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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늙고, 잘 쓰고, 잘 죽자    
글쓴이 : 오길순    14-04-02 17:32    조회 : 6,245
요즘 수요반은 수필집 상재로 날마다 축제 분위기입니다. 지난 번 박기숙 선생님의 수필집에 이어 설영신선생님의 <<박수치는 여자>> 송경미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소풍>>
그리고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모두 모두 한국수필계의 큰 나무로 대박 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작품은 두분이었습니다.
정충영님의 <무도에서 재회>
이옥희님의 <문학과 나>
 
*수필, 신변잡기로 갈 것인가
*문학작품으로 남길 것인가
박상률 교수님의 일반적인 원론을 대충 요약해 보겠습니다.
 
 수필이 독자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묘사와 감흥이 잘 버무려져야 할 것입니다. 묘사와 감흥이 사실을 수기가 아닌 수필문학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신변잡기에 가까운 날 것을 알맞은 은유와 직유로 문학적 완성을 했을 때 더욱 감명이 깊다는 것이지요.
 남의 이야기는 자기 것처럼, 자기 일은 남의 이야기처럼 객관화 시키라니 조금 알 것 같지요? 냉엄한 독자는 연민과 공감이 더해졌을 때에야 감동을 한다는 뜻일 듯 싶습니다. 작가 역시 주제를 잡았으면 뼈대(구성)를 잘 만들고 그 구조에 다양한 살을 입혔을 때 좋은 수필로 거듭나게 된답니다.
 
 바쁜 추수철에는 옆에서 고개만 끄덕여줘도 고생이 감해진다는 속말처럼 장 반장님이 바쁜 꽃철로 몹시도 바쁘신가 하여 겨우 오케이 했는데 실마리 잡기도 잘 안 되는 군요.~~ 그동안 반장 총무님이 게시판을 붙잡고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새삼스럽습니다. 암튼 제 귀가 쪼께 그런 것은 죄가 아니라고 ,변명하며 들은풍월 적어봅니다.
 
1. 작가는 잘 늙어야 한다.
2. 잘 죽어야 한다.
3. 잘 써야 한다.
작가 뿐 일까요?
문학이 종교보다 위대하다는 말에 항상 공감하는 바, 우린 사실 잘 죽기 위해 수필을 종교처럼 붙잡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잘 늙기 위해 머리가 뜨겁도록 고생을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수필을 쓰다보면 저절로 수양이 되는 것도 같습니다. 한탄하면서도 밤새워 몸을 던지기에 고통도 기꺼이 기도처럼 간절하게 쓰는 건 아닐까요?
그 거역할 수 없는 불화로같은 수필, 때로는 뜨거운 부젓가락만 들고 화롯가에 있는 것도 같습니다. 저 높은 정상을 향해 기꺼이 오체투지를 하듯 수필쓰기의 연습은 삶의 품질을 상향시키는 담금질이 아닐까요?
어떤 소설가가 말하더군요.
“수필 비하하지 마라. 수필이 가장 어렵다. 수필가가 가장 고생이 많다. 경험 적은 자신은 손을 들었다.”
수필을 쓰다가 영영 안 되어서 소설로 썼다는 그의 진솔한 이야기가 긍정적으로 여겨졌습니다. 소중한 경험도 감흥을 줘야 하는, 진실하면서도 문학적인 수필을 위해 밤마다 우린 마음 졸여야 하는 운명의 길에 선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당연한 소재나 주제는 균형 잡힌 묘사를 해야 한답니다.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비론을 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요즘 자극적이지 않으면 드라마도 안 보는 시대에 수필이 가야 할 진실의 길은 참으로 먼 길이라 여깁니다. 그럼에도 이 시대 수필가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영광된 일이지 않습니까?
 
 잔디처럼 밟히고 깎이고 화형을 당하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수필, 아마 수필을 쓰는 것은 시대의 사명감이라 은근히? 말해 봅니다.
모처럼 수업 후기를 쓰려니 새로 난 강물 줄기처럼 엉뚱하게 흐른 것도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주름진 바지를 고이 다림질하여 서방님께 입히듯이 읽어 주시와요.
 
