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반 오늘.
반장님이 결석한다는 메시지를 수업 가는 길에 받았습니다. 왠지 어깨에 힘이 쭉 빠졌습니다. 지난주에 새로 오신 반장님 친구분인 나윤옥님도 같이 결석. 아프신 것, 바쁘신 것 훌훌 털고 다음주에는 꼭 오셔야합니다.
한희자님이 간식으로 내신 맛난 모둠찰떡을 먹으며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한희자님의 <사랑은 비를 타고>
압구정으로 수업하기 위해 오면서 일어났던 짧은 이야기입니다. 갑자기 국지성 소나기가 쏟아져서 당황했던 이야기와 함께 빗속을 함께 달리던 일행이 사라진 사건. 그리고 사라진 벗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담겨있는 글입니다. 물론 무사히 교실로 오셨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장말철인 요즘 읽기에 딱 알맞은 글입니다. 계절에 맞춰서 글을 쓰시나봅니다. 글이 경쾌하고 좋습니다. 고칠 것은 없지만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우산의 이야기는 가볍게 하고 넘어가면 좋겠습니다. 염려의 마음이 담긴 상황에서 구차한 이유는 빼세요.
*이 글은 9월호 한국산문으로 갑니다.
송경순님의 <명동기행>
전주에 살던 작가는 결혼과 함께 서울 용산에 신혼살림을 시작합니다. 남편을 직장으로 보내고 큰마음 먹고 명동구경을 나섭니다. 여린 신부의 꽃단장과 처음 보는 명동거리에서의 설렘. 곧 뒤따르는 두 명의 소매치기. 재치로 그들을 물리치고 서둘러 온 귀가. 그리고 작가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 그날의 명동 기행이 사회 초년생의 혹독한 첫 번째 시험장 이였음을 고백합니다.
송교수님의 평
아주 잘 썼습니다. 많은 수필에서 시작을 볼 때 결론을 짐작하게 되는데 송경순님의 글에서는 예정된 결말이 아닌 글의 의외성이 있습니다. 그것이 신선합니다. 마무리 부분에서 조금 이해하기 힘든 문장이 보입니다. 설명이 필요합니다.
*이 글도 9월호 한국산문으로 갑니다.
노정애의 <콩국수>
콩국수를 먹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오쿠타 히데오의 <<공중그네>>이야기와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받아들여야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고칠 것은 없습니다. 글의 흐름과 트라우마에 대한 생각이 적절한지 다시 한 번 보세요.
안명자님의 <무딘 칼>
음식을 하기위해 꼭 필요한 칼. 무뎌진 칼은 주부의 피로도를 높입니다. 칼을 갈며 어린 시절도 추억하고 잘 갈아진 칼은 음식을 다루기는 좋지만 자칫 잘못하면 손을 베기도 합니다. 이 빠진 칼을 버리지 못함이 감각이 무뎌지고 몸마저 굼뜬 자신의 모습 같아서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합니다. 칼은 잘 갈아서 날을 세우지만 무뎌진 자신은 어찌 세울까하는 고민도 담겨있습니다. 글을 쓰며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날을 세우는 작가입니다.
송교수님의 평
고칠 것은 없고 좋은 글입니다. 글이 가지런해졌습니다. 욕심을 부린다면 조금 더 자신의 정서에 감정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합니다. 시작부분에 시간적 순서를 손보세요. 글이 잘 되었습니다.
조병옥님의 <그루누이의 제물> <자장면 먹는 사람들>
두 작품은 수정되어서 나온 글입니다. <그루누이의 제물>은 음에 빠져버린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음을 버리고 글쓰기를 한 작가. 글도 음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 작가입니다.
<자장면 먹는 사람들>은 결혼과 이혼에 대한 소설형식의 글입니다. ‘쌈 한 번 안 했으니까 헤어졌죠.’ 라는 주인공 문희의 말. 그리고 ‘떡 사세유’의 글이 나오고 엄마의 떡 목판을 본 날 이혼합의서를 구청에 제출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출발. 은희는 월급을 받아 어머니와 자장면 집에 갑니다. ‘거칠고 힘들었던 날들, 누구와도 나눌 수 없었다 할지라도 그것들이 지금 문희 안에서는 아름다웠다.’로 마무리 되어 있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두 글 모두 잘 고쳐졌습니다. 그루누이의 제물에서 중간쯤에 나오는 문장이 다른 글에서 한번 쓰였던 문장처럼 익숙합니다. 다시 생각해봐주세요. (이때 조병옥님이 교수님의 기억력이 대단하시다고 놀랐답니다. 교수님이 “아직도 젊은데 기억력이 좋아야죠”라고 해서 저희 반 모두를 웃게 만드셨답니다. 역시 교수님의 제치는 아무도 못 당합니다.)
강수화님의 <결혼 이야기-11>
엄마와 함께 양조장 사모님의 조카와 선을 봅니다. 분위기도 좋습니다. 엄마도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둘만 남게 되었을 때 자신의 다리가 한쪽은 의족임 남자는 고백합니다. 점심을 먹고 댐도 구경합니다. 계속 남자의 보행을 배려하는 강수화님. 자신의 배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골몰합니다. 다음편에?
송교수님의 평
고칠 것이 없습니다. 잘 쓰고 있습니다. 글에 대해 억지로 문제 삼지 말고 끝까지 가봅시다.
이렇게 수업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늘은 초복이라 미리 삼계탕 집에 예약을 해 두었습니다.
더운 여름 영계 한 마리씩 먹었습니다. 부디 더위를 잘 이기시길...
송경순님이 오늘 식후 팥빙수를 사겠다고 했습니다.(입고오신 꽃분홍색 니트 투피스가 너무 예쁘셨답니다.)
식사 후 자리를 옮기면서 송교수님은 “가자 팥빙수 먹으러” 이렇게 저희들을 이끌었습니다.
송교수님과 수업을 시작한 이후로 처음으로 찻집에 함께 갔습니다.
회원들의 청에 흔쾌히 동행하셨지요. 역시 쿨 한 교수님이십니다. 덕분에 저희들은 더 신이 났습니다. 별별 이야기와 엄청난 수다를 떨며 시원한 빙수를 먹는 요 기분. 교수님과 함께여서 더 좋고 의미도 깊었습니다. 송경순님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하필이면 반장님 결석하실 때 저희들만 좋은 시간을 가졌답니다.
결석은 여러 가지 손해를 낳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며 “가자 팥빙수 먹으러” 이 말이 계속 저를 따라왔습니다. 리더의 말 한마디. 따라가기만 하면 그곳에는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지 않을까하는 기대와 설렘이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이렇게 앞으로도 저희들을 잘 이끌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조용히 빌었습니다. 잘 따라가다 보면 무뎌졌던 글쓰기에 날이 서서 독자의 심장도 파고들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했습니다.
다음주에는 <한국산문> 8월호 모두 챙겨오세요.
저는 다음주 결석계 제출합니다. 친정아버지 기일이라 김해에 가야한답니다. 8월에 뵙겠습니다. 아프지 마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