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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고 빼고 또 빼고......    
글쓴이 : 한지황    14-04-21 22:55    조회 : 4,706
봄은,
산들이 어깨뼈를 맞추는 시간
두 팔을 들어올려 기지개를 켜고
겨우내 품어 재운 징한 목숨들
다시 힘주어 밀어내는 시간
황홀한 순례
사방팔방 메아리 불러 모으며
마을이 들썩거리도록
우두둑, 몸을 푸는 시간
 
계절에 딱 맞는 이 시는 어느 유명한 시인이 썼을까요?
어깨뼈를 맞춘다는 재미있는 은유가 돋보이는 이 시를 읽고
이재무 선생님의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시로 대성할 것 같다는 찬사를 들은 분은 바로 공인영샘!
처음으로 낸 시에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다지만
이렇게 멋진 시로 홈런을 날렸으니 앞으로도 기대가 큽니다.
시인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는 덕으로 더 많은 시 공부하시리라 믿어요.
 
 
겨울이 오기 전에 나무는 겨우살이 준비를 합니다.
수분이 점점 줄어들어 단풍이 들고
수액이 완전히 고갈되면 잎사귀는 낙하를 해야만 합니다.
흙 속으로 들어가 거름이 되고 윤회를 하여 다시 새 생명으로 태어나지요.
그러나 요즘 나무들은 산성화가 심해져서 여간 질기지 않습니다.
작년에 떨어진 나뭇잎들이 올해 떨어진 잎들과 공존합니다.
부패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나뭇잎이 썩지 않으면 곤란합니다.
썩어 없어져야 자연의 섭리에 맞는 것이지요.
환경오염과 관련있음을 깨닫고 환경오염의 심각성이라는 글감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때가 되면 떨어지는 잎사귀들은 그들의 인생을 잘 살았기에 낙엽이 됩니다.
미련, 집착이 남아있으면 가지에 남아 고엽이 됩니다.
앙상한 가지에 남아 떨어지기를 거부하고 있는 잎사귀들을 보면서
나도 저들처럼 떠나야 할 때를 모르고 집착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는 식으로 글을 쓴다면 자기성찰이 담겨있는 글이 될 수 있지요.
꽃이 가지를 떠나야 열매를 맺고
냇물과 이별을 해야 강물이 되고 강물 또한 이별을 해야 바다로 흘러갈 수 있지요.
모든 존재는 이렇게 회자정리를 해야만 합니다.
 
 
<진주 귀고리 소녀>로 잘 알려진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창작법을 신문에서 읽고
 마음에 단단히 새겨 넣었습니다. 글을 쓰는 여러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옮겨 봅니다.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1632~1675)의 그림에서 글 쓰는 법을 배웠어요.
그의 그림은 단순하면서 강렬해요.
방 한구석에 여성 한 명을 그려 넣었을 뿐, 복잡한 것은 다 화폭 밖으로 버렸지요.
 '더 적을수록 더 많아진다(Less is more)'. 그가 가르쳐준 문체입니다.
문장을 쓸 때 베르메르의 그림을 떠올리며 그의 작업 방식을 적용하려고 합니다.
 일단 문장을 쓴 후 어떤 단어들을 빼낼지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잘라내고 잘라내고 또 잘라내는 거죠.
그런 식으로 독자들이 제 문장에서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요.”
좋은 작품을 쓰는 방법은 끊임없는 수정과 퇴고다.
 그는 창작을 사포로 나무를 다듬는 과정에 비유했다. “최소 7~8번 정도 수정을 거칩니다.
거친 부분을 계속해서 매끈하게 만듭니다.
 많은 작가들이 첫 소설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아이디어는 좋은데
 그 아이디어를 글로 쓰는 지루한 과정을 못 견디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실어나를 문장을 서로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작가가 되기 전 그의 직업은 출판사 편집자였다.
그는 편집자로 일한 게 작가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
자료를 조사하고 튀는 문장을 가다듬는 훈련을 많이 했다글쓰기는 편집이라고 말했다.



