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례 반장님의 한국산문 총회 소식으로 3월 중순의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산문 총회는 4월 7일 5시 리버사이드 호텔 7층 <콘서트홀>에서 하며 회비는 3만원입니다.
황다연님이 고소한 인절미를 등단떡으로 준비해주셨습니다. 황다연님, 다시 한번 등단을 축하드려요.
신입회원으로 문신자님께서 오셨어요. 환영, 대 환영합니다^^.
오늘은 4편의 작품을 합평했어요.
김혜정샘이 <자기소개서>겸 첫 글을 내셨구요, 이순례반장님, 문경자샘, 정진희샘도 글을 내셔서 함께 합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장농을 버렸다> - 김혜정
작가: 겁이 많은 성격이다. 어떻게 읽었는지...
송교수: 장롱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말하는 방법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메타포가 아주 훌륭하다. 수녀를 포기하고 동생의 언덕이 되기로 하는 장면은 정말 좋았다.
독자: 김혜정샘은 평소에 밝은 성격이라 그런 줄 알았는데 이 글은 아주 감동을 주는 이야기였다.
송교수: 문장만 좀 다듬으면 좋겠다. “내가 할 일은 계속 일을 해서 가족을 지키는...”에서 일을 좀 구분하면 좋겠다. 몇몇 문장을 고쳐주는 것이 좋겠다. “‘그 집 큰딸이면 더 볼 것도...’라는 평판 뿐이던 나.”라는 문장은 마무리를 지어주는 것이 좋겠다. 과거와 현재가 복잡한데 문장을 과거형 현재로 바꾸는 것이 좋다. ‘오래... 오랜...’등의 문장에서 반복은 피해주면 좋겠다. ‘... 아닌가’로 문장을 끝내는 습관이 있는데 조금 문장을 다듬고 바꾸는 것이 좋겠다.
“장농을 잘 못 앉힌 것이 원인이었다.”로 시작하는 문장이 아주 좋았다. 그런데 남편 부분을 언급하는 부분도 “남편도... 잘 못 앉혀져 무너지고야 만 장롱의 균형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라기 보다는 “남편도 잘 못 앉혀져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라는 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메타포가 잘 된 아주 좋은 글이다. 그런데 내용상 ‘좋다’라는 말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도 되었다.
작가: ‘자기소개서’를 대신한 글이라서 처음으로 나를 깨뜨리고 쓴 글이다. 이 글을 써야 독자들이 앞으로 내 글을 읽을 때 나에 대한 이해가 될 것 같고 앞으로의 글도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순수한 암사슴의 광기어린 사랑>-영화 <암사슴>을 보고 - 이순례
작가: 갤러리 <델리아 브라운>이라는 작가 시리즈 작품들이 전시된 것을 보고 영화에 대해 쓴 글이다. 영화에서 극도로 절제된 와이의 감정이 너무 크게 와 닿아서 감상을 쓰게 되었다.
송교수: 영화에 대한 감상이 잘 표현된 글이다. 이순례선생의 글을 처음 본 글이다. 그래서 전체를 잡아보려고 했다. 영화를 스토리텔링한 그림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 글이 영화감상이라면 영화이야기가 본인의 해석보다는 적어야하는데 영화 스토리가 너무 길게 들어가고 작가의 말이 적었다는 부분을 지적하고 싶다. 영화스토리를 좀 더 압축하면 좋겠다. 아니면 작가의 말을 좀 더 넣었다면 좋았겠다. 스토리를 압축한다면 작가의 해설이 어떻게 남을 것인가를 잘 정리해야한다. “영화가 마지막 결론을 그렇게 처리한 부분이 아주 좋았다”라는 식으로 영화에 대한 이해를 좀 더 넣으면 좋겠다. 전체적으로 문장이 조금 길다. 길어서 얽힌 부분이 좀 있어서 그런 부분을 정리하면 좋겠다. 긴 문장을 나누어서 호흡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독자: 이순례선생이 화가이기에 영화부분을 좀 줄이고 그림이야기를 하면 더 많이 좋을 것 같다.
송교수: 마지막 문장 “...뇌리에 깊이 남는다.”를 “암사슴의 그것과 절묘히 닮아있다.”라는 식으로 끝나는 것이 좋겠다.
독자: 영화감상을 쓸 때 영화 내용, 감상 등의 구성에서 어떤 비중으로 다루어야 하는지..
송교수: 영화내용은 모두가 공유하는 내용이기에 감상 부분에 비중을 더 두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내용도 자신이 할 감상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써야한다.
<살구나무꽃 단상> - 문경자
송교수: 문선생의 다른 글보다 참신했다. 하지만 좀 더 세련되었으면 좋겠다. ‘꽃’을 보는 문선생의 밝은 면이 나와서 좋지만 좀 더 세련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첫 문장에서 자기 감상이 충분히 잘 표현되었기에 김용택의 <그 여자네 집> 인용은 완전히 빼는 것이 좋겠다.
