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학기의 강의가 오늘로써 세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이재무 교수님의 강의를 듣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일 년이란 세월이 흘러갔고요.
새삼스레 이 이야기를 꺼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입니다.
오늘 총 6편의 합평을 해주신 교수님!
그 어느 때보다도 긴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의 노고에 새삼 감사를 드리는 까닭은
지난 일 년 동안의 가르침이 열매를 맺는 감동을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최영자 샘의 ‘잃어버린 갑을 찾아서’는
세입자의 집 천정에 쥐가 있다는 불평에
쥐구멍을 찾는 집주인의 삼 개월 간 여정을 세밀하게 잘 묘사한 글입니다.
갑이었던 주인이 슬그머니 을의 입장이 되는 상황도 재미있게 그려냈고
때를 만난 듯 이것저것 주문하는 세입자의 요구에
꼼짝없이 비위를 맞추는 장면 또한 실감나게 썼습니다.
전경화 법칙에 충실하여 꼼꼼하게 잘 썼다는 스승님의 칭찬이 있었습니다.
글 솜씨에 타고난 재능이 있다는 찬사와 함께 말이지요.
결말 부분에서는 갑 노릇하는 것이 쉬운 게 아니며
갑이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교훈적인 내용을 넣는 게 필요합니다.
신혼시절 을로 살았을 때는 갑인 주인이 원망스럽기만 했으나
막상 갑인 주인이 되고 보니 갑의 심정을 알겠다고 하면서
역지사지가 되어야만 남을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도 하면 좋습니다.
지난 일 년 간 묵묵히 수업만 열심히 듣고 글은 안냈던 영자샘이 드디어 글을 냈는데
첫 번째 글‘ 일탈’보다 월등히 우수한 두 번째 글에
우리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타고난 재능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지난 일 년 동안 스승님의 가르침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훌륭한 글이 나오기 쉬웠을까요?
스승님의 가르침이 뛰어나다는 증거는 또 있습니다.
박래순 샘의 ‘포메의 비엔나왈츠’입니다.
지난번에 냈던 글을 다시 고친 글인데 스승님의 감탄이 터졌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좋아질 수 있느냐고 물으니
스승님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대답하신 박래순샘!
애완견의 입장에서 성대수술의 부당함을 주제로 삼아서 다시 써보라는 조언에
어찌 그렇게도 재미있고 완벽하게 다시 써서 오셨을까요?
의사를 흰 마스크라고 대유법을 사용해 지칭한 것도 훌륭합니다.
원래 별명 붙이기 달인이신 래순샘인지라 재치하면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요.
꼬리를 잡느라 빙빙 도는 모습을 왈츠에 비유한 래순샘의 착상이 기발합니다.
스승님의 번득이는 감성으로 우리에게 던져주신 힌트들은
결코 바람에 날아가 버리지 않았습니다.
문장 하나하나 틀린 것을 지적해주시고 비문을 잡아내며 수고하신 덕분에
일 년이 지난 지금 감히 우리 모두 많이 향상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아직도 갈 길은 멀고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감탄을 자아내는 글들을 쓰신 벗들 덕분에
일산반의 강의실이 훈훈해졌고 활기가 넘쳐나기에
너무도 기뻐서 자화자찬을 하고 싶어집니다.
삼 년 간의 공백을 끝내고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하신 초엽샘!
‘딸 엄마 스타일’이란 해학과 유머가 넘치는 글로 스승님으로부터
프로라는 칭송을 들으셨지요.
평소 말투에서도 기지가 엿보이고 현대적인 감각을 잃지 않으시는 초엽샘이
일산 반에 계시다는 것 또한 우리의 행운입니다.
아! 그래서 오늘은 참 뿌듯했습니다. 신이 났습니다.
희망의 싹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