 식사 시간에는 교수님께서 하신 ‘품마다 사랑이다.’ 를 아니 ‘숨마다 사랑이다.’로 왈가왈부했지요. 아하! 품마다 사랑이랍니다. 그 깊은 뜻은 생략하고요. 암튼 교수님 인기가 날로 높아져서 서로 품어가는 점심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이신애님, 누군가의 러브스토리 다 듣진 못했어도 변죽만 들어도 재미있었어요.
 
이종열 이사장님께서 뜨거운 단 팥빵을 사 주셔서 기꺼이 일용을 했고요. 자작나무 카페에 가서 또 한 나절을 웃음 속에 살았어요. 고윤화 선생님께서 거하게 쏴 주셔서 팥빙수도 공짜, 멀리 성지 순례 다녀오신 신화식 선생님, 쵸컬릿도 공짜, 반장 총무님의 차 봉사도 공짜, 서로가 나눈 웃음도 공짜, 오늘은 그저 공짜 풍년이었습니다
 
결석하신 님들, 다음 수요일엔 꼭 만날수 있기를 기원하겠어요.
멀리 가신 분들도 이 곳에 소식 잠깐 주시면 좋을 것을...???
 
 참, 자식 결혼 골프 등등 당연한 것은 균형을 잡아서 쓰시랍니다.
천지가 꽃 대궐인 4월 2일 잠시 창밖을 내다보시고 또 한 편 쓰시기를....
잘 늙고 잘 쓰고 잘 죽기 위해~~~

이정희   14-04-02 22:59
    
와! 오길순 샘,
장정옥 반장님이 바쁜 일이 있어 후기를 부탁했다더니,
열정을 가지고 성의껏 쓰셨구먼요.
하기야 왕년의 주름 잡던 솜씨가 어디 가겠습니까.^^*
고마운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늘 좋은 시를 소개하며 이 마당에 단골로 댓글을 다는 샘이지만,
오늘은 역할을 바꿔 큰 봉사를 하셨네요.

수필집 <<아주 특별한 소풍>>을 출간해 나눠주신 송경미 님,
수고 많았습니다. 큰 기쁨 누리시기 빕니다.

오늘도 베푸는 손길들이 있어 진짜 공짜 풍년이었지요.

모처럼 박상률 선생님께서 티타임까지 함께 하셨다는데,
얼마나 진진한 얘기들이 오갔을지요.
어서어서 재미있는 이야기 전해주시길!
     
오길순   14-04-03 06:23
    
아하! 성실하신 이정희선생님,
벌써 게시판 쓸쓸할까 지켜주셨군요.
늘 그렇게 항상 부지런히도 분당으로 가시던 뒷 모습,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성실한 분들의 학문에의 욕망은 참으로 일생동안 닮고 싶은 마음결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저도 갈 날이 있겠지요?
글구, 시를 좋아하시니 허수경님의 <문득> 한 점을 놓습니다.


문득,

 
허수경

 
새싹은 어린 새의 부리처럼 보였다
지난 초봄이었다
그리고 겨울은 왔다
억겁 동안 새들과 여행하면서
씨앗은 새똥을 닮아갔다
새똥도 씨앗을 닮아갔다
붉어져 술이 든 겨울 열매를 쪼면서
아직, 이라는 시간 속에 걸린 잎사귀를 보면서
문득,
새들은 제 깃털을 잎사귀 모양으로 바꾸었다
그 일이 억겁의 어디쯤에서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얼음 눈빛으로 하얗게 뜨겁던
겨울 숲을 걷던 어느 날
그 열매의 이름을
문득,
알고 싶었다
새들이 잎사귀를 아리게 쪼다가
잎사귀 모양을 한 깃털을 떨구고 날아간 문득,
숱이 두터운 눈바람 속, 새이던 당신에게
날개의 탄생을 붉게 알려준
그 나무 열매의 이름이 알고 싶었다

