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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    
글쓴이 : 박윤정    14-03-19 20:40    조회 : 5,773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

 

봄이 성큼 온 듯싶었는데... 황사바람 불고 비라도 한 방울 떨어질 듯한 회색 하늘... 그래도 우리는 만남을 위해 한곳에 모였지요. 선생님을, 문우들을, 그리고 그들의 삶과 고민이 담긴 글들을 만나기 위해...

 

 

오늘은

정충영 선생님의 <뒤뜰>

이건형 선생님의 <그가 없인 난 못살아>

를 기본 텍스트로 하여 문학수업을 했습니다.

 

 

선생님의 거듭된 강조를 통해 제목과 첫 문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젠 확실히 아시게 되었지요? 오늘도 역시 이 강조점을 짚어주시면서 선생님께서는 한 가지를 더 덧붙이셨는데요, 끝 문장도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자칫 놓치기 쉬운 점이라 생각됩니다. 끝 문장에서는 여운을 남겨야 하는데, 요즘 흐름처럼 열린 결말을 사용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지난 시간 수업과 연관 지어 본다면, 교훈적인 마무리보다는 열린 결말이 문학적인 글에 더 적합할 듯합니다.

 

 

수업시간에 바른 한글표기법에 대해서도 늘 공부해 왔는데, 오늘은 좋은 국어사전에 대한 이야기를 꽤 오래 나누었습니다. 언어는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기에 100% 믿고 의지할 절대 사전은 없다고 하셨지요. 그래도 민중서관이나 금성출판사 국어사전이 어느 정도 공신력을 갖춘 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충영 선생님이 << 아웃사이더>>에서 인용하신 친구 없이 사는 법을 배워라를 다루며 선생님은 이 책의 저자 콜린 윌슨보다 앞선 시대에 그런 말을 하고 실제 그런 삶을 살았던 조선시대의 진짜 아웃사이더 이언진(1740-1766)을 소개하셨습니다. 27세에 요절한 천재 문인 이언진. 당시 중인 신분이던 역관(譯官)으로서 신분질서에 가로막혀 그 천재성을 발휘할 수 없었기에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을 스스로 선택했던 불우한 천재.

종이에 붓을 대기만 해도 절창(絶唱)이 나왔건만 이언진은 세상에 알려지기를 구하거나 남에게 이기려 들지 않았는데, 그것은 세상에 그를 알아줄 만한 사람이 없었으며 그를 이길 상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송목관집서(松穆磎集序)>>에서). 자신의 작품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는 세상에서 그는 오로지 자기 혼자 즐기는 문학을 하다가 떠났던 것입니다.

때로는 친구 없이 사는 법을 배워야 할 시간도 필요할 것 같고... 세상은 몰라줘도 나에게만은 의미 있는 글을 쓰는 시간도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가 않습니다...

수업의 본론은 아니었지만 잔상이 오래 남는 인물을 만난 것 같습니다.

 

 

중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정충영 선생님께서 밀탑 티타임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오랜만에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 여쭤보자, 우리 수요반이 온. 오프라인 모두에서 활발한 교제를 나누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에서 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새로 오신 이옥희 선생님, 임미숙 선생님, 함께 애프터 시간 나누어서 참 기뻤습니다.

이상태 선생님, 한국산문 문학상 수상 축하드리고... 거한 한턱 기대하겠습니다.^^

주기영 선생님, 김화순 선생님, 신화식 선생님, 오늘 모습 보이지 않아 궁금하고 섭섭했습니다. 다음 시간엔 꼭 뵙기를 기대합니다.~~

환절기에 모두들 감기 조심하고 건강하게 봄날 누리시길 바랍니다.^^


이정희   14-03-19 21:41
    
박윤정 총무님이 후기를 재빠르고 명료하게 올리셨군요. 고맙습니다.
반장님이 오늘 무슨 바쁜 일이 있으셨나요? 모처럼 후기의 부담에서 벗어났네요.
헌데 저 꼬부랑 글자들은 어찌하여 끼어 들었답니까?^^

슬거운 정충영 샘이 간절한 염원으로 뒤풀이 티타임을 마련하셨다고요.
역시! 비록 자리 함께하지 못했지만 고맙습니다!
저 역시 우리 수요마당이 좀 시끌벅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답니다.
이만한 놀이마당이 어디 흔하답니까.

