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반 오늘.
드디어 소지연님이 미국에서 날아오셨습니다. 피곤하실 텐데도 더 화사하고 예뻐진 모습으로 나타나셨지요. 오랜만에 금요반에 활기찬 분위기였답니다. 반가움에 포옹이 이어졌지요. 건강하게 오셔서 좋았습니다. 맛난 초콜릿도 가져오시고 멋진 책갈피도 선물로 나누어 주셨습니다. 식구가 는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을 좋게 합니다. 반갑습니다. 소지연님!
일산이 집이신 오윤정님이 장충동에 있는 태극당 빵집에서 맛난 빵들을 한 아름 사 오셔서 간식으로 먹었답니다. 다음주에 어버이날이 있어서 금반님들에게 빵이라도 대접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오래전에 먹었던 태극당 빵을 먹으며 잠시 추억 속으로 우리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얼굴도 예쁘신데 마음 쓰시는 것도 이리 어여쁘십니다. 오윤정님 감사합니다.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김옥남님의 <부암동엘 다녀왔다>
반세기를 살던 부암동 집을 이사하고 4년 만에 그곳을 다시 찾은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건너다본 옛집은 너무도 조용히 서 있었다.....진갈색 대문의 작은 출입문을 열고 드나 들던게 어제만 같았다.’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집을 옛집이 되어 바라봤던 작가의 심정. 왠지 울컥했답니다. 글 속에 내내 소식을 전해주던 이웃의 모습도 정겹고 그 허전함도 잘 쓰였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아주 좋습니다. 꽃에 이 글을 비유한다면 화사합니다. 좋다하여 고칠 것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몇 군데는 빼도 좋을 글들이 있습니다. 글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빼셔야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단은 감정의 마무리를 잘 해줘야합니다. 끝 부분을 잘 마무리하면 활짝 핀 꽃이 될 것입니다.
오세윤님의 <흰 철쭉>
유독 흰 철쭉을 아끼셨던 작가의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흰 철쭉과 함께 어머니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동향 남학생에게 받은 작은 화첩. “애도, 남우세스럽게 무슨 사랑 타령이냐. 스무나무 장쯤 되는 데 하나 같이 모두 꽃만 그려 있더구나. 다 흰 철쭉이야. 방금 핀 것들 같았어. 놀랍더라.”라는 어머니의 이야기. 놀랍더라! 이 말이 내내 흰 철쭉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좋습니다. 잘 쓰였습니다. 제목을 어머니의 흰 철쭉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세윤님의 이 글을 읽으며 저희 아파트에 활짝 핀 흰 철쭉들을 생각했습니다. 세월호 일로 우울하던 어느 날 밤 우이천에 운동 나갔다고 들어오는데 아파트 주변이 온통 무명천 둘러친 것 같은 흰 철쭉을 보고 놀랐답니다. 꽃들도 슬픔을 나누는지 하늘을 향해 피어있는 흰 철쭉들. 10년을 살면서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많이 있었나 싶어 한참을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서성거렸답니다. 슬픈 생각들이 가득해서 볼 때마다 마음이 내내 무거웠답니다. 무겁던 마음이 이 글 한편으로 조금 달래졌습니다.*
황경원님의 <그리움의 유목민>
작가의 아버지가 절친을 30년 만에 조우하는 이야기입니다. 충청도 작은 마을에서 의원을 하는 아버지와 고물장수가 된 절친. ‘희끗한 머리칼에 덥수룩한 턱수염, 그리고 햇볕에 그을리고 땀에 쩐 남루한 행색의 남자. 약간 느릿한 말투와 목탄으로 그린 듯한 눈썹이 왠지 낯설지가 않다. 먼 기억의 수면 위로 어렴풋이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틀림없는 그였다.’ 그분의 힘든 세월이 글 속에 담겨 있습니다.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낡은 깃발처럼 길 위에 서는 사람. 전쟁이 남긴 상처를 보았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글감이 좋습니다. 소설처럼 쓸 수 있는 글입니다. 그러나 이대로 끝 내는게 일을 더 안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 좋습니다.
*이글은 한국산문 7월호로 넣기로 예약했습니다.*
강수화님의 <결혼 이야기-2>
지난 1편에 이어 연작 소설을 보는듯한 작가의 결혼 이야기입니다. 1편에서 끝난 만남 직전의 상황에서 2편으로 이어지는 첫 만남. 그리고 두 번째 만남에서 또 다음편을 기다리게 하고 있습니다. 주말 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잔뜩 기대하게 했습니다. 강수화님의 놀라운 필력에 금반은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송교수님의 평
합평은 하지 않지만 앞으로 이렇게 계속 쓰시면 됩니다. 다음편이 궁금하게 만드네요.
합평의 시간이 끝나고 글공부를 했습니다.
교수님이 오늘 준비하신 글은 이인로의 <해와 달이 빛나든>입니다.
*이인로(1152~1220)는 세력 있는 문벌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무신란이 일어나자 몸을 피해 중이 되었다. 환속하여 벼슬길에 올랐고, 시와 문장에 뛰어나 이름을 떨쳤다. 임춘, 오세재 들과 어울려 시와 술을 나누었는데 사람들은 이들을 죽림고회(竹林高會)라고 불렀다. 《파한집》이 전한다.*
이 글은 파한집에 있는 글입니다.
800년을 훌쩍 뛰어 과거로 가서 그 때의 글을 봅니다.
교수님은 “정서적 차원의 글이 아닙니다. 문장론 1장의 글이란 왜 필요한가? 글에 대해서 뭐라고 말해야하나? 라는 물음에 답을 주는 글입니다. 이 글은 재미로 읽는 것이 아니라 지식으로 읽는 것입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길지 않은 이 글은 읽고 나면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시작 부분만 조금 옮겨봅니다.
‘이 세상 모든 사물 가운데 귀천과 빈부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정하지 않는 것은 오직 문장뿐이다. 훌륭한 문장은 마치 해와 달이 하늘에서 빛나는 것과 같아서, 구름이 허공에서 흩어지거나 모이는 것을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지 못할 리 없으므로 감출 수 없다. 그리하여 가난한 선비라도 무지개같이 아름다운 빛을 후세에 드리울 수 있으며, 아무리 부귀하고 세력 있는 자라도 문장에서는 모멸당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글쓰기 수업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송교수님의 말씀으로 오늘 금요반 수업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김정희님이 커다란 수박을 들고 금요반을 찾았습니다. 책을 잘 읽어주신 금요반님들께 감사하다며 맛난 점심도 사셨습니다. 시원한 맥주로 건배도 하고 알콩달콩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시원한 수박으로 후식도 했습니다. 입고 오신 옷이 너무 멋있어서 더 어여뻐 보였습니다. 밥 얻어먹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오늘 짱! 멋있었습니다. 김정희님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5월 16일 금요일에는 수업 언능 마치고 남양주 ‘초대’에서 소지연님의 등단파티를 합니다. 그날은 모두 오후시간 넉넉히 비워두세요. 파티복은 미리미리 손질해 두시고 축하의 멘트는 차곡차곡 저축해두세요. 그때까지 절대 아프시면 안 되니 건강도 챙겨 두셔야합니다.
오늘 결석하신 하점순님 빨리 아프신것 털고 일어나셔서 그날은 함께해요.
바쁘셔서 결석하신 김진님 그날 꼭 시간 비워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