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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은 우리의 운명    
글쓴이 : 오길순    14-06-25 21:32    조회 : 4,147
 날씬둥이 이쁜 장반장님 부탁에 우유부단한 저, 고개 우선 끄덕이고 났더니 이제서야 후회막심 ^^
때마침 슬프고 고달픈 세상 이야기로 가슴 시린 터에 산 사람은 그래도 또 지구를 지켜야 하는 사명감 앞에서 묵묵히 또 수필의 길을 가는 걸 운명이라 여겨야겠지요?
 
 오늘 합평은 문학의 언어를 모국어로 쓰자는 말씀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수필가들이 우리말을 사랑하자는 국문학자다운 박상률교수님의 철학이셨습니다. 더러 근원도 없이 떠도는 유행어가 교수님을 슬프게 했을 것 같아 덩달아 슬퍼졌습니다.^^ 그래서 비문과 악문은 삼가 하자 이 말씀입니다.
 
 그리고 영어식 표현은 가능하면 우리 표현으로 지향하자는 말씀입니다. 수필문학은 국어를 잘 사용해야 그 정서가 제대로 전달 될 것입니다. 베잠뱅이에 서양모자를 쓴 듯 어울리지 않는다면 수필의 문단 균형이 안 맞기도 하겠지요?
 
 또 글의 첫머리와 끝머리 문장을 잘 써야 한답니다. 대회에서 심사위원이 가마솥 국 맛을 다 봐야 아느냐고, 처음 간과 마지막 깊은 맛을 봐도 안다는 말씀, 글의 유기적인 상관관계로 맥락을 제대로 엮어야 독자의 오감이 충족된다는 것이겠지요? (이론은 그러하지만 실제는 쪼께 잘 안돼요~~·)
 
 비교적 작가의 삶은 평탄하지 않은 게 축복이랍니다. 작가의 상처를 먹고 사는 이들이 독자랍니다. 지나친 행복자랑이나 웃음은 오히려 독자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도스트엡스키의 작품이 명작인 것은 그의 죽음 직전의 슬픔과 애달픔이 승화되어 독자를 감동시키는 때문이라지요? 죽음의 아픔이 명작의 가장 좋은 소재인가 봐요.
 
 우리의 지향은 행복이지만 그 곳까지 가기 위해 넘어지고 떨어진 상처투성이가 독자의 상처를 위안해주는 동병상련...... 그래도 행복한 삶을 살래? 상처투성이의 위대한 문인이 될래? 묻는다면.......저는 글쎄요, 지난날을 후회하진 않지만 전자를 택하고 싶네요. ^^
 
 임미숙님의 맛있는 견과류 찰떡을 시식으로 시작된 아침, 도원의 큰 방에서 누린 점심 식사, 그리고는 영화관으로 직행! (순간의 선택?에 영화를 보는 행운의 일진이 되었지요.^^)
모나코의 왕비 그레이스케리의 일대기. 제목도 모르고 시작된 영화는 아름다운 왕실 분위기가 참 근사했어요. 한 번 쯤 꿈꿔보는 환상의 세상, 그런데요. 한 마리 새처럼 자유로운 우리가 옹비보다 행복한 사람 같았어요.
 
 배우로 살았더라면.......그녀가 더욱 행복했을 것 같기도 하고.......한 번 쯤 그렇게 살아봤으니 여한이 없겠다는 부질없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다 지 복대로 사는 게 인생인 것을, 어른들은 '살 속에 든 팔자는 뺏지도 주지도 못한다'하시던가요?  안분지족하자고 두 주먹 살며시 쥐었지요.
아무튼 우리의 현재가 최상인 것을.......우리가 선택한 이 순간이 진정한 운명인 것을...! 다시 깨달았답니다. 그레이스의 그 우아한 모습이 아쉬웠지만 리콜키드먼도 참 늘씬한 미녀였습니다.
 
 수필도 운명인 것 같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아니했을까요? 대부분 후회 없으실 걸요. 고통 속에서도 참 인생을 찾은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가장 큰 공부는 고생이라니 우리 수필로 고생 실컷 하다 아름답게 가자고요. 누군가는 고생한 날이 생애 최고의 성공한 날이었다네요.
 
어떤 시인은 또 자신의 문학 대부분은 운명이고 외로움이라 했습니다. 문학적 천성과 재능을 갖췄다면 슬슬 써도 되련만.......천성이나 재능 한 쪽만 지녔다면 엄청시리 노력해야 하나 봅니다. 그는 외롭지 않았다면 결코 시인이 되지 못했을 것이랍니다. 고독이 비로소 문학의 빛이 되나 봐요. 왕따가 진정한 문학인이 될 것 같은.......격리가 사유의 세계가 될 것 같은.......역설이지요?
 
