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신나는 합평은 오늘도 이어졌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낸 정정미 총무님은 프로라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2년 이상을 묵묵히 다니며 열심히 공부한 결과이기에
모두에게 희망을 선사한 셈입니다.
<할머니>에서 정미총무님은 피드백 구성을 잘 활용했습니다.
건너편 동에 사는 동네 할머니의 무연한 눈빛에서 고독의 냄새를 맡고
자신의 할머니를 떠올립니다.
일하는 엄마 대신이었던 할머니가 아프기 시작하자
처음에는 연민을 갖지만 나중에는 외면했던 솔직한 심정을 고백합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할머니의 방을 밤새도록 열곤 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 내 맘 속, 추억 속의 할머니 방이지요.
가슴을 울리는 수필은 한 번에 오케이를 받았습니다.
탄탄한 구성과 별로 손 볼 곳이 없는 글로 홈런를 날리신 총무님의 다음 글이
벌써 궁금해집니다.
박래순샘의 <마지막 배웅> 역시 한번 고친 글로 우수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고향에서 알고 지내던 분이 '염습사'란 특이한 직업을 가진 것을 알고
그 얘기를 들으며 직업에는 귀천이 없음을 깨닫게 된 경험을 소상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젠 한 번만 고치면 오케이 받으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역시 일산반의 실력 향상은 긍지를 가질만 합니다.
박인숙샘의 <나는 너를 원한다>는 불면에 대해 시처럼 쓴 글입니다.
이 글 역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라는 칭찬과 함께
이제껏 인숙샘의 글 중 최고라는 찬사도 받았습니다.
두 번 째 단락에서 눈치 빠른 사람들은 불면이라는 관념을 의인화했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제일 뒷부분에서 반전이 있어 독자들이 깨달을 수 있다면 더 훌륭한 글이 됩니다.
그러나 고수들만이 할 수 있지요.
폴터가이스트/성은주
하늘은 별을 출산해 놓고 천,천,히 잠드네
둥근 시간을 돌아 나에게 손님이 찾아왔어 동구나무처럼 서 있다가
숨 찾아 우주를 떠돌던 시선은 나를 더듬기 시작하네 씽끗, 웃다 달아나 종이 인형과 가볍게 탭댄스를 추지
그들은 의자며 침대 매트리스를 옮기고 가끔, 열쇠를 집어삼켜 버리지 그럴 때마다
나는 침대 밑에서 울곤 해
스스로 문이 열리거나 노크 소리가 들릴 때 화장실 문은 물큰물큰 삐걱대며 겁을 주기도 해
과대망상은 공중으로 나를 번쩍 들어 올리지
끊임없이 눈앞에서 주변이 사라졌다 나타나고 조였다 풀어져
골치 아픈 그들의 소행에 시달리다 못해 어느 날, 광대를 찾아갔지
광대는 자신이 두꺼운 화장에 사육 당하고 있다며 웃어야 할 시간에 울고 있었어
천장을 훑어 오르기 위해 어둠 속에서 그들은 그림자를 흔들고 있어
자연스럽게, 때론 엉성하게 그러다 접시가 입을 쩌억 벌렸어
누워있던 그들은 홀가분하게 나를 떠났어
온갖 소동 부리고 떠난 자리,
무성한 음모만 시끄럽게 남아있네
불면증에 관한 시로서
폴터가이스트란 불안정하게 소란을 피우는 영(靈)을 말합니다.
하늘은 별을 출산했다는 표현이 재미있지요?
우리도 그런 표현을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들은 폴터가이스트를 말하는 것으로 시끄럽기 그지없고
그만큼 불면이 심하다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듯하지만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훌륭한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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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 <타인의 방>도 참고하면 좋습니다.
카프카의 <변신>을 모델로 해서 쓴 중편소설이며 도시의 익명성을 풍자한 글입니다.
70년 대 아파트가 생기면서 이웃 간의 소통은 단절되고
도시인들은 불면증을 많이 겪습니다.
출장에서 하루 일찍 돌아온 주인공이 아무리 벨을 눌러도 아내는 문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이웃은 계속 벨을 울려대는 그를 신고하고 (여기서 도시의 속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지요)
한바탕 소동을 겪은 후에야 주인임이 밝혀집니다.
이웃끼리 터놓고 지내는 시골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집에 들어간 사내는 화장대에서
아내가 바람을 피우기 위해 외출했다는 증거의 쪽지를 발견합니다.
과대망상에 빠지기 시작한 사내는 냉장고가 열리고 떠드는 듯한 환상에 시달립니다.
그밖에 김영현의 <벌레>나 카프카의 <불면>을 벤치마킹해도 좋습니다.
이미 손색이 없는 글이지만 위의 글들을 활용하면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지요
윤정미샘이 드디어 다섯 편의 합평통과를 받았습니다.
<오른손 왼손>이라는 교훈적인 글이 잘 다듬어져서 등단작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스스로를 왼손이라 여기고 상대방을 오른손이라 여기면 불만이 없어집니다.
내가 손해를 본다는 생각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니까요.
그동안 열심히 글 내시고 고치고 여기까지 오신 윤정미샘께 박수를 보냅니다.
이렇게 우수한 글들 덕분에 일산반은 브라보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옥수수를 정성스레 쪄서 일일이 한 팩씩 포장해 오신 야무진 손끝의 총무님 감사합니다.
또한 새콤달콤한 매실식초를 시원한 생수에 희석해 가져오신 래순샘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는 야외수업입니다.
메기매운탕으로 몸보신겸 콧바람도 쏘이기로 했으니 모두 참석하시어 즐거운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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