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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환약같은 외로움을........    
글쓴이 : 한지황    14-07-21 18:52    조회 : 3,924

오랜만에 이재무교수님과 한 끼 식사를 하면서 특강을 들었습니다.

아쉽게도 여러 분들이 여행 중이거나 사정이 있어서 다 함께 하지 못했지요.

유시민의 <나의 한국 현대사>를 읽고 계신 교수님이

우리들도 꼭 읽어보라고 강추하셨습니다.

몇 년 전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읽으면서

틀에 박힌 뻔한 시각이 아닌 새로운 시선으로

세계사를 다루는 유시민이 신선해 보였었지요.

인격적으로 그를 좋아하건 싫어하건

그가 글을 엄청 잘 쓴다는 사실만은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가 태어난 1959년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다루었다니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고 익숙한 사건들이 전개될 것 같네요.

 

역사논쟁은 단순한 학술논쟁이 아닙니다. 철학과 세계관의 마찰이며 인생을 사는 태도의 충돌입니다. 당신, 역사의식이 잘못됐어! 이 말은 곧 당신, 인생 잘못 사는 거야! 라는 말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현대사 논쟁은 날카로운 감정 표출과 시끄러운 정치적 대립을 동반하는 것이지요.

 

저는 1959년생 돼지띠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55년을 살았습니다. 제가 직접 보고 겪고 참여했던 그 55년의 대한민국현대사를 책 한 권에 담았습니다. 냉정한 태도로 관찰한 역사연구서가 아닙니다.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발굴하거나 많은 사실을 담으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역사를 살아왔던 당사자로서, 끝없이 번민하는 작가로서, 우리 세대가 겪었던 현대사를 정직하게 인식하고 해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해하고 다가올 미래를 전망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과거의 사실을 선택했으며, 그렇게 선택한 역사의 사실을 저의 주관적인 시각으로 해석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아름다우면서 흉측한 나라입니다. 대한민국현대사는 부끄러움과 자랑스러움, 분노와 자부심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제가 느낀, 이 모순되는 감정을, 여러분과 나누려고 이 책을 썼습니다. 더 훌륭한 역사를 만드는 힘은 공감의 능력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

 

<나의 한국현대사: 1959-2014, 55년의 기록>

 

현대를 살아가는 증인으로서 타인은 역사를 어떤 관점으로 해석했는지 엿보는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늦은 저녁 홀로 언덕을 넘는다

외로운 영혼의 고향

외로움을 준 신께 감사드린다.

외로움을 환약처럼 빚어 한 편의 시를 짓는다

된새가 귀를 따른다

 

이재무 교수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된새는 극동풍을 말합니다.

외로움을 두려워 하지 않고

차라리 그것을 주신 신께 감사까지 드리는 시인의 시를 향한 갈구가 눈물겹습니다.

외로움이 무서운가요?

그러나 그 외로움이 없다면 우리는 글을 지을 수 없습니다.

글쟁이로 태어난 이상 외로움은 늘 우리 곁을 맴돌겠지요.

외로움을 어떻게 빚어낼 것인지

시인의 환약같은 외로움을 슬쩍 엿봅니다.


최영자   14-07-21 21:21
    
반장님은 식사 후  담화도 강의 못지않게 열심히 들으셨네요.
 책 안의 문장까지 언제 저렇게 옮겼을까?  감탄 ~~

외로움을 시로 승화 시킨 시인은 멋있습니다. (멋 :이런 추상적 표현 쓰지 말라고 하셨는데~)

어쩌면 좋아요?
우리 문우님들은 외로울  틈이  없어 보입니다.
독서하랴,  카톡하랴? 만나면 이야기 보따리 푸랴?

늘 행복해서 걱정이라고 해야 할까요? ㅎㅎ~
     
진미경   14-07-22 19:35
    
네  맞아요. 늘 분주하고 어수선해서 외로움을 어떻게 빚어야할지
아직은 숙제를 받아든 얼뜨기 학생마냥 대략 난감입니다.
          
한지황   14-07-23 08:44
    
외로움을 창조의 밑천으로 삼아  멋진 글쟁이로 거듭나야 하는데 아직은 외롭기보다는 만남과 수다가  좋네요.이렇게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면서 행복하고요.
글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다?
거창한 글보다는 작더라도 따뜻한 정에 방점을 찍습니다.
진미경   14-07-22 17:00
    
교수님과의 식사때 우리는 음식만 먹은게 아니었지요.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가운데
다양한 관점을 수렴해가는 지혜도 같이 배우고 있습니다.
일산반 문우님들 몇명만 빠져도 이리 허전할까요?
외로움을 환약삼아 창작의 운명을 사는 작가들.... 오늘 수업도 유익했습니다.
진미경   14-07-22 17:10
    
분당 서울대병원에 가봐야해서 수업이 채 끝나기 전에 서둘러 나왔습니다.
열강하시는 교수님께 죄송했습니다.
올해 75세인 셋째 고모는 뇌수술을 앞두고 입원하셨습니다.
진씨집안 최강유머인 고모는 내일 수술하시는 분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밝으셨어요. 분당과 일산은 먼 길이라 서둘러 나오는데 이런 말씀을 하셨답니다.
맛을 느낄 수 있을 때 맛있는 거 많이 먹어라~~~
고모는 미뢰가 사라져 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당연한 것이 늘 당연한 건 아닌가 봅니다.
     
한지황   14-07-23 08:54
    
ㅎㅎ 미경샘의 유머 감각은 고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건가 봅니다.
늘 웃음을 유발시키는 멋진 재주에 몇 년은 젊어지는 것 같아요.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어요.
행복 전도사로서 언제나 일산반과 함께 해주세요.
고모님의 수술이 잘 되었으리라 믿고빠른 회복을 빕니다.
아직은 발달된 미뢰로 인해 늘 과식의 유혹에 괴로우니 이를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나요? 당연한 것이 당연한게 아님을 깨닫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