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예의지국 백성인 저희들은 식사 후 스승님이 나가실 땐 언제나 일어나서 공순히 배웅을 합니다. 오늘도 그리 했습니다. 근데 샘 앞에 앉았던 이모 여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어나야 하나?"
샘이 받으셨습니다.
"그러면 엎드리세요!"
샘의 마지막 멘트는 언제나 강력한 펀치입니다.
울 샘의 핸폰은 폴더형, 011-번호를 쓰고 계십니다. 근데 출석부를 핸펀에 다운 받으라는 모양입니다. 근데 그게 스마트폰이어야 한다고요. 울샘의 꿋꿋한 의지가 꺾이실 지 모르겠습니다.
*오세윤선생님의 <노변잡설(老邊雜說)>을 합평했습니다.
"명수필을 써 오셨더군요. 좋아서 그냥 넘어갑니다. 글이 품위도 있고 생각의 깊이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시길. 우리 문학에는 장노문학이 없다. 늙으면 자연히 늙어진 문학이 된다, 그런데 그러면 독자가 ' 이분도 갔구나.'하기 때문에 젊게 쓰려고 한다. 의식은 젊어지되 글을 쓸 수 있을 때까지 건전한 노인의 글을 남겨두는 게 좋겠다. 자신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 글은 소재에 따라 젊게 쓰든 늙게 쓰든 노태만 아니면 된다.
"글이 유연하고 이제 늦철이 다 드신 것 같아요." 김옥남선생님의 평이었습니다.
교수님의 질문 하나 , 얼마큼 먹는 것이 소식이고, 포식이냐고. 교수님이 드시는 것이 적게 먹는 건지 많이 먹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우리는 어떤가요?
*김옥남선생님의 <부엉새 소리>는 전에 한 번 내셨던 글입니다.
"손을 많이 대다 보니 글이 엉켜 있어요. 가지를 쳐야 할 부분이 있어요. 짧게짧게 쓰세요, 문장을. '기억난다, 그리움이 가슴을 친다' 같은 표현은 하지 마세요."
김선생님은 자신을 어눌하고 재지 않아서 어머니가 부엉이라고 하셨다 했지만 한희자선생님은 글로 보면 어눌하고 재지 않은 모습이 없다, 지금도 제일 빨리 걸어가고 똑똑하니 그런 부분을 차라리 빼는 것이 어떤가 하셨습니다.
*강수화님의 <시어머니의 기일>,긴 글입니다
교수님은 처음 글을 내면 어떤 글을 쓰나, 어떤 성격의 글을 쓰고 문장의 습관은 어떤가를 주목해서 본다고 하셨습니다.
이 글은 두 장 읽다가 끝을 냈다, 끝까지 읽기가 어려웠다 하셨습니다. 수필이라면 나 개인의 감정, 체험 등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을 소화시켜서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글이다. 어떤 글이 되도록 해야겠다고 정하고 필요 없는 부분은 아깝더라도 빼야한다. 왜 <시어머니>를 붙였던가를 생각해서 그 부분만 살리면 2장을 넘지 않을 것이다 하셨습니다.
*김진선생님의 <허벅지와 대상포진>은 허벅지를 52센티로 만들려다 대상포진에 걸린 이야기를 재밌게 쓰셨습니다. 그런데 아픈 이야기를 쓰려고 하는데, 여자 얘기, 남성의 힘 따위를 쓸 필요가 있는가 하시네요. 스타일이 소설 장면 같은 부분이 있는데 지문으로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독자를 향해서 말하라고 주문하셨습니다.
*일초선생님의 <어느 노인의 모노로그>
글은 말고 제목만 고치시라고 하셨습니다. <생명의 노래>라고.
합평을 마치고 기행문 쓰기를 이곡의 《동유기》(일정대로 답사를 한 것이더라라는 뜻. 한문 문장을 번역 글임)와 남효온의 <금강산유기>를 자료로 배웠습니다. 이곡은 고려시대의 문장에 뛰어난 학자로《죽부인전》을 쓴 사람이고, 남효온은 조선 초의 문신으로 생육신중의 한 사람입니다. 둘 다 금강산 기행을 썼는데, 이곡은 사실 그대로 본 것만 썼고, 기행문을 쓴다면 남효온의 글이 좋으니 자세히 읽는 것이 좋다하셨습니다. 자세하기도 하지만 배울게 많다고.
일초님이 늦었지만 오랜만에 나오셨습니다. 교수님이 놀라서 "어떻게 나오셨어요, 다 나으셨어요?" "그냥 나와 봤어요." 힘들게 나오신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제가 기 좀 넣어 드렸는데, 효과가 있으려는지요.
강의 중 안명자님 폰으로 "카아토옥~~" 그 소리가 강의실을 울렸습니다. 우리 모두 웃었고, 안선생님은 끝난 후 교수님께 죄송하다고 사과하셨답니다. "아니 소리를 죽여놨는데 어떻게 살아났지?" 하면서.ㅎㅎㅎ암튼 금요일은 깨알같이 즐겁습니다.
(휴~~넘 길다,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