―『시인수첩』(2014. 봄)
정충영   14-04-02 23:58
    
오길순 선생님의 왕성한 필력에 감탄하며 수업시간에
  한눈 파느라고 놓쳐버린 내용들을 복습했습니다.
  왜 하필 이 힘든 일을 하려하느냐는 박상율 선생님의 질문에
  시원한 대답도 못했지요. 문학이 되는 작품을 위해, 자꾸만
  좁은 길로 가라시는 선생님의 권유가 가슴을 울리지만
  어떻게 그곳에 도달할지 아득하기만 합니다.
  늘 바빠 티타임에 빠지시던 샘이 모처럼 함께한 밀탑에서의 3교시
  수업시간보다 재밌는, 내밀한 대화로 한층더 가깝게, 애틋하게
  우리들은 마음을 나눴지요.
  고윤화님이 흔쾌히 쏘신 맛난 팥빙수,커피,생강차를 즐기며
  많은 생각을 하게한 일화들을 새겨들었답니다.
  "좋아서 하는거지요. 그리고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것이 쓰고 싶게 하니까 여기 나오는 거구요."
  이종열 선생님의 단호한 멘트에 완전 동감입니다. 박선생님 질문에 대한 확실한 대답입니다.
  <품마다 사랑>이란 속담을 듣고 웃었는데, 이건형 선생님께 대쉬하는 그 멋진 분 얘기는 히트였습니다.
  소녀처럼 행복하게 피어나신 그 모습의 사연이 여간 흥미로운게 아니거든요.
    아름다운 결실을 맺은 , 박기숙 샘, 설영신샘, 송경미샘, 이상태 샘 지금 수요반은 축제분위기입니다.
     
오길순   14-04-03 19:51
    
"좋아서 하는거지요. 그리고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것이 쓰고 싶게 하니까 여기 나오는 거구요."
와우! 이종열 이사장님의 대답이 그러셨군요.~~
좋아서 하는 일, 그러니 늘 이종열 선생님 웃음이 떠나질 않으시나 보죠?

정충영선생님의 맛깔진 표현과 감성어린 관찰은 언젠가 대박을 준비하시는 소용돌이라 여깁니다. (죄송!)
아참, 이건형 선생님 솔직 담백하신 글, 이 다음 시간 우리를 행복하게 하실 것 같지요?
글구, 자작나무 밖에 외우지 못하는 이 어리석음이여~~~
밀탑에서 만났지요? ^^

여기 반칠환님의 시 <결석>을 놓습니다요.

결석

 
반칠환

흙 속에,
얼음 속에,
바람 속에,
살아 있던 것들 모두 다 꼼지락거린다만

가으내 약숫물 뜨러 다니던 그 할머니,
봄날이 저물도록 보이지 않는구나

-『웃음의 힘』(지혜,2012)
장정옥   14-04-03 11:09
    
요즘 장반장이 봄바람에 취해있습니다.
애인이라도 생겼으면 하는것은 바램으로만~~^^

오길순 선생님!
정말 훌륭하십니다.
어제 못들었던 것 다시 배웠어요.
앞으로 후기도 종종  부탁 드립니다.

일등으로 댓글 달아주신 이정희 선생님!
언제나 명확한 말씀으로 일침을 주시는 정충영 선생님!

멋진 주말 보내시고
담주에 만나요~~♥
     
오길순   14-04-03 19:06
    
고래 춤추듯이 가랑비 속을 더듬어 달려와서 우선 이 곳에 들렀네요.
혹시 누구 외로히 계실까 싶어서 시 하나 들고 왔어요.ㅎ
 그런데 장반장님, 김현정 전 회장님, 설영신 선생님, 와우! 이렇게 꽃샘 비내리는 오후
멀리서 와 계시네요.
암튼 장반장님, 꽃바람 많이 많이 나새요. 꽃바람 때문에 댓글 부탁하신다면 언제나 오케이 땡\큐 입니다. 어줍잖아도 쓸모가 있다면 마음 바치겠나이다.~~~(미리 신소리 하면 안되는데...^^)

무꽃

김선우
 
집속에
집만한 것이 들어있네

여러 날 비운 집에 돌아와 문을 여는데
이상하다, 누군가 놀다간 흔적

옷장을 열어보고 싱크대를 살펴봐도
흐트러진 건 없는데 마음이 떨려
주저앉아 숨 고르다 보았네

무꽃,
버리기 아까워 사발에 담아놓은
무 토막에 사슴뿔처럼 돋아난 꽃대궁
사랑을 나누었구나

스쳐지나지 못한 한소끔의 공기가
너와 머물렀구나
빈집 구석자리에 담겨
상처와 싸우는
무꽃

ㅡ시집『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창비, 2000)
김현정   14-04-03 13:19
    