신문에서 이 기사를 읽고 그동안 얼마나 쉽게 글을 써왔는지 깊이 반성했습니다.
빼고 빼고 또 빼고.... 스승님이 합평시간에 늘 하시는 말씀, 가장 많이 쓰시는 단어입니다.
사포로 나무를 다듬는 목수처럼...
Less is more는 나의 좌우명이 되었습니다.
 
 한국산문 총회와 이재무 선생님의 영화 촬영으로 연거푸 두 주를 쉬고 오랜만에
벗들을 만났습니다. 독서모임도 변함없이 진행되었고요.
박완서 단편 소설 전집 2권인 <배반의 여름>을 읽고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끊임없는 수다에 모두들 재미있었다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자연스런 대화체가 많아 공부가 된다고 하셨던 스승님의 말씀처럼
어찌나 구수한 대화가 많은지 술술 읽혀 나갔습니다.
인간의 심리 또한 세세히 그려내어 몇 십 년이 지난 현재에도 변함없는
인간의 속물근성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했지요.
정진희 새 회장님과 장은경 사무국장님과 김정완 이사장님이 인사를 오셔서
더 기쁜 날이었습니다. 덕분에 떡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당분간 우리에게는 행복할 귄리는 없다는 이재무 선생님의 말씀처럼
참사를 당한 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안타까움이 더욱 쓰라린 하루가 또 가고 있습니다.

조병옥   14-04-22 12:05
    
공인영님이 오랜만에 외출을 나오셨네요.
    장바구니에 무엇이 들어있길래 저리도 예쁜 미소를?
    그럼 그렇지... 詩네요. 詩를 사셨군요!
     
한지황   14-04-23 08:36
    
일초 선생님!
총회 때 뵈옵고 얼마나 반가웠는지요.
선생님의 변함없이 여유로운 미소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젊은이들보다도 더 젊은 감각과 위트를 지니신 멋진 선생님을 늘 생각하고 있답니다.
건강하세요.
공인영   14-04-22 20:29
    
어떻게 한 주를 보냈는지 생각이 나질 않아요 선생님
이 봄, 자유롭게 꾸었던 꿈들이 몇 개였는지 몰라요. 
그런데 하늘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무릎 꿇리고
그저 수난의 고통과 부활의 의미를 눈물로 성찰케 할 뿐이었습니다...
부질없는 희망이 되어버렸을 지라도 전... 아직 그 희망을 놓을 수가 없네요.
그래서 그 한 줄기 희망이라도 그려보고 싶었는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봄이 서럽게 아프게 흘러가네요. 부디 건강히 지내주세요...

우울과 절망 속에서도 서로 토닥이며 수업을 이끌어주신 반장님 고마워요.
힘들게 버티시던 이재무 선생님의 참담한 표정도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저 일상의 게으름을 덜며 몸부림칠 뿐인 우리들입니다.

한국산문의 새 임원진으로 방문해주신 김정완 이사장님과 정진희 회장님
그리고 장은경사무국장님, 반가웠습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리며 새로운 기대와
응원으로  일산반 식구들도 함께 하겠습니다.
이제 각자의 삶 속에서라도 조금 더  기도하며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빌었으면 합니다.
     
한지황   14-04-23 08:44
    
짧지만 꽉 짜인 시 <봄>을 몇 번이고 읽어보았어요.
시심이 가득한 인영샘이 마음껏 날개를 펴서 아름다운 시를 쏟아내시길 기대합니다.
시를 배울수록 시가 좋고 이해되어서 좋아요.
그러나 엄두가 안나요.
어린 시절 곧잘 쓰던 동시는 순진무구했던 아이였기에 가능했나봐요.
지금도 그런 마음일 수 있다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물을 볼 수 있을텐데...
시를 잘 쓴다는 것은 상상을 잘 한다는 것....
샘 덕분에 시에게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듯 합니다.
정정미   14-04-23 02:38
    
일초 선생님 반갑습니다.
저희 교실 오셔셔 말씀 주시니 총회 때  선생님 모습,
소녀같은 미소를 띠시며 손잡아 주시던 따뜻함이 방금인냥 느껴졌어요.

