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반 여름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무슨 5월에 여름학기냐고 하시겠지만 날씨는 완전한 여름입니다.
신입회원이 한명도 없어 아쉬웠습니다.
이 멋진 명 강의를 듣지 못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니 강남 한복판에서 확성기라도 들고 싶은게 총무의 마음이랍니다.
“허전함을 느끼시는 분들, 외로운 분들, 좋은 벗이 필요한신 분들, 삶을 풍요롭게 하며 나를 위해 배우는 멋진 글 반이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빨리 오세요. 우물쭈물하다가는 놓칩니다,” 이렇게 호객행위라도 하고 싶어집니다.
허나 어찌하겠습니까. 때가 되면 좋은 분들이 오시리라 기대하며 아쉬움을 접습니다.
오늘은 결석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결석계를 제출하신 서청자님, 황경원님, 이원예님 바쁜 일들 잘 보셨겠지요. 6월 13일에는 꼭 오셔야합니다. 김진님은 소식도 없이 안 오셔서 무슨 일 있으신가하여 걱정했습니다. 저 밑에 댓글로 달아주세요.
조병옥님이 간식으로 준비해주신 모둠백설기는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늘 금반을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병옥님의 <그루누이의 제물>
그루누이는 쥐스킨트의 《향수》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입니다. ‘그루누이의 제물이 됐어야할 대상은 오히려 그 ‘음’이란 놈이었다.’로 글의 시작을 알립니다. 음에 빠지는 이야기와 음과 결별하고 글에 빠지는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음에 빠지면서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겨지던 일상의 모든 것들이 고개를 들고 빛을 발한다.’가 됩니다. 그러다 음에 지쳐 ‘멀리 떨어져서 이따금 구경꾼으로 넘겨다보는’삶을 즐기게 되고 글을 씁니다. 글도 음악임을 깨닫는 작가. 글과 음악의 움직임이 ‘그들 자신을 넘어서서 가리키는 것’의 표현임을 이 글은 보여줍니다.
송교수님의 평
글이 좋습니다. 한번은 쓰고 싶었던 글이 아니었나? 생각되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문장과 읽으면서 자꾸 걸리는 문장이 있습니다. 간결하고 멋지게 고치면 좋겠습니다. 질서 정연하게 소개된 일반적 서술은 멋을 부렸으면 합니다. 문장에서 글의 흐름상 적절한 단어인지? 꼭 필요한 설명인지? 생각해보셔야합니다. 멋지고 좋은 글인데 글 속에서 나이를 봅니다.
정지민님의 <만두와 꽃>
김천으로 귀촌한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귀촌을 했을 때 실소를 머금으며 외진 농가에서의 생활들이 무모하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6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방문했을 때 마을의 변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프로방스풍의 유럽 마을에 온 듯 한 착시에 내 눈을 의심하면서’로 시작된 놀라움은 ‘아름다운 동네인데 왜 전에는 몰랐을까’로 변하게 됩니다. 예술인 마을처럼 변한 그 마을. 한명의 작은 혁명이 마을을 놀랍도록 바꾸어 놓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귀촌에 성공하는가도 글의 말미에 적혀 있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내용도 좋고 잘 쓴 글입니다. 어깨에 힘을 빼고 술술 풀리는 글을 썼습니다. 간혹 ‘나는 글로 대중 앞에 선다.’는 생각에 글에 힘들 들어가 있습니다. 단락이 없이 너무 빡빡하게 쓰여서 좀 아쉬웠습니다. 글이 좀 살랑살랑해야 합니다. 정의를 내려서 부드러운 부분을 막고 있는 문장은 리듬을 타고 가도록 수정하는게 좋습니다.
한번 고쳐진 <선거의 계절에>는 잘 고쳐졌습니다. 선거이야기가 좋습니다. 몇 군데 걸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미미한 정도라 글의 흐름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강수화님의 <결혼 이야기-5>
‘희망 없이 무의미하던 날들이 바빠지고 생기가 넘쳤다.’ 이렇게 글은 시작됩니다. 드디어 달달한 연애를 시작하는 강수화님. 그러나 마냥 행복하지 않습니다. 연애에는 고통도 따르나 봅니다. 결혼을 반대하는 상대의 가족들과 가난한 현실의 벽 앞에서 짐승 같은 울음을 토해야하는 강수화님의 처절한 모습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아~ 이 아름다운 사랑을 어찌 하오리까!
송교수님의 평
글을 내고 합평을 원하겠지만 잠시 미뤄 두세요. 수필의 형식으로 쓴 지난번 글들이 오히려 생각이 갈팡질팡해서 더 미숙했습니다. 지금의 이 글들은 고칠 것도 없고 일관되며 잘 써졌습니다. “더 이상 쓸게 없습니다.”할 그때까지 쓰세요. 끝까지 끌고 가고 싶습니다. 지금의 이런 글들을 어떻게 고쳐야하는지 보다는 이 글을 다 썼을 때, 글의 의도나 목적이 어떤 글이 되어야 할지가 더 걱정입니다. 그러니 끝까지 써보세요.
그리고 또 다른 문장 수업을 했습니다.
오늘 가져오신 작품은 대학생들이 쓴 글입니다.
교수님이 학생 글을 인용하여 강의하셨던 것이라고 합니다.
“글이 다 되어서 제출했는데 뭘 또 지적하느냐?”라는 물음에 이글을 가져오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비슷한 길이의 두 편의 글을 찬찬히 읽고 문장을 공부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몰랐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작품 1과 작품2의 차이가 문장의 간결성에 있었습니다. 리듬을 타고 넘어가는 작품1. 형용사나 부사가 많이 들어 있는 작품2. 1은 문장수가 26개, 2는 문장수가 13개였습니다. 문장의 간결성이 호흡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생각해보라고 했습니다. 관용어가 길면 주어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도 배웠습니다. 불필요한 부사 형용사는 안 쓰는게 좋다는 교수님. “글에서 부사 형용사를 빼 보는 연습을 하면 글이 좋아집니다.” 글에는 반복되는 리듬이 있어야하는데 자신이 쓴 글이 어떤 리듬으로 반복되었는지 찾아보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이 수업을 끝냈을 때. 저희반 회원님이 “답답했던 제 글에 대한 답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답니다. 너무나 멋진 강의였지요. 오늘은 많은 회원분들이 자신의 글에 밑줄을 긋고 리듬을 찾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조병옥님의 글처럼 음과 글은 같은 것이었습니다. 둘 다 리듬을 타면서 우리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니 말입니다.
교수님은 공부모임에 가시고 저희들만 점심을 했습니다. 식후에 ‘아사히베리’ 영업하시는 분이 와서 홍보용 아사히베리도 한 팩씩 얻어먹고 비누도 덤으로 챙겼습니다. 아사히베리가 노화와 질병등에 저항하는 항산화 효과가 엄청나다고 합니다. 내일은 더 건강해질 것 같습니다.
다음주는 6월6일 현충일입니다. 휴일이라 수업이 없습니다. 혼자서 압구정에 나오시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13일에 건강하고 예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