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은,
산들이 어깨뼈를 맞추는 시간
두 팔을 들어올려 기지개를 켜고
겨우내 품어 재운 징한 목숨들
다시 힘주어 밀어내는 시간
황홀한 순례
사방팔방 메아리 불러 모으며
마을이 들썩거리도록
우두둑, 몸을 푸는 시간
계절에 딱 맞는 이 시는 어느 유명한 시인이 썼을까요?
어깨뼈를 맞춘다는 재미있는 은유가 돋보이는 이 시를 읽고
이재무 선생님의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시로 대성할 것 같다는 찬사를 들은 분은 바로 공인영샘!
처음으로 낸 시에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다지만
이렇게 멋진 시로 홈런을 날렸으니 앞으로도 기대가 큽니다.
시인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는 덕으로 더 많은 시 공부하시리라 믿어요.
겨울이 오기 전에 나무는 겨우살이 준비를 합니다.
수분이 점점 줄어들어 단풍이 들고
수액이 완전히 고갈되면 잎사귀는 낙하를 해야만 합니다.
흙 속으로 들어가 거름이 되고 윤회를 하여 다시 새 생명으로 태어나지요.
그러나 요즘 나무들은 산성화가 심해져서 여간 질기지 않습니다.
작년에 떨어진 나뭇잎들이 올해 떨어진 잎들과 공존합니다.
부패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나뭇잎이 썩지 않으면 곤란합니다.
썩어 없어져야 자연의 섭리에 맞는 것이지요.
환경오염과 관련있음을 깨닫고 환경오염의 심각성이라는 글감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때가 되면 떨어지는 잎사귀들은 그들의 인생을 잘 살았기에 낙엽이 됩니다.
미련, 집착이 남아있으면 가지에 남아 고엽이 됩니다.
앙상한 가지에 남아 떨어지기를 거부하고 있는 잎사귀들을 보면서
나도 저들처럼 떠나야 할 때를 모르고 집착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는 식으로 글을 쓴다면 자기성찰이 담겨있는 글이 될 수 있지요.
꽃이 가지를 떠나야 열매를 맺고
냇물과 이별을 해야 강물이 되고 강물 또한 이별을 해야 바다로 흘러갈 수 있지요.
모든 존재는 이렇게 회자정리를 해야만 합니다.
<진주 귀고리 소녀>로 잘 알려진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창작법을 신문에서 읽고
마음에 단단히 새겨 넣었습니다. 글을 쓰는 여러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옮겨 봅니다.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1632~1675)의 그림에서 글 쓰는 법을 배웠어요.
그의 그림은 단순하면서 강렬해요.
방 한구석에 여성 한 명을 그려 넣었을 뿐, 복잡한 것은 다 화폭 밖으로 버렸지요.
'더 적을수록 더 많아진다(Less is more)'. 그가 가르쳐준 문체입니다.
문장을 쓸 때 베르메르의 그림을 떠올리며 그의 작업 방식을 적용하려고 합니다.
일단 문장을 쓴 후 어떤 단어들을 빼낼지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잘라내고 잘라내고 또 잘라내는 거죠.
그런 식으로 독자들이 제 문장에서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요.”
좋은 작품을 쓰는 방법은 끊임없는 수정과 퇴고다.
그는 창작을 사포로 나무를 다듬는 과정에 비유했다. “최소 7~8번 정도 수정을 거칩니다.
거친 부분을 계속해서 매끈하게 만듭니다.
많은 작가들이 첫 소설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아이디어는 좋은데
그 아이디어를 글로 쓰는 지루한 과정을 못 견디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실어나를 문장을 서로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작가가 되기 전 그의 직업은 출판사 편집자였다.
그는 “편집자로 일한 게 작가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
자료를 조사하고 튀는 문장을 가다듬는 훈련을 많이 했다”며 “글쓰기는 편집”이라고 말했다.
신문에서 이 기사를 읽고 그동안 얼마나 쉽게 글을 써왔는지 깊이 반성했습니다.
빼고 빼고 또 빼고.... 스승님이 합평시간에 늘 하시는 말씀, 가장 많이 쓰시는 단어입니다.
사포로 나무를 다듬는 목수처럼...
Less is more는 나의 좌우명이 되었습니다.
한국산문 총회와 이재무 선생님의 영화 촬영으로 연거푸 두 주를 쉬고 오랜만에
벗들을 만났습니다. 독서모임도 변함없이 진행되었고요.
박완서 단편 소설 전집 2권인 <배반의 여름>을 읽고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끊임없는 수다에 모두들 재미있었다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자연스런 대화체가 많아 공부가 된다고 하셨던 스승님의 말씀처럼
어찌나 구수한 대화가 많은지 술술 읽혀 나갔습니다.
인간의 심리 또한 세세히 그려내어 몇 십 년이 지난 현재에도 변함없는
인간의 속물근성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했지요.
정진희 새 회장님과 장은경 사무국장님과 김정완 이사장님이 인사를 오셔서
더 기쁜 날이었습니다. 덕분에 떡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당분간 우리에게는 행복할 귄리는 없다는 이재무 선생님의 말씀처럼
참사를 당한 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안타까움이 더욱 쓰라린 하루가 또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