이 약동하는 봄날에 우리 님님들,
기쁜 소식도 함께 즐기며,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나누십시다!
박윤정   14-03-19 22:27
    
아이가 학원 가 있는 시간에 얼른 올리고 나갔다 들어와 보니... 정말 이게 웬일인지요... 수정하려고 해보니 이젠 안 된다고 하네요 ㅠㅠ  양해 바랍니다.
이정희 선생님~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이정희   14-03-19 22:37
    
세수하다 생각하니...
간만에 간식으로 나온 따끈따끈한 팥시루찰떡!
한 입 떼어 먹고 집에 돌아와 마저 먹으니
쫄깃쫄깃한 게 여간 맛 있는게 아니더군요.
김현정 샘 고맙습니다!
당분간 만날 수 없다니 섭섭합니다만 곧 다시 원대복귀하리라 믿고 기다릴게요!
정충영   14-03-19 23:32
    
비록 능력이 부족해 원하는 만큼의 글이 안되도
  함께 생각하는  수요일의 수업시간이 있어서
  팽팽한 활력을 느끼니 좋습니다.
  바쁘고 바뻐도 이마당이 궁금해 끼어듭니다.
  김현정님 최화경님 따님 따라 미국에서 즐건 시간보내시드라도
  기다리는 우리들을 잊지마시고 종종 이 마당에 들러주시길......
오길순   14-03-20 09:48
    
세상은 내가 없어도 굴러가지만
내가 없으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ㅎㅎ
제가 오늘 아침 문득 찾은??? 한 마디랍니다. ^^

어제는 갑자기 받은 메일로 점심 인사도 못하고 뛰어 나왓답니다.
이제 제법 능숙한 아이들 하교를 시키러 부리나케 떠났답니다.
유치원과 1학년, 두 녀석을 데려오려니 제 발바닥이 불이 났습니다.
추운 바람에 감기들까 마스크 대신 마후라를 둘러준 뒤 개나리 꽃눈이 트는 양재천을 지나노라니
봄은 겨드랑이까지 와서 간질이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김현정님이 따끈하게 차려주신 찰떡, 혼자 먹지 못하고 끝고 와서
손주들에게 냠냠 한 입씩 나눠 먹였답니다.

박윤정 총무님, 모처럼 컴을 찾으셨나 봐요. 이언진 이야기, 새겨들어야 할 사록인가 합니다.
이정희선생님, 정말 봄길처럼 따스한 댓글에 반장총무님이 힘이 팍팍 날 것 같습니다.

\정충영선생님,  그렇게 깊은 뜻을 지닌 분이시니 곧 게시판이 웅성웅성해질 것 같습니다.
새로운 분들도 많이 오셨으니...

아, 최화경님~~ 어서 돌아와요~~~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늘 약수처럼 신선합니다.
잘 잊어 버려서 죄송하지만^^
 
더러는 우렁각시처럼 살아야 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야 한 줄 문장이 떠오르니...
윤동주님도 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시집이 살아나왔을지 모른다지요.
   
박기숙선생님, 이상태선생님, 축!축하 드립니다.
문운도 무궁무진 번창하시길 빕니다.~~
송경미   14-03-20 11:44
    
오늘도 일찍부터 나와서 수업준비에 정성 쏟으신
반장, 총무님 감사합니다.
위에 붙은 꼬부랑 글씨가 저만 못 알아듣는 무슨 암호인 줄 알았네요.ㅎㅎ

정충영선생님의 <뒤뜰> 읽으며 내 뒤뜰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선배님들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깊은 사유와 문학적 성찰을 곁눈질하며
벌써 6년이 되어가네요.
수요반이 있어 풍성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의 결과물로 책이 나온다고 하니 부끄럽지만 설레기도 합니다.

