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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코 바람에 날아가 버리지 않았습니다.    
글쓴이 : 한지황    14-06-23 23:25    조회 : 3,757

여름 학기의 강의가 오늘로써 세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이재무 교수님의 강의를 듣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일 년이란 세월이 흘러갔고요.

새삼스레 이 이야기를 꺼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입니다.

오늘 총 6편의 합평을 해주신 교수님!

그 어느 때보다도 긴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의 노고에 새삼 감사를 드리는 까닭은

지난 일 년 동안의 가르침이 열매를 맺는 감동을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최영자 샘의 잃어버린 갑을 찾아서

세입자의 집 천정에 쥐가 있다는 불평에

쥐구멍을 찾는 집주인의 삼 개월 간 여정을 세밀하게 잘 묘사한 글입니다.

갑이었던 주인이 슬그머니 을의 입장이 되는 상황도 재미있게 그려냈고

때를 만난 듯 이것저것 주문하는 세입자의 요구에

꼼짝없이 비위를 맞추는 장면 또한 실감나게 썼습니다.

전경화 법칙에 충실하여 꼼꼼하게 잘 썼다는 스승님의 칭찬이 있었습니다.

글 솜씨에 타고난 재능이 있다는 찬사와 함께 말이지요.

결말 부분에서는 갑 노릇하는 것이 쉬운 게 아니며

갑이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교훈적인 내용을 넣는 게 필요합니다.

신혼시절 을로 살았을 때는 갑인 주인이 원망스럽기만 했으나

막상 갑인 주인이 되고 보니 갑의 심정을 알겠다고 하면서

역지사지가 되어야만 남을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도 하면 좋습니다.

지난 일 년 간 묵묵히 수업만 열심히 듣고 글은 안냈던 영자샘이 드디어 글을 냈는데

첫 번째 글일탈보다 월등히 우수한 두 번째 글에

우리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타고난 재능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지난 일 년 동안 스승님의 가르침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훌륭한 글이 나오기 쉬웠을까요?




스승님의 가르침이 뛰어나다는 증거는 또 있습니다.

박래순 샘의 포메의 비엔나왈츠입니다.

지난번에 냈던 글을 다시 고친 글인데 스승님의 감탄이 터졌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좋아질 수 있느냐고 물으니

스승님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대답하신 박래순샘!

애완견의 입장에서 성대수술의 부당함을 주제로 삼아서 다시 써보라는 조언에

어찌 그렇게도 재미있고 완벽하게 다시 써서 오셨을까요?

의사를 흰 마스크라고 대유법을 사용해 지칭한 것도 훌륭합니다.

원래 별명 붙이기 달인이신 래순샘인지라 재치하면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요.

꼬리를 잡느라 빙빙 도는 모습을 왈츠에 비유한 래순샘의 착상이 기발합니다. 




스승님의 번득이는 감성으로 우리에게 던져주신 힌트들은

결코 바람에 날아가 버리지 않았습니다.

문장 하나하나 틀린 것을 지적해주시고 비문을 잡아내며 수고하신 덕분에

일 년이 지난 지금 감히 우리 모두 많이 향상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아직도 갈 길은 멀고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감탄을 자아내는 글들을 쓰신 벗들 덕분에

일산반의 강의실이 훈훈해졌고 활기가 넘쳐나기에

너무도 기뻐서 자화자찬을 하고 싶어집니다.




삼 년 간의 공백을 끝내고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하신 초엽샘!

딸 엄마 스타일이란 해학과 유머가 넘치는 글로 스승님으로부터

프로라는 칭송을 들으셨지요.

평소 말투에서도 기지가 엿보이고 현대적인 감각을 잃지 않으시는 초엽샘이

일산 반에 계시다는 것 또한 우리의 행운입니다.

! 그래서 오늘은 참 뿌듯했습니다. 신이 났습니다.

희망의 싹을 보았습니다.

 

 


박래순   14-06-24 17:02
    
한 편의 수필 같은 후기, 어떤 글보다도 더 재미가 있습니다.
맞아요.
열심히 따르고 배우면서 또한, 독서를 곁들이니
마른 씨앗이 물을 먹어 제법 글 싹이 자라나고 있는 느낌이어요.
어제는 다른 날과 달리 신이 났어요. 칭찬이 그렇게 좋은 것이더군요.
더 용기 내어 정진하렵니다.
     
