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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을 통해 주제를 감추면 문학적인 글이 됩니다    
글쓴이 : 한지황    14-07-14 23:38    조회 : 4,491

 

진술에는 감정적 진술감정 환기적 진술이 있습니다.

나는 슬프다감정적 진술이고

나는 비바람에 시달리는 장미꽃 신세이다리고 하면 감정 환기적 진술이 됩니다.

우리는 감정적 진술에 익숙합니다.

그러나 문학에 필요한 진술은 감정 환기적 진술입니다.

사물을 통해 암시하는 것이지요.

시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직접적으로 쓰거나 말하지 않고

이미지, 신화, 상징, 비유, 반어, 역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장르입니다.

이것이 시의 구성요소입니다.

 

 

갈대들 /이재무

강변에 줄지어 서 있는 갈대들

불어오는 바람

세차게 몸 흔들어대도 갈 데가 없다

갈대라고 해서 왜 가고 싶은 곳이 없겠는가

깊숙이 내린 뿌리 악착같이 움켜쥔

진흙 터전 차마 떠날 수 없어

흐르는 강물에 제 그림자 드리우고

달빛 사무쳐도 별빛 영롱해도

제 몸 안에 고인 갈 빛 울음

밤새 퍼 올려 허공에 뿌리고 있다

 

 

갈대는 곧 시인 자신입니다.

이미지, 의인화 비유를 통해 떠나고 싶은 나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지요.

내 심정을 사물이 대신해 주는 것이 객관적 상관물입니다.

수필에서도 대상을 통해 주제를 감추면 문학적인 글이 됩니다.

 

 

초상 / 이재무

 

초저녁 붐비던 소란이 가라앉고, 밤 깊자

 

마당 한구석 일렁이던 화톳불도 사그라들었다

 

허물어진 담장 안으로 쏟아지는 달빛 받아

 

지푸라기에 매달린 살얼음이 반짝거렸다

 

울다 지친 나이 어린 상주가 깜박 졸고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고인의 영정

 

누군가 떨어진 술을 사러 논밭 가로질러

 

마을을 빠져나갔다

 

향불이 타오르는 탁자 밑

 

문상객이 놓고 간 지전 봉투가 어지러웠다

 

살다 보면 죽음이 삶을 위로하는 때도 있다고

 

부엉이가 상주 대신 밤을 울었다

 

 

 

초저녁 붐비던 소란은 문상객이 많았던 것을 말합니다.

화톳불은 문상객을 위해 피운 불로

지금과 다르게 집에서 장례를 치르던 시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는 겨울, 직접적인 설명 없이 풍경을 통해서

초상집 분위기를 잘 암시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꼭 필요한 소도구가 있듯이

글에서도 배경은 내용과 유관한 것만 써야 합니다.

울다 지친 어린 상주는 슬픔을 유도하기 위해 시인이 과장해서 만든 것입니다.

슬프다고 울부짖지 않아도 부엉이란 사물을 통해 슬픔이 느껴집니다.

이것이 시입니다.

직접적으로 가슴이 아프다거나 슬프다는 말을  하지 않고

암시로 그런 감정을 자아내도록 하는 것.

수필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쓸모없음과 쓸모있음의 사이

이것은 시 제목이 될 수 없습니다.

풀어썼기 때문이죠. 설명적이면 안됩니다.

문학은 인간의 존재를 밝히는 것으로

과학으로 증명될 수 없는 인간 존재에 관한 질문 즉

, 사랑, 이별 등 인간 실존의 조건을

비논리적이고 주관적인 언어로 쓰는 행위입니다.

 

시의 정의를 불러주시며 따라 적으라고 하신 스승님이

도대체 몇 번을 더 말해줘야 하느냐는 말씀에

까마귀 고기를 먹은 우리들은 웃을 수 밖에 없었지요.

아무리 이론을 공부해도 실제로 쓸 때는 제대로 되지 않으니

스승님께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독서모임 때부터 간식이  넘쳐나서 수업시간 까지 맛있게 먹었지요.

망고쥬스와 토마토를 가져오신 윤정미샘,

감자를 손수 쪄오신 최영자샘.

과자와 사과쥬스를 챙겨오신 정미 총무님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오늘도 최인호의 <타인의 방>을 비롯해

인간의 고뇌와 죽음 등 어두운 부분에 대한 글을 읽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습니다.

창비 한국 소설을 한 권씩 읽으며 여러 작가를 다양하게 만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어느 새 세권.

일 년이 지난 후 우리가 쌓아온 이야기와 추억들을 돌아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겠지요.