제가 없는 동안 수요님들께선 더더욱 열공을 하시는가봐요?
수업내용이 주옥같습니다.
대선배 오길순 선생님께서 바쁜 우리 장정옥 반장님을 대신해 자상한 후기를 올려주셨네요.
녹슨 머리에 고농도 기름칠을 하고 갑니다.
박상률 선생님께서 티타임까지 함께하셨다니 유익한 시간들 보내셨겠어요.
왜 하필 힘든 글쓰기를 하는지 물으셨다구요?
누가 시켜서 선택한 것 아니니 멋드러지게 제대로 해야할 것 아니냐는 언중유골의 질문이셨겠지요?
뜨끔합니다.
수필집 상재하신 박기숙 선생님, 설영신 선생님, 송경미님, 출간을 기다리시는 문영휘 선생님,
한국산문문학상 수상하시는 이상태 선생님, 박기숙 선생님
정말 수요반 경사의 계절이네요.
모두모두 축하드립니다.
     
오길순   14-04-03 19:18
    
울 김현정 전회장님, 멀리 미국에서 지금 오신 거죠?
정말 반갑습니다. 이렇게 못잊어 하시니 수요반이 잘 굴러 갈수 밖에요.
좋은 일로 가셨으리라 싶어 어서 오시라 못하지만 그래도 감칠맛 나는 김현정 전회장님의 글은
그립답니다. 늘 인기 폭발이었지요?

요즘 수상에 저서에 전 반민의 경사가 났답니다.
머지 않아 김현정 선생님도 수필집 상재하실 때가 도지요? 또한 열심히 기다립니다.
시 하나 또 놓아봅니다.


애가(哀歌) 제14


―프랑시스 잠(1868∼1938)
 
“나의 사랑하는 이” 너는 말했다.
“나의 사랑하는 이” 나는 말했다.

“눈이 오네.” 너는 말했다.
“눈이 오네.” 나는 말했다.

“좀더, 좀더” 너는 말했다.
“좀더, 좀더” 나는 말했다.

“이렇게, 이렇게” 너는 말했다.
“이렇게, 이렇게” 나는 말했다.

그런 뒤, 너는 말했다.
“난 네가 정말 좋아.”

그리고 나는 말했다.
“난 네가 더 정말 좋아.”

“여름은 갔어.” 너는 말했다.
“가을이 왔어.” 나는 답했다.

그 뒤 우리의 말은
처음처럼 비슷하지는 않았다.

마침내 너는 말했다.
“내 사랑아, 네가 참 좋아.”

매맑고 숭고한 가을날의
노을 눈부신 저녁빛을 받으며.

나는 말했다.
“다시 한 번 말해주렴.”
 
―일간『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237』(동아일보. 2013년 3월 26일)
설영신   14-04-03 16:51
    
오길순 선생님!
장반장님은 장반장님대로 오선생님은 오선생님대로
나름대로의 개성있는 후기가 다 좋군요.
깜빡깜빡 놓치는 선생님의 말씀을 여기서 다시 줏어 담을 수 있구요.
저희들을 정성스럽게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
열심히 따라하는 수요반 님님들.

차마시는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함이 아쉽네요.
모두들 격려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오길순   14-04-03 19:43
    
설영신선생님, 아직도 책을 내신 마음이 마구 설레시지요?
엊그제 강남 문협에서 일일이 싸인 해주신 마음 참으로 멋지시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선생님의 아름다우신 마음처럼 수필집도 참 근사하다고 모두들 말한답니다. 

책 한 권 내는 것이 결혼하기보다 어렵다는 우리의 영원한 스승님 임헌영교수님의 맒씀마따나
짓고 꿰고 우체국에서 보내는 모든 과정이 얼마나 벅차고 바쁘셨나요?
잠시 숨 돌리시라고 나희덕님의 시 한 수 놓습니다.

