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를 털면서 / 김준태
산그늘 내린 밭귀퉁이에서 할머니와 참깨를 턴다
보아하니 할머니는 슬슬 막대기질을 하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젊은 나는
한 번을 내리치는 데도 힘을 더한다
세상사에는 흔히 맛보기가 어려운 쾌감이
참깨를 털어내는 일엔 희한하게 있는 것 같다
한 번을 내리쳐도 셀 수 없이
솨아솨아 쏟아지는 무수한 흰 알맹이들
도시에서 십 년을 가차이 살아본 나로선
기가 막히게 신나는 일인지라
휘파람을 불어가며 몇 다발이고 연이어 털어낸다
사람도 아무 곳에나 한 번만 기분좋게 내리치면
참깨처럼 솨아솨아 쏟아지는 것들이
얼마든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정신없이 털다가
"아가, 모가지까지 털어져선 안 되느니라"
할머니의 가엾어하는 꾸중을 듣기도 했다.
시인은 어린 시절 할머니와 참깨를 털던 시절을 기억합니다.
당시 노동의 의미를 모르던 그는 그저 일을 빨리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일념에 일을 합니다.
시인에게 참깨털기는 신나는 놀이쯤으로 여겨질 뿐입니다.
이를 지켜보던 할머니는 따끔하게 한 마디 하십니다.
모가지까지까지 털어져선 안 된다는 것은
성급하게 일을 처리하지 마라는 뜻 또는 참깨를 터는 것과 같이
차근차근 순리에 따라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할머니는 오랜 경험에서 나온 삶의 지혜를 갖춘 분입니다.
무지하면서 어린 나와 지혜를 가진 할머니의 행동이 대조되어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지속적인 인내와 노력의 필요하다는 것을 밀하고 있습니다.
위의 시는 최영자샘의 <참깨 한 알>에 벤치마킹 하는 게 좋겠다며
공부한 시입니다.
훔치는 것도 능력이라고 합니다.
부지런히 글을 읽어서 무의식중에서도 쑥쑥 벤치마킹할 거리들을 찾아내야겠습니다.
영자샘은 독특한 시어머니의 민간요법으로 독자들이 감탄을 할만한 글을 썼습니다.
이제 합평 통과한 글이 다섯 편이 되어 등단의 고지에 다다르셨고요.
시부모님과의 에피소드를 스토리로 잘 꾸려낸 영자샘의 실력이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수필을 탄생시키리라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문정혜샘은 실버신문에 <노년, 이렇게 살고 싶다>는 코너에 열심히 기고하고 계시지요.
오늘도 멕시코 도친식 수사님에 관한 소개 기사를 써 오셨습니다.
1972년 우리나라에 오신 도 신부님의 스토리를 잘 쓰셨습니다.
린 마틴이 쓴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라는 신간 소개도 해주셨는데
노부부가 세계여행을 통해 여생을 즐겁게 보내며 쓴 글로
월스트리트저널에도 기고되어 여러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미루어도 좋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은
비단 70세의 노인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닌 것 같아요.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자세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입니다.
즐거운 일도 현재 즐길 수 있어야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오늘도 수필공부를 통해 즐거운 하루를 보낸 것 맞지요?
김지연샘이 두 번 째 작품 로 홈런을 날렸습니다.
첫 작품 <냄새>도 예사롭지 않더니만 여기저기서 뚝뚝 거리며 춤추는 장면을
어찌나 실감나게 그려냈는지 다들 웃음을 터뜨렸지요.
어디서도 차차차하는 장면도 쿡쿡거리게 만들었고요.
대성의 기미가 엿보입니다.
부지런히 쓰셔서 작가로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박인숙샘의 <사랑으로 채워진 식탁>도
아주 매끔한 문장으로 거듭나서 오케이를 받았습니다.
사랑의 공식이라는 제목도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궁금증을 유발시킬 수 있기에 좋은 제목이라 생각됩니다.
오늘은 다양한 글들로 유난히 재미있는 합평시간을 보냈습니다.
멀리 여행을 떠나신 김선희샘과 라인옥샘만 빼고는 전원이 참석하여 꽉찬 느낌이 좋았고요.
박인화샘만 나오시면 더할나위 없는 반이 될겁니다.
얼른 쾌차하셔서 유머러스한 멘트 많이 들려주세요. 박인화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