 생트뵈브는 종족과 시대와 환경이 문학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답니다. 여기서 종족은 천성이라네요. 민족적 재능이 문학을 결정한다는 것이지요. 타고난 유전적 재능이 성공적인 문학의 힘이랍니다.
또 천성은 성격과 개성이고 재능은 타고난 능력이라고도 한답니다. 둘 중 하나가 없으면 문학인으로서 큰 성공은 어렵다는 것이지요. 열정만 있어도 뜬구름이요, 재능만 있어도 헛것이 아닐까 싶네요. 둘 다 갖춘 천재라면 고민 속에 빠질 이유가 없으련만.
암튼 우리의 부족함을 천복이라 여기고 열정으로 써 보자고요. ^^
 
 결석한 님들, 새로 오신 문우님들, 힘 팍팍 내시고 우리 재능을 찾아보십시다. 결코 실망하거나 후회하지 마시고 최선을 다하면 보통은 된다니 자긍심을 지니자고요. 그리고 잘 쓰고 잘 늙고 잘 죽는다면 이 땅에 태어난 작가의 사명을 다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잘 쓰기 위해 잘 살아야겠죠? 그리고 죽음은 아름답게...수필을 운명으로 알면 그렇개 될 것 같지요?^^ 
 이상 중언부언을 마치고요. 
 
오늘의 합평 작품
최화경님의 <다시 리셋 할 수 있다면>
오길순의 <뒷산>
윤애희님의 <추억과 맞바꾼 검색>
설영신님의 <잔인한 5월>
심재분님의 <깔깔깔>
임미숙님의 <가지 않은 갈>
 
다음에도 좋은 글 많이 써 오시와요~~~

장정옥   14-06-25 22:37
    
오길순 선생님!
멋진 후기 쓰시느라 애쓰셨어요~♥

덕택으로 전 대전에서 조카딸 결혼식  준비하는 언니랑
모처럼 웃고 있습니다.

요즘 풍성해진 글로
수요반이 활기차게 변했습니다.
오늘 박상률 교수님 합평하실때 힘들어하는거 보셨죠?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이상태 선생님,신화식 선생님.
수업 마치고 바로 가셔서 인사도 못드렸어요.
윤미용 선생님, 하다교 선생님.
소식없이 빠지는건 무단결석입니다.^^
애기가 너무나 예뻐서 도무지 발이 안떨어지나요?
김현정 선생님.
지난주 미리 결석계를 제출하신 김난원 선생님.

혹 제가 머리가 좋지않아 이름 부르지 못한 분 계신가요.
양해해 주시고
다음주에 모두 뵙겠습니다.

행복하세요~~♥


특히
새로 오신 분들의 글이 많아
더욱 기쁘고요.~~^^
     
오길순   14-06-26 20:30
    
장반장님, 정말 반장 하신다고 커피 한 잔 안 생기는데
해 보면...봉사직이 더욱 시리고도 어려운 자리더라구요.^^

멀리 가시느라 그러한 것도 모르고~~
혼사 잘 치루셨죠?
날도 달도 좋으니 얼마나 축복의 일이십니까?

걱정 마시고 행복하시길~~~^^
정충영   14-06-25 23:19
    
수필을 운명으로 받아드리시는 그 자세.
  놀랍고 부럽습니다.
  혹시 수필을 악세사리로 생각하며 쓰는건 아닌지 가끔 자신을 돌아봅니다.
  수요일이 즐겁고 정든 님들이 반가워서 가고 또 가다보니
  수필을 쓰고 또 쓰는 오늘에 이르른 것 같습니다.
    즉흥적으로 보게된 영화가 좋았지요.  차갑고 우아한 매력이
    비할데 없던 그레이스 켈리, 그리 선망하던 그녀의 삶이
    한없이 애처럽게 느껴져 묘한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지않았나요?
    이렇게 가끔 즉흥으로 영화관에 갑시다.
     
장정옥   14-06-26 06:28
    
정충영 선생님!
번개로 다녀온  영화가  감동이었나요~~~^^
그레이스의 삶이 보는이에 따라서는 안타깝다고도  하지만
그 역시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팔자소관이겠지요~~?
아직까지 그녀를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걸보니
그녀의 삶은 성공인것 같습니다.
     
오길순   14-06-26 20:35
    
선생님, 악세사리?도 살다보면 귀하고 소중해 지는 것 아닐까요?
암튼 해박하신 정충영샘 덕분에 머리에 기름이 좀 도는 것 같습니다. ^^
뭐든지 슬슬 하면 남이 먼저 알더라구요. ^^

어차피 유람선이 아닌 나룻배를 탄 우린 공동 운명이 아닌가 하여.......^^
진연후   14-06-26 01:50
    
안부 인사 여쭙기도 송구스럽고... 저를 기억해주실런지도 모르겠지만...
  반가운 선생님들께 이렇게라도 인사드리고 싶어서요...
  안녕하세요? 진연후입니다^0^
  여러 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시고 계신 모습  반갑고
  수요반 교실이 그리워집니다.
  몸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니 가을이 오기 전에 뵐 수 있을 것도 같아요..
  저 다시 가면 신입으로 받아주실거죠? 게으르다고 꿀밤 몇대로 받아주시길....
  님들 모두 늘 건강하시고 한 주 한 주 행복한 일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며...
     