 뿌리로부터


나희덕

 
한때 나는 뿌리의 신도였지만
이제는 뿌리보다 줄기를 믿는 편이다

줄기보다는 가지를,
가지보다는 가지에 매달린 잎을, 잎보다는 하염없이 지는 꽃잎을 믿는 편이다

희박해진다는 것
언제라도 흩날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뿌리로부터 멀어질수록
가지 끝의 이파리가 위태롭게 파닥이고
당신에게로 가는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당신은 뿌리로부터 달아나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뿌리로부터 달아나려는 정신의 행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허공의 손을 잡고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다

뿌리 대신 뿔이라는 말은 어떤가

가늘고 뾰족해지는 감각의 촉수를 밀어 올리면
감히 바람을 찢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소의 뿔처럼 가벼워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는 뿌리로부터 온 존재들,
그러나 뿌리로부터 부단히 도망치는 발걸음들

오늘의 일용할 잎과 꽃이
천천히 시들고 마침내 입을 다무는 시간

한때 나는 뿌리의 신도였지만
이미 허공에서 길을 잃어버린 지 오래된 사람
 
―『문예중앙』(2011. 겨울)
―시집『말들이 돌아오는 시간』(문지, 2014)
장정옥   14-04-03 19:22
    
요즘 수요반은 겹경사가 났습니다.
그 때문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니

에효효효~~~
이건 육이오때 난리는 난리도 아닙니다.

줄줄이 출간하신 선생님들에 이어

월요일 <한국산문 문학상>을 수상하시는
박기숙 선생님, 이상태 선생님,

거듭 축하드립니다.

뒤따르는 후배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셔서
글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잃지 않도록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오길순   14-04-04 08:58
    
시 하나 씩 놓았더니
댓글이 넘넘 길어서 조금씩 잘랐어요.~~~^^
송경미   14-04-04 09:19
    
수요반 마당이 북적북적 왁자지껄 하네요.
오길순샘 왕년의 한가락을 한껏 발휘하셔서 정말 멋진 후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굽이굽이 댓글마다 어울리는 멋진 시도 감사하고 큰 공부가 되네요.

책을 낼 생각을 할 때부터 부끄러운 마음이었는데
이젠 장애를 가진 못나고 부족한 딸이 시집가서 사랑받기를 바라는 어미 심정입니다.ㅎㅎ
문학소녀의 꿈을 이룬 느낌은 좋네요.^^

문우님들 축하 감사드리고 박기숙선생님, 설영신선생님께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한국산문문학상 수상하시는 박기숙선생님과 이상태선생님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수요반에 경사가 났네요!!

모처럼 박상률교수님 함께 커피타임 하셨는데 먼저 자리 떠서 아쉽네요.
님들, 혼자 화들짝 핀 꽃이 비와 함께 다 떨어져서 무척 서운하지만
남은 꽃잔치 잘 즐기시고 월요일 총회 때 반갑게 뵈어요.
     
오길순   14-04-04 13:09
    
송경미 선생님, 책 내고는 요즘 잠을 설치시는 건 아닌지요?
한 권의 책을 묶기 위해 몇 년을 그렇게 애통했는지 모를 일이지요?
돌아보면 지금 그 애통을 참 잘했다 여기실 것 같은...
분만의 고통 후 얻은 아기처럼...
다시 한 번 감축 드립니다.
     
오길순   14-04-08 22:40
    
이 곳에만 시를 넣지 않아 조금 섭해 하실까봐...^^ 


공양

 
허형만

 
이 땅에 꽃 피우지 않는 풀은
한 분도 안 계시니
이 모든 풀꽃의 이름으로 등을 켭니다
 
이른 새벽
풀꽃의 품안에 잠이 든 별과 이슬을
기름으로 등을 켭니다
 
풀꽃을 어루만지는 바람,
풀꽃에 입 맞추는 햇살을 구걸하여
등을 켭니다
 
이 대지에 향기를 품지 않은 풀꽃은
한 분도 안 계시니
이 모든 향기를 정성껏 모아 등을 켭니다
 
용서하소서
 
가난한 제가 드릴 거라곤 오직 이것뿐입니다
 
ㅡ『미네르바』(2013. 겨울)
정충영   14-04-04 12:25
    
와우! 우리 오길순님 어디서 언제 그렇게 시를 애송하시다가
    메마른 가슴의 벗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눠주시는지  그 선업이 쌓여서
    부처로 환생하시겠네요.
    반가워라! 김현정님, 우릴 잊지 않으시니 곧 돌아오시겠지요.
    박상율 선생님의 거듭되는 질문을 받고도 한번도 현정님 처럼 '언중유골,이 담긴 채찍으로
    생각지 못했는데 역시 다르시군요.
    너무 힘드니까 차라리 편하게 살지 그러느냐고 안타까워 하시는 걸로만 (부모처럼) 여겼답니다.
    현정님의 해석을 들으니 뜨끔하면서도 힘이 나네요.
    온천지에 가득했던 하얀 목련, 연분홍 벗꽃잎이 어제내린 봄비를 맞고 다 떨어져버렸습니다.
    환희의 순간이 덧없이 끝나고 슬픔만 밀려옵니다.
     