 


진미경   14-07-15 11:38
    
어제의 수업이 더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은 후기의 파워!
감정환기적 진술을 확실히 배웠습니다. 남은 것은 오로지 나의 몫으로...
조간신문서 읽었는데 한번의 필사가 여러번의 독서를 대신한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조용히 앉아 필사의 바다에 빠질 짬을 주지않네요.
아~한달만 주부사표 쓰고 싶어라.
한지황   14-07-15 12:30
    
달콤하고 시원했던 사과즙이 아직도입안에 감도는 듯한데  래순샘이 가져오신 것을 착각하고  실수를 했네요.
래순샘 죄송하고 감사드려요.
워낙 많은 분들이 간식을  챙겨오시니  금연에 성공하신 스승님께서도 간식을 즐겨 드시고  두루두루 회원님들  고맙습니다.
처음으로 각선미를 우리에게 보여주신 미경샘! 블랙 원피스 참 잘 어울렸어요.
늘 새로운 것을 향한 도전은 필요하지요.
덕분에 우리들 눈도 즐거웠답니다.
줄무늬 챙 넓은 모자까지...
새로운 패션으로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컴이 고장 나서 스마트폰으로 쓰려니 영 불편하네요ㅠㅠ
최영자   14-07-15 12:54
    
미경샘!
 그렇죠?  후기를 읽으며 지나쳤던 부분, 애매 모호했던 부분들을 다시 확인하며 공부하고 지나갑니다.

저도 가끔 혼자만의 공간을 갖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근처에 방 한 칸  얻어서 일년 정도 혼자 뒹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드라마 처럼)
ㅎㅎ~  이룰 수 없지만  생각만 으로도  행복합니다.

무더운 여름  잘 지내시고 월요일에 즐거운 마음으로 만납시다.
     
한지황   14-07-16 21:20
    
우리 모두 멋진 일탈을 꿈꾸나 봅니다.
모든 의무와 책임으로부터 벗어나 나 혼자만의 공간에서
누구의 눈치도 안보고 멋대로 살아보고 싶은가봐요. 
그러나 막상 그런 자유와 여건이 주어지면 과연 그럴까요?
어제 본 <테레즈 라캥>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하더군요.
금단의 사과는 너무 맛있어 보이지만 막상 베어 먹었을 땐
상상하던 그 맛이 아닌가봐요.
불륜일 땐 그리도 간절하더니
방해물인 남편을 제거하고 결혼까지 했는데
둘의 사랑은 존재조차 없더라구요.
에밀 졸라 원작의 영화인데 강추함니다.
인간 본성을 잘 그려놓은 수작입니다.
고풍스런 풍경도 멋있답니다.
정정미   14-07-16 00:31
    
감정환기적 진술과 감정적 진술에 대해서 확실하게 배운 것 같아요
그래도 또 시간이 지나면 선생님 말씀처럼 까마귀 고기를 먹고 헤실헤실 웃기만 하겠지요 
생전 처음 듣는다는 표정으로 ㅎㅎ
반장님 후기 덕분으로 이번엔  오래 갈 것 같긴 해요. 바램...입니다.
미경샘 블랙 원피스와 지황반장님 아이보리색바탕에 잔잔한 꽃무늬 원피스가
대조적이면서도  두분에게  멋지게 어울렸어요. 미경샘! 자주 입고 오세용 예뻤어요..
일년에 한 두번만 치마를 입는다는 것은 예쁜 다리에 대한 예의가 아니예요.ㅎㅎ
영자샘, 저도 그런 상상 가끔 하는데.... 무척 매력적이죠?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는 이룰수 없는 꿈을 저도 꾸곤 한답니다.
미경샘 영자샘 ...주부 역할 충실히 하면서 우리만의 ....안될까요....
덥다고 자꾸만 축 쳐져요.
우리반 샘들 아프지 마시고 씩씩하게 여름나요.
한지황   14-07-16 21:38
    
정미샘의 바램은 우리 모두의 바램이죠.
이제  지겨운 까마귀 고기는  그만 먹고 싶어요.ㅎ
나만의 공간은 아니지만 우리만의 공간인 독서모임이라도 있어서 행복해요.
에제는 두편의 영화를 보았는데
또 한 편이 <천번의 굿나잇>이어요.
그 유명한 줄리엣 비노쉬가 종군기자로 나오지요.
화장기 하나 없이 주름진 그녀의 얼굴이 얼마나 자연스럽던지...
나중에 화장을 하니 더 예뻐 보였지만
프로 근성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내용은 보실 분들을 위하여  쉿!
얼마나 구성이 탄탄하고 메시지가 강한지 꼭 보셔요.
악을 보고 침묵하는 것도 죄가 된다는 생각부터
이슬람교도들의 맴목적인 종교관  등등 느낀 점이 많았어요.
꼭 수필로 쓰고 싶은 영화였어요.
듣는 것과  보는 것의 엄청난 차이도 깨달았고...
요즘 맘에 드는 영화가 없어서 내가 그동안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했는데 아니었어요.
가끔 발견하는 좋은 영화는 값진 보석만큼 귀해요.
누구의 말도 필요없고  직접 보고 스스로 느끼고 깨달아야하는 것이 
잘못 선택하고도 후회할 수 없는 영화의 속성이지요.
     