두 번째 문장에서 “내가 부모님이 되어 자식을 낳고 살아보니”는 “내가 자식을 낳고 살아보니”로 고치는 것이 좋다. 몇몇 문장을 다듬어 세련화시켜야 한다. 살구에 대한 갑작스런 설명은 빼는 것이 좋겠다. <삼국유사>에 나온 살구꽃 부분도 빼는 것이 좋다.
아주 좋은 글감인데 좀 세련되게 정리하면 좋을 것 같다.
<투우 - 속임과 깨달음의 철학> - 정진희
송교수: 정선생은 글을 깔끔하게 잘 쓰니까 그런 부분은 언급할 것이 없다. 투우에 대해 본격적으로 썼는데 ‘내’가 좀 개입하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첫 문장에서 일부러 스페인의 ‘투우’를 보러 가는 자신에 대해 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에서 자신이 온통 빠져있는데 투우를 보는 자신에 대해 좀 서술한다면 좋을 것 같다.
작가: 한국에서 투우에 대해 볼 때는 이렇게 자세하게 나오지는 않아서 실제 투우를 보면서 알게 된 과정을 모두 서술하고 싶었는데 너무 지루하지 않았는지..
독자: 투우에 대한 철학서 같았다.
송교수: 투우에 대한 작가의 경험 부분이 더 서술되었으면 좋겠다. 투우를 결혼에 비유한 문장도 자신의 생각이 더 들어가면 좋겠다. 그래서 이 글은 그대로 놓아두는 방법도 있고, ‘내’가 개입을 해서 풍성하고 부드러운 글이 되는 방법이 있다. 투우를 보는 관람석도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독자: 투우에 대해 끔찍하게만 생각했는데 이 글을 보면서 투우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어 좋았다. 또한 중간 중간에 정선생의 생각들이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송교수: 이 글 자체로 좋은 글이지만 내 감상을 덧붙이면 그렇다는 것이다.
# 송하춘 교수님께서 천경자 화가의 <신부리>를 복사해 오셔서 손수 읽어주셨습니다.
잔잔하면서도 참 좋은 글이었습니다. 함께 감상한 내용을 간단히 적습니다.
<신부리> - 천경자
송교수: 우선 특징이 ‘나’가 아니라 ‘그’로 해서 이 글의 전체적 특징을 규정하고 있다.
신부리는 ‘신부래’(신부가 간다)인데, 옛날에 결혼하면 신부집에 적게는 몇 개월, 많게는 몇 년씩 머물러 있다가 신랑집으로 가게 되는 풍습을 말한다. 그 과정과 소회를 적은 글이다.
좋다고 한마디로 말하기엔 독특하다.
독자: 시댁이 가난하다는 말을 한 번도 안 하고 굉장히 잘 드러낸 것 같다.
독자: 나를 ‘그’라고 해서 소설 같은 글인데 그렇게 써도 되는 것인지..
송교수: 그런 것까지도 보여주고 싶었다. 결혼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이혼하러 가는 것 같은데도 수긍이 가는 글이다. 그것을 문학적으로 ‘일탈’이라고 한다. 일단 벗어나는 것이다. 그 예로 자신이 신부라는 것을 모른다. 도덕성, 윤리성, 관습 등을 모두 벗어버리고 쓴 글이다. 그 때 겪었던 일을 그대로 쓴 글인데, 시댁에 대한 감정, 남들의 비난 등을 생각지 않고 그대로 묘사해서 감동으로 다가온다.
수필이란 내가 겪은 일을 쓰는 글이고, 그런 부분이 여러 가지로 달리되어, 여행기, 감상기 등 여러 가지이지만 결국은 내가 붙어야 한다. 벗어났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신부는 이래야한다는 고정관념 속에서 쓰면 그 글은 내 글은 아니다. 이 신부는 자신이 한 경험을 이렇게 쓴 것이다. 상궤(다들 인정하고 오랜 세월을 통해 공인된 관습)를 벗어난 글이다. 이 글이 주는 힘은 ‘일탈’, 독특함이다. 문학에 오래 숙달이 되어 처리한 글이 아니라 미술로 하면 대생식으로 쓴 글이다. 그 후에 천경자작가의 글이 많이 나왔는데 이글은 옛날에 쓴 글이다.
독자: 마지막 부분이 “그 방엔 요강이 없었다.”로 끝나는데 글에 저속성과 품위의 경계나 차이는 어떻게 되는지... 이 부분을 항상 고민하면서 쓰기에 묻고 싶었다.
송교수: 말씀하는 의도는 알겠으나, 저속성을 피하려고 생각하지 말고 그 부분을 열심히 해서 노련하게 훈련하는 수밖에 없다. 방법은 너무나 다양하므로...
#월반 동정
4월 21일에 장원가든에서 안옥영샘의 등단파티가 있습니다. 월님들 모두모두 시간 비워두시고 봄날의 서정과 함께 느끼며 축하 많이, 많이 해주세요...
점심식사는 메밀국수집에서 했습니다. 제가 집안일로 참석하지 못해서 점심식사와 티타임 분위기를 자세하게 적지 못함을 양해해주세요...
월님들, 모두 좋은 한 주되시고 다음 주에 건강한 모습으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