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
봄이 성큼 온 듯싶었는데... 황사바람 불고 비라도 한 방울 떨어질 듯한 회색 하늘... 그래도 우리는 만남을 위해 한곳에 모였지요. 선생님을, 문우들을, 그리고 그들의 삶과 고민이 담긴 글들을 만나기 위해...
오늘은
정충영 선생님의 <뒤뜰>
이건형 선생님의 <그가 없인 난 못살아>
를 기본 텍스트로 하여 문학수업을 했습니다.
선생님의 거듭된 강조를 통해 제목과 첫 문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젠 확실히 아시게 되었지요? 오늘도 역시 이 강조점을 짚어주시면서 선생님께서는 한 가지를 더 덧붙이셨는데요, 끝 문장도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자칫 놓치기 쉬운 점이라 생각됩니다. 끝 문장에서는 여운을 남겨야 하는데, 요즘 흐름처럼 ‘열린 결말’을 사용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지난 시간 수업과 연관 지어 본다면, 교훈적인 마무리보다는 열린 결말이 문학적인 글에 더 적합할 듯합니다.
수업시간에 바른 한글표기법에 대해서도 늘 공부해 왔는데, 오늘은 좋은 국어사전에 대한 이야기를 꽤 오래 나누었습니다. 언어는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기에 100% 믿고 의지할 절대 사전은 없다고 하셨지요. 그래도 민중서관이나 금성출판사 국어사전이 어느 정도 공신력을 갖춘 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충영 선생님이 << 아웃사이더>>에서 인용하신 “친구 없이 사는 법을 배워라”를 다루며 선생님은 이 책의 저자 콜린 윌슨보다 앞선 시대에 그런 말을 하고 실제 그런 삶을 살았던 조선시대의 진짜 아웃사이더 이언진(1740-1766)을 소개하셨습니다. 27세에 요절한 천재 문인 이언진. 당시 중인 신분이던 역관(譯官)으로서 신분질서에 가로막혀 그 천재성을 발휘할 수 없었기에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을 스스로 선택했던 불우한 천재.
종이에 붓을 대기만 해도 절창(絶唱)이 나왔건만 이언진은 세상에 알려지기를 구하거나 남에게 이기려 들지 않았는데, 그것은 세상에 그를 알아줄 만한 사람이 없었으며 그를 이길 상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송목관집서(松穆磎集序)>>에서). 자신의 작품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는 세상에서 그는 오로지 자기 혼자 즐기는 문학을 하다가 떠났던 것입니다.
때로는 친구 없이 사는 법을 배워야 할 시간도 필요할 것 같고... 세상은 몰라줘도 나에게만은 의미 있는 글을 쓰는 시간도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가 않습니다...
수업의 본론은 아니었지만 잔상이 오래 남는 인물을 만난 것 같습니다.
중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정충영 선생님께서 밀탑 티타임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오랜만에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 여쭤보자, 우리 수요반이 온. 오프라인 모두에서 활발한 교제를 나누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에서 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새로 오신 이옥희 선생님, 임미숙 선생님, 함께 애프터 시간 나누어서 참 기뻤습니다.
이상태 선생님, 한국산문 문학상 수상 축하드리고... 거한 한턱 기대하겠습니다.^^
주기영 선생님, 김화순 선생님, 신화식 선생님, 오늘 모습 보이지 않아 궁금하고 섭섭했습니다. 다음 시간엔 꼭 뵙기를 기대합니다.~~
환절기에 모두들 감기 조심하고 건강하게 봄날 누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