한지황   14-06-25 14:25
    
그렇지요. 진정에서 우러나온 칭찬은 정말 좋아요.
립서비스가 인간관계를 친밀하게 하는 방편이 된 요즘 세상에
진심어린 칭찬은 그래서 더욱 값지지요.
꼬집어 내기에 달인이신 스승님으로 부터 받은 칭찬이니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고요. 
그 기분으로 멋진 글 많이 많이 쓰세요. 래순샘!
그옹안 열심히 공부하신 결과이자 모두에게 모범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미경   14-06-24 17:11
    
어제 합평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알차고 유익했어요.
반장님이 그 느낌을 생생하게 옮겨놓으셨네요.
강의실도 예전과 달리 마주보고 앉는 형태라서 문우님들의
눈빛과 진지한 모습이 더 정겨웠습니다.
수준높은 수필들이 오랫만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대단했어요^^

교수님이 말하셨지요. 이렇게 좋아질 수가 있느냐고?
매주 월요일 강의실에 오는 것이 행복합니다.
     
한지황   14-06-25 14:32
    
넉넉한 시간을 찾아서 옮긴 강의실이 우리에게 선물을 준 셈이지요.
서로 얼굴 보며 공부하면서 전에는 못보던 얼굴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앞만 바라봐야 할 때는 남의 뒤통수만을 봐야 했지요.
그러나 이제 서로의 감정을 교환할 수 있으니 벗들의 웃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모두 들 까르르 거릴 때 일부러 벗들을 살펴보는 게 저의 습관이 되었어요.
웃는 모습처럼 좋은 게 없지요.
많이 웃을 수 있는 우리 반! 젊음과 건강이 덤으로 따라오니 정말 감사합니다.
정정미   14-06-25 12:44
    
반장님 기뻐서 어쩔줄 모르는 심정이 박래순샘의 표현처럼, 한 편의 수필같은 반장님후기에 고스란히 담겨있네요.
월요일 수업 분위기  미경샘  말씀처럼 진지 하면서도, 한 식구들에게서만  볼수 있는  정겨움이 있었지요.
우리 모두 똑 같은 심정으로  공감했기에  피부로 느낄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순이샘,  저같았으면 사이사이 힘 빠져서 포기하고 넘어 갈 법한 순간도 없지 않았는데,
글의 가르침에서만은 확실하게 순종하는 순이샘 모습에 감탄했어요.
이곳에서 계신 우리 샘 한분 한분이  소중 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막 기다려집니다.
     
한지황   14-06-25 14:39
    
우리반의 퀄리티가 많이 높아졌음을 깨달았으니
그 감격이란 말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꾸준히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총 해온 결과이니만큼
회원님들이 더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워요.
스승님에 대한 감사함도 이루 말할 수 없고요.
선장이신 스승님이 이리도 잘 이끌어주시니 선원들인 우리들은 걱정할 게 없지요.
전에 희망의 돛대를 달고서 앞로 나아가자고 했지요?
앞으로도 합심하여 앞으로 나아가요. 순풍에 돛달 듯이......
최영자   14-06-25 23:07
    
반장님의 과찬 말씀에 쑥쓰럽습니다.

물론 휼륭하고 엄격하신 스승님의 가르침 덕분이지요.
정해진 수업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좀더 많이 전달하지 못해 안타까워하시는 스승님을 바라보며
열정과 에너지에 늘 고마움을 느낍니다.

어제 오늘 백담사 다녀왔습니다.
시원하고 상큼한 백담사 숲속 공기를 듬뿍 담아와서 , 수업시간에  문우님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우리의 수필도 함께 읽고 싶은  신선한 글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지황   14-06-27 00:08
    
백담사에 다녀오셨군요.
도시의 삭막함에서 벗어나 숲속을 거니는 영자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얼굴에는 그 고운 미소가 떠나지를 않았겠지요.
그곳에서도 우리 일산반을  떠올리셨다니 역시 영자샘이십니다.
일주일 내내 서로를 잊지않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사이인게 늘 고맙기만 합니다. 
숲 공기마냥 청량한 글들이 무더위에 지친 우리들을 위로할 것 같아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