는데....
김연아의  경기도 기다려지네요.
기쁜 소식이 전해지길 두손 모아 기도해야죠,
한지황   14-02-14 23:21
    
그렇죠? 아무리 들어도 막상 쓰려하면 깜깜히 잊어버리니...
그래도 열심히 듣고 계속 쓰다보면 나아지곘죠.
알수록 미로 속을 헤메는 이 느낌,  저만의 느낌이 아니라나 다행이네요.
어젯밤은 이상화 경기본다고 꾸벅꾸벅 졸면서도 기다렸는데
이제는 김연아의 경기를 손꼽아 기다리게 되네요.
기쁜 소식이 들려오길 두손모아 빌면서 말이죠.
2월은  소치 동계 올림픽과 함께 하느라 가뜩이나 짧은 달이 더 쏜살같이 가버리겠어요.
그래도 맘은 이미 봄을 느껴요. 오늘은 특히 따사롭더군요.
감기 드신 분들이 많던데 샘도 조심하시고 월욜에 뵈어요.
한지황   14-02-14 23:25
    
입력이 안된 줄 알고 다시 썼는데 영 삭제가 안되네요 ㅠㅠ
최영자   14-02-15 22:41
    
똑순이 반장님도 이런 실수 할 때가 있군요. 
님의 실수에 저는  또  왜 이리 정감이 가는지... ㅎㅎ
월요일에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