세상에는 따뜻한 손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를  절감하는 요즘 저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위로가 되는  사림이고 싶었지만  그 또한 쉽지 않아  외로울 때가 많았습니다.
똑같이 아플 수 없기에 상대가 느낄 고통과 고독감이 다시 나에게 꽂혀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국민은 지독하게  잔인한 봄을 만났습니다. 

수업에 늦어 공인영샘의 멋진 시를 놓쳤었는데
다행히  반장님 후기의 첫문장으로 만나  재미 있었어요.
전 영문도 모른 채  당연 유명한 시인의 시일 거라 짐작하고 읽어 내려 갔는데
떡하니 공인영샘이라는 반전이 기다릴줄이야...
이재무 선생님의  시로 대성 할 것 같다는 말씀까지 들으셨다니  좋은 시 많이많이 기대 할께요.

반장님!  트레이시 슈발리에 창작법 저도 단단히 새겼습니다. 
빼고 빼고 또 빼고......
근데 뭐가 있어야 뺄 것도 있는데 아무 것도 없는 전  먼 길 어쩌면 좋아요.
아득하지만  보이기라도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해야겠지요?

절망 속에서도  우리가 끝까지 희망을 잡고 있는 것은  그 끝을 서로가 믿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한지황   14-04-23 08:52
    
모범생 정미샘이 연락도 없이 독서모임에 안오시니 속으로 온갖 상상을 했어요.
그러다 수업까지도 안오시니 이게 웬일인가 했는데
혀를 쏙 내밀며 들어오는 샘의 모습에 학창시절 지각생을 떠올리고 웃음이 나왔죠.
온갖 걱정도 사라졋고요.
너무 많은 것은 하나도 없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죠?
아무 것도 없다는 샘의 말은 거꾸로 너무 많다는 것도 된답니다.
있긴 있는데 아직 손으로 잡지 않은 것이 아닌지요?
어느 날 그 많은 것들 중 어느 것을 잡아야할지 고민하는 날이 올거에요.
최영자   14-04-23 11:13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탑승전으로  간절히  시간을  되돌리고 싶습니다.

 참  잘 썼습니다 라는 스승님의  칭찬이 두편이나 있어서 우울한 중에도  반장님과 공인영 샘 덕분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공인영샘의 시를 초입에 실은 반장님의 후기 멋있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샘들의 글솜씨에 저도 에너지를 조금씩 키워가고 있습니다. 
우리 일산반 문우님들.  함께라서 감사합니다.
     
한지황   14-04-25 21:45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삶이겠지요.
그래도 이번만큼은 제발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자꾸 생깁니다.
잔인했던 사월의 기억은 내내도록 없어지지 않겠지요
우리 모두에게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진미경   14-04-25 11:34
    
가슴을 짓누르는... 슬픔의 열흘이 지나가고 있어요.
최영자샘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시간이 이렇게 무겁고 속수무책으로
우리의 어깨를 흔들어 정신차리라고 말합니다.
이재무교수님께서 별에 비유해서 하늘을 올려다봐야한다고 시를 쓰셨습니다.
시가 아름답고 감동으로 우리를 각성케하더군요.
공인영샘의 시는 앞으로도 더 기대됩니다. 수필이면 수필,시까지....
컴을 켜지않고 스마트폰으로 댓글을 다니 시력의 흐릿함이 그만하라고
^^ 문우님들 담주에 뵙겠습니다.
반장님 후기 고맙습니다.
     
한지황   14-04-25 21:53
    
여름이 시작된 건가요?
아침부터 후덥지근한게 봄의 실종을 실감했습니다.
모질었던 봄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답답할 뿐입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상황이 끔찍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