어제 김현정샘의 완두백이 팥시루떡 오늘 점심으로 먹습니다.
달달하고 쫄깃한 맛이 그만입니다. 맛있어~~
미국 가셨다가 한참만에 오신다고요?
최화경님도 미국에서 손주 보는 재미 한껏 누리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수요반은 잊지 마십시오.^^

식사 마치자마자 분당으로 달려가느라 정충영샘 커피도 놓쳤네요.
항상 수업 내용은 풍부하고 재미있는데 어찌 그리 잘 까먹는지...
선생님은 어떻게 그 모든 걸 다 기억하고 계신지...
어제도 많은 것 듣고 왔는데 생각나는 것은 거의 없어요.ㅠㅠ

벌써 개나리랑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려 하네요.
님님들! 새 봄 활기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송경미   14-03-20 11:48
    
참,
박기숙선생님! 이상태선생님!
한국산문문학상 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의 기쁨과 환희로 행복한 봄날 지내시기 바라고
더욱 창대한 문운이 열리기를 기원드립니다.
김미원   14-03-20 13:11
    
수요반 마당에 아직도 어정거리고 있습니다.
반가운 님들 근황 읽으며 입가에 미소도 짓구요.
님님들, 반갑습니다.
박기숙 선생님, 이상태 선생님,
한국산문문학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짐 벗어 놓고 홀가분한 어느 날 놀러가겠습니다.ㅎㅎ
조만간, 가까운 시일 어느 날, 필경에는......
조정숙   14-03-20 22:21
    
이상태 선생님,
박기숙 선생님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네요
축하드립니다.
박기숙   14-03-20 23:34
    
감사합니다.
한국산문 벗님들이 따뜻한 눈길로 보듬어 주신 덕분으로
영광의 문학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평소 모이기 어려운 오남매 전 가족이 총희때 모이게 되었답니다.
감사합니다.
분당반 조정숙 반장님도  들으시고  더욱 감사 합니다. 
총회때 뵙겠습니다.
오길순   14-03-21 10:23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 인연을 채우러 가는 여정, 여기 모란의 연이 있어 님들 앞에 놓습니다.
박기숙선생님, 수필집 내시고 오늘도 마냥 즐거운 날이시지요?


  모란의 緣

 
류시화

 
 어느 생에선가 내가

몇 번이나

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 것을

이 모란이 안다

겹겹의 꽃잎마다 머뭇거림이

머물러 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가끔 내 심장은 바닥에 떨어진

모란의 붉은 잎이다

돌 위에 흩어져서도 사흘은 더

눈이 아픈

 

우리 둘만이 아는 봄은

어디에 있는가

아무 것도 아닌 것에 대한 소란으로부터

멀리 있는

 

어느 생에선가 내가

당신으로 인해 스무 날하고도 몇 날

불탄 적이 있다는 것을

이 모란이 안다

불면의 불로 봄과 작별했다는 것을

 

 

 

-시집『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문학의 숲, 2012)
박윤정   14-03-21 17:27
    
책도 내시고 문학상도  받으시고... 2014년 봄 누구보다도 행복하실 박기숙 선생님~
한국산문 문학상 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뒤늦게 알아 수업후기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했음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상태   14-03-21 17:35
    
모자라는 사람 늘 격려해주시고 성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옥화재   14-03-24 13:25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
박윤정 총무님! 한편 수필의 근사한 제목입니다요.
무심한 듯 지내는 것이 능사는 아니네요.

이 봄날에 박기숙님 이상태님 수상소식이 우리를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정충영님의 수요반 사랑도 유별나고,
오길순 선생님이 실어준< 모란의 ? >,
필요를 적절하게 채워주신 김현정님의 팥시루 찰떡,
나붓나붓 힘을 실어시는 님님들까지....
봄날에 신나는 수요반의
한사람이 됨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