오길순   14-04-04 13:11
    
언제나 과분하신 칭찬으로 우렁이 처럼 머물고 있는 사람도
확 끌어내시는 카리스마 정충영선생님,
다 외운게 아니라 어디서 살짝 퍼 온 것이랍니다. ^^

덕분에 제가 외우는 간단한 거 하나 놓고 가겠어요.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알프레드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류시화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에서
오길순   14-04-04 13:24
    
박기숙선생님, 이상태 선생님~~~
이 곳에 귀하신 말씀 한 점씩 주시면 안되실까요?
글구, 수요반 많은 분들께서 노닥노닥 평소 다하지 못하신 말씀 여기에 풀어보셔요~~~
제가 이름을 다 부르지 못하지만 이종열이사장님 이하 모두모두 봄타령 한 번 해 보시와요~~~

김화순님~~~주기영님~~~하다교님~~~^^
제가 이름을 다 몰라서...???
옥화재   14-04-08 19:46
    
끝도 없이 쏟아 내시는 오길순 선생님의 글 창고
바닥을 알 수 없는 비밀의 못을 품고 계신듯
이름을 불러 주시지 않아 토라져 버릴까 하다가 ㅎ ㅎ ㅎ
봄타령이라기에 흥겨워서 들렀습니다.
 
이봄에 꽃들만 한꺼번에 핀게 아니네요.
박기숙님, 송경미님, 설영신님의 수필집 상재에다가
박기숙님 이상태님의 한국산문 수필 문학상,
뒷모습이 아름다운 김미원 회장님,(앞모습은 더욱 멋지십니다)
문학소녀의 꿈을 이룬 송경미 사무국장님의 멋진 퇴임까지...
 
수요마당이 정녕 꽃잎 분분한 봄날입니다.
내일은 꽃비맞으러 꼭 가야 할것 같습니다.
     
오길순   14-04-08 22:31
    
아, 자연에ㅡ 해박하신 옥화재선생님, 토라지시다니요!ㅎㅎ.우리 이 곳에 묵은 세월이 얼마인데요?
참으로 이름이란 뭔지, 그 한 뼘 얼굴과 이름 석자 대문에 우린 이토록 아딱까딱 최선을 다해 사는 건 아닐까요?
(제 못생긴 이름 죄송하지만서두...^^)
이름, 그 거룩함에 대하여~~~ 아주 잠간 옥화재선생님 말씀에 저 역시 이름에 오염시키지 않으려 살아온 것도 같습니다.
멀리 갔다가 이제사 오는 바람에... 언제 오셨는지 모르지만...
봄밤, 홍매화 그윽한 암향에 한거번에 펴버린 꽃들이 조금 야속하답니다. 차례차례 필 것이지요...꿀 아저씨들이 서운해 한다는 이 봄, 그저 우린 모두 어제 모여서 찐한 봄타령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요. 봄타령을 하러 오셨다는 옥선생님께...바치는 시 하나 놓아 봅니다.
제 창고가 아니라 어디 살작 가져온 것이어요~~~
이 밤 그 곳 청아한 공기 속에서 깊은 단 잠 이루시기를...


미소

 
 정호승

  부디
  반가사유상처럼 미소 지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 위를 걸을 때나
  바다에 넘어져 다시 일어나 흐느낄 때나
  거친 삼각파도 위에 반가사유상처럼 고요히 앉은 자세로
  평생에 단 한번
  세상의 너와 나를 생각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턱을 손에 괴고 눈을 아래로
  낮은 데로 더 낮은 데로
  저 땅 아래에서 물 아래에까지 내려가
  인간의 낙엽으로 다시 썩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너를 향한 내 인간의 자세가
  너를 향한 내 인생의 미소가

  -시집『여행』(창비,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