정지민   14-07-17 15:33
    
줄리엣 비노쉬 광팬으로서 꼭 봐야겠네요. ㅋ
덕분에
저도 감정적 진술과 감정 환기적 진술에 대해 공부 잘 하고 갑니다.
          
한지황   14-07-21 18:47
    
이제야 정지민 샘의 댓글을 보았어요.
늦은 인사 죄송하고요.
천번의 굿나잇은 즐감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정정미   14-07-17 21:52
    
(천번의 굿나잇) ...지지난주에 봤어요. 저도 반장님과 같은 느낌 받았어요.
줄리엣비노쉬가 나온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좋아서 보러 갔는데 역시 괜찮은 영화!
자연스런 주름이 저렇게 아름다울수 있구나 ...영화 보는 내내 맘을 흔들더군요.
영화가 주는 메세지 이외에 소득이었지요. 그치요?
(테레즈 라캥)도 몇 번이나 보러 가려 했는데 그 때마다 시간이 안 맞아서 아직 못봤어요.
막 내리기전에 빨리 가봐야 할텐데....
(신의 한수)는 썩 보고 싶진 않은 영화, 어찌하다 보게 되었는데
잔인한 폭력장면을 제외하면  예상했던 것 보다는 괜찮더군요.
나에게  신의 한수는 뭘까?  생각 해보니 글쎄?
재미 없다고 들었던 영화가  의외로 재미있을 때도 있고 재미있다고
소문난 영화가 내겐 별 재미 없게 보여 질 때도 있으니
반장님 말처럼 직접 부딪쳐  봐야 알 것 같아요.
진미경   14-07-17 08:53
    
옷입는 것과 인생의 패턴도 닮아있어요. 새로운 옷 입기를 두려워함은 도전의식의
결여! 실수할까봐 망설이는 거지요. 그저 편하고 활동하기 쉬운 옷이 마지막 순간에
주인에게 간택되는 겁니다. ㅎㅎ
일산반 문우님들의 격려에 힘을 얻습니다.
진미경   14-07-17 08:57
    
오늘은 프란시스 하~라는 영화를 보려고 합니다. 제 곁에는 예술을 사랑하는 멋진
여성이 있습니다. 목숨다하는 날까지 살아나가는 인생길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지요. 끊임없이 좋은 에너지를 주는 훌륭한 벗이 있어 외롭지 않는 여정입니다.
무더위 굴하지 마시고 건강하게 지내요! 화이팅^^
     
정정미   14-07-17 22:06
    
프란시스 하  라는 영화는 어디서 해요?
처음 듣는 제목인데요.....
훌륭한 벗!
도전을 하지 않는 게 실수랍니다 ㅎㅎ
한지황   14-07-18 09:00
    
예술영화 전용관 아르떼가 있는 주엽서 하지요.
주인공 여자 이름이어요. 꼬이고 꼬이는 인생살이를 잘 그리고 있어요.비단 주인공뿐 아니지요.
누군들  자기 뜻대로 의지대로 착착 전개되는 삶을 살아가겠어요?
누구나 실패를 거듭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영화는 말해주는것 같아요.
아주 미인은 아니지만 서글서글한 용모의 프란시스! 그래서 더 실감나고 정이  가나봐요.
최영자   14-07-18 10:36
    
반장님이 영화를 좋아하니까 댓글에 영화가 소재로 올라와서 좋네요.

추천 해 주신 <테레즈 라캥> 어제 봤어요.
불우한 환경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떠밀려 한 결혼  후  뒤늦게 찾은 사랑.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해서는 안될 살인을 저지르고
영원 할 것만 같은 사랑의 유효 기간은 끝나고  증오로 변해버린  처절 한 몸부림...

오늘  <천번의 굿나잇> 보러 갈 겁니다.

늘 좋은 영화 추천해 주시는  반장님  사랑합니다. ㅎㅎ~
     
한지황   14-07-21 18:49
    
천번의 굿나잇에 대해 얘기를 나누지 못해 아쉬워요.
담주엔 곡 얘기하기로 해요.
할 말이 넘넘 많은 영화이니까요.
공인영   14-07-18 17:57
    
아이고 더워! 가만 있어도 땀이 나요.
 그렇다고 에어컨도 맘 놓고 틀 수도 엄꼬;;
그나저나 복날이라네요.
삼계탕이라도 한그릇 자시며 초복 잘 보내자구요.
못 다 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는 걸로. 헥헥...
갑니다=3=3=3
     
한지황   14-07-21 18:50
    
가뭄의 끝은 어디까지?
수욜 부터 비가 온다는데 하도 속아서 영....
바람은 부는데 왜 이리 끈적거리는지.
비가 그리워요.
애타는 사람들을 적셔줄 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