장정옥   14-06-26 06:31
    
진연후씨!
정말 반가워요~~~^^
무엇보다 건강해졌다니 기분이 좋네요.

어서와서 같이 공부해요.
모두들 기다리고 있답니다.
     
오길순   14-06-26 20:21
    
진연후님, 방가워요~~~
왜 아니 오시나 했었죠.
더욱 건강해지셨다는 것 같아서
정말 가을이 오기 전에 만나고 싶어요~~~
이신애   14-06-26 06:03
    
' 비켜라 운명아, 내가 간다.' ---메테를링그
이런 글을 노트 구석에 써놓고 무너지는 마음을 다 잡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너무 슬픈 사람은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는 다는 얘기를 지난 주에 들었습니다.
웃는다고 다 기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패스워드를 잊어버려 무진 애를 쓰고 이제서야 들어와 봅니다.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 가야만 합니다.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군요.

진연후씨 .
반갑습니다. 하루 빨리 완쾌하셔서 나오시기를 고대 하겠습니다.

오길순 샘.
 저는 수요반을 찾아 헤매다 반가운 이름을 발견하고 들어오니
장 반장님께 집안의 일이 있었군요.
우리 반에 문재가 이렇게 많으니 누가 후기를 쓰신들 유려하십니다.

정충영샘.
처지고 힘들 때 마다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안의 일이 끝나면 고개를 들 여유가 생길것 같습니다.

작업실에 가도 요즘은 멍때리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감히 운명더러 비키라고 말하던 소녀가 이제는 지나온 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운명과 함께 걸어가려고 합니다.

수요일 강의 시간.
박샘의 강의를 들으며 제가 얼마나 무모하게 글을 쓰겠다고 덤볐는지 깨닫습니다.
필기를 할 때는 언젠가 볼 날이 있겠지  하지만 한번도 보지 않습니다.
 노트  앞장에 씌여진 같은 내용의 필기를 보고 '해는 다시 떠 오른다' 는 말을 생각해
냈습니다.

글을 쓰는 여러분과 시간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그리고 내가 지나온 길 옆에 있는 여러분을 봅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쓴 커피 한잔  안 생겨도 묵묵히 봉사하는 반장님, 총무님, 그리고 여러분들.

이제 그만 오랜 결석생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장정옥   14-06-26 06:43
    
이신애 선생님!
댓글이 무슨 결단식 같아요~~ㅋ

언제나 교실 맨 앞에  앉아 든든하게 지켜주는 선생님을
얼마나 의지하는지 아시는지요~~~♥

집안의 행사를 앞두고
힘에 부치셨나봅니다.
일이 다 끝나면  선생님 특유의 글도 많이 나올것 같아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화이팅!!
     
오길순   14-06-26 20:26
    
때로는 세상이 참으로 야속한 시절이 있었지요.
그럴 땐 말없이 핀 꽃조차 얄밉더군요.
 
이신애님, 절대 그럴 일이야 없겟지만
요즘 대사 치룰 계획에 많이 바쁘셨죠?

이쁜 딸 하나 생긴다고 생각하면
힘든 것도 괜찮더라고요. ~~

암튼 토욜 식장에 갑니다.
여럿이 부탁하신 것 잘 감춰 두었습니다. ^^
정충영   14-06-26 11:00
    
오우! 진연후님 정말 반가워요.
  가을에 다시 나오신다니 기쁨니다.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면 (어렵지만.....)
  몸도 건강해 지는 것 같습니다.
  연후씨, 재회를 기다려요.
  이신애 선생님, 언젠가 님이 말한대로
  빠져나가면 ...그런가하고 그냥 지켜보라던 그 충고가
  제 마음을 쳤는데, 그렇게 해보세요.
  힘 내세요!
송경미   14-06-26 11:12
    
수필이 운명이신 오길순선생님의 멋진 후기에 감도되어
모두 오늘부터 운명처럼 쓰기를 계속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진연후님, 반갑습니다.
고운 모습 빨리 보고 싶네요.
그리고 이신애선생님의 따뜻하고 깊은 속마음이 담긴
댓글 오랜만에 만나니 정말 좋습니다.

매일 종종거리다 끝나는데
영화 번개 즐기신 분들도 부럽습니다.
내일 조조보러 갑니다.
매주 글쓰기로 수요반에 활력주시는 임미숙님, 심재분님, 이옥희님 감사합니다.
간식도 잘 먹었습니다.

오늘 못 봰 고운 분들 다음 주에는 꼭 뵐 수 있길 기대합니다.
     
오길순   14-06-26 20:55
    
송경미님,
벌써 운명의 길에 들어 근사한 책을 내지 않으셨나요?
깊은 신앙과 성실에 깜짝깜짝 놀라곤 하지요.

요즘 영화를 통 못 보았는데
가자는 말씀에 자다가 떡 얻어먹듯이 귀한 영화를 봣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