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반 오늘
오랜만에 조병옥님이 오셨습니다.
조금 여윈 모습에 표정만은 미소를 가득 담고 오셨지요. 얼마나 반갑던지요.
지난주 접촉 사고로 아프셨던 님들도 모두 출석하셨답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웠지요.
여기저기 불편하셔서 치료중이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수업에 오셔서 많이 감사했습니다.
오랜만에 금요반에 활기가 넘쳤습니다.
한분 한분의 자리가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는 오늘이었습니다.
주주를 모집하는 광고도 하고 한국산문이 드디어 사무실을 가지게 되었다는 보고도 했습니다. 수고해주시는 운영진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입니다.
부디 주주님들이 많이 참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수업 시작합니다.
김옥남님의 <그들이 다녀갔다>
1977년 한일 청소년교류단의 일본측 연구원 대표인 스미코씨와 한국 대표였던 작가의 오랜 우정을 담은 글입니다. 서로 왕래하며 가족들과 친분을 쌓고 가까운 지인들과도 교류합니다. 자녀들까지 모두 가족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37년의 우정에 나카무라부부가 한국을 방문해서 3박4일을 작가의 집에서 함께 보냅니다. 세월 탓에 아마도 그들의 방문은 마지막이리라 짐작하며 공항에서 눈물을 흘리는 작가. ‘삶은 어려우나 아름다운 것 열심히 사는 거다.’ 연륜이 느껴지는 이 문장은 여운이 남았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과거의 우정을 말하는데 무리가 없이 잘 빠져 나온 글입니다. 드릴 말씀은 없고 좋다는 말만합니다. 제목도 좋습니다.
안명자님의 <버려진 담배꽁초>
지난번에 한번 내신 글입니다. 버려진 담배꽁초로 인해 하수도가 막혀서 장마에 도로가 물바다가 된 이야기입니다. 거리를 청결하게 하는 일본에서의 짧은 경험과 왼 손자와의 이야기도 담겨있습니다. 무심하게 버린 꽁초에는 자신의 도덕심도 함께 버린다는 생각을 해야할듯합니다.
송교수님의 평
얽힌데 없이 무리 없이 잘 정리가 되었습니다. 사소하지만 글이 여물어지기 위해 몇 군데는 다듬었으면 합니다. 당연히 할 말을 했는데도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괜한 시비를 걸어본다면 제목이 멋있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한 번 더 생각해주세요.
이원예님의 <풋감>
감나무에서 떨어진 풋감을 보며 어린 시절 할아버지 댁에서의 일들을 회상하는 글입니다. 풋감을 구워 먹으면 맛있다는 동생의 말에 풋감을 모두 따서 아궁이에 넣는 작가. 그것을 조부모님이 알고 크게 혼이 납니다. 할아버지가 죽어도 절대 안 올 것이라고 악다구니를 한 손녀가 작가입니다. 몇 년 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일이 꼬여 진짜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원예님은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고 합니다. 조부모님들의 순타하지 않았던 삶을 풀어놓고 그분들에게 어린 손자들이 바로 풋감처럼 여린 것이었음을 깨닫기도 합니다.
송교수님의 평
잘 섰습니다. 내용도 있고 감추어졌던 감성도 살아났습니다. 멋을 부리거나 고민해서 힘들게 쓴 문장들이 보입니다. 그렇지만 문장이 멋있지는 않습니다. 너무 과하다 싶은 문장들도 손보셔야합니다. 조금 더 멋을 부려야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글은 원근법이 살아나서 잘 된 글입니다. 글이 좋으려면 청승을 떨고 엄살을 떨며 죽을 듯해야 독자들은 글을 읽는 맛을 느낍니다. 이 글에 그런 부분들이 있어 글이 더 살아났습니다. 등단작으로 써도 좋겠습니다.
강수화님의 <결혼 이야기-9>
드디어 작전타임. 술을 마시고 쓰러지는 것 까지는 좋았지만 너무 과해서 문제였지요. 오바이트를 하고 그 남자가 옷을 빨고 몸을 닦아주고...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살아 있다는게 치욕스러웠다는 작가. 그리고 심하게 앓아눕습니다. 그 뒤 몸을 추스르고 다시 선을 보기 시작합니다. 이들이 어떻게 다시 만날지... 너무 기다려집니다.
송교수님의 평
현장을 잘 씁니다. 서툰 데가 없고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도 있습니다.
그리고
월드컵에 대한 글감을 숙제로 내주실까했는데 한국축구가 무참히 지는 바람에 그만 두셨다는 교수님. 그래도 공부를 위해 교수님이 쓰셨던 2002년 월드컵 이야기를 가져와서 꼼꼼하게 읽고 수업했습니다. ‘6월은 전쟁의 달인가.’ 육이오와 현충일이 있고 축구가 공으로 하는 전쟁이라는 연결이 아주 멋진 글이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유념했던 것은 오래전 이야기를 회고형 설명문으로 쓰면 재미가 없어서 줌으로 끌어들여서 현제의 시점에 두고 현장감 있게 쓰셨다고 합니다. 뒤에는 의미화 해서 글을 살렸다고 하네요. 이것이 글감이 되게 하기 위해 ‘전쟁을 좋아하나보다’, ‘전쟁 시뮬레이션이다’를 끌어들였답니다. ‘결코 지고 싶지 않은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 앞에 우리는 열광하고 또 열광하는 것이다’ 로 마무리되는 이 문장도 너무 좋았답니다.
오늘 금요반 회원들은 시샘으로 수업을 마쳤습니다.
글에서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문장을 지적하고 리듬을 살리게 문장을 다듬거나 전체적이 평만 하는 것이 지금까지 송교수님의 수업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원예님의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꼼꼼하게 지적하고, 칭찬하고, 글 쓸 때 작가의 마음까지 콕콕 집어내시면서 분석했습니다. 좋은 문장을 찾아내고 등단작으로 써도 좋다고 하셨지요. 너무도 친절한 수업에 저희들 모두 부러움과 시샘을 한꺼번에 원예님께 던졌습니다.
점심시간에 제가 시샘을 담아 송교수님의 애제자는 이원예님이라고 말씀을 드렸지요.
송교수님은 “애제자가 아니고 애(아이)제자입니다. 아니 풋 제자지요.”
풋감으로 칭찬 받은 이원예님께 딱 어울리는 ‘풋 제자’
이렇게 저희들을 두 손 들게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교수님께 저희들 모두가 풋 제자가 아니던가요.
교수님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가지에 단단하게 매달린 그런 제자들.
그리고 그곳에서 잘 영글어 탐스러운 열매가 되기를 기다리는 그런 제자들.
지금은 풋 맛이라 떫고 맛이 없지만 교수님과의 수업이 계속되면 좋은 열매로 보답하겠지요.
그렇게 우리들은 풋 제자가 되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너무도 즐거웠습니다.
후식으로 한희자님이 내신 커다랗고 시원한 수박 맛은 짱! 이었습니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수업이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남편도 출장중, 아이들도 여행중이라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즐기겠다고 했습니다. 후기도 내일 아침 10에 올리겠다고 양해도 구했습니다. 그런데 놀아본 놈이 놀 줄 안다고 동생 만나 간단히 밥 먹고 맥주한잔 마시고 나니 더 할게 없어서 그냥 집에 왔습니다. 그래도 내일까지 참으려고 했는데 반장님께 전화가 와서 그만 들켰네요. 그래서 이렇게 올립니다. 하이힐로 강남을 접수하는 불금의 이야기는 아마도 청춘들의 몫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