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닥파닥 뛰는 싱싱한 물고기 같은 활력이 넘쳐나는 일산반에 올 때는
발걸음이 마냥 신이 납니다.
좋은 분들과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을 상상만 해도 즐거워집니다.
올 한해도 여러분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회원들로 구성된 일산반은 그야말로 르네상스 시대를 방불케 합니다.
올해 마지막 강의는 이렇게 감사의 말씀으로 우리를 북돋아주시는
스승님의 진심어린 인사말로 시작되었습니다.
역시 스승님은 우리가 먼저 드려야 할 인사를 먼저 건네셨습니다.
우리가 스승님으로부터 받는 기를 스승님이 우리로부터 받으시다니요?
감사드리고 감사드립니다.
늘 열강을 마다하지 않으시는 스승님이 계셔서
우리 모두 월요일이 오기를 기다리며 신나게 보냈습니다.
내년에도 이 뜨거운 열기는 계속되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일산반 여러분 파이팅!
오늘은 한나샘의 등단파티겸 송년파티를 했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정담을 나누며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일일이 선물을 나누어주신 한나샘의 정성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멋진 글 열심히 쓰시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더 많은 분들이 등단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스승님의 글 <내 시의 비밀>을 공부하며 스승님의 비밀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동기부여가 시쓰기의 시작입니다.
갑자가 시가 쓰고 싶어지는 충동이 일어나거나
원고청탁이 들어와 의무적으로 써야할 경우입니다.
어느 것이 더 월등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성의 법칙이 있기 때문이죠.
잘나가던 권투선수도 링을 오랫동안 떠나 있으면 복귀가 힘듭니다.
추구선수 박주영도 벤치에 오래 앉아 있다가 기량이 줄었습니다.
작가에게는 습작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해인수녀의 시는 내용은 좋으나 미적 형식미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로서 재미가 없는 것이지요.
법정의 수필도 주제가 너무 뻔해서 식상합니다.
마치 간이 배지 않은 음식 같아 강렬한 흥미가 일지 않습니다.
그러나 두 분 모두 종교적으로 강한 삶을 살고 있거나 살았기에
그들이 쓴 시어들은 믿음을 심어주고 감동을 줍니다.
이처럼 언어의 기능은 언어를 쓰는 주체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처럼 유명하지 않은 우리들은 최고조로 발현된 미학의 표현으로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습니다.
직소포에 들다 /천양희
폭포 소리가 산을 깨운다.
산꿩이 놀라 뛰어오르고 솔방울이 툭, 떨어진다.
다람쥐가 꼬리를 쳐드는데 오솔길이 몰래 환해진다.
와! 귀에 익은 명창의 판소리 완창이구나.
관음산 정상이 바로 눈앞인데
이곳이 정상이란 생각이 든다
피안이 이렇게 가깝다.
백색 정토! 나는 늘 꿈꾸어왔다
무소유로 날아간 무소새들
직소포의 하얀 물방울들, 환한 수궁을.
폭포 소리가 계곡을 일으킨다.
천둥소리 같은 우레 같은 기립 박수 소리 같은 바위들이 몰래 흔들한다
하늘이 바로 눈앞인데
이곳이 무한천공이란 생각이 든다
여기 와서 보니
피안이 이렇게 좋다
나는 다시 배운다
절창의 한 대목, 그의 완창을.
젊은 나이에 이혼을 한 시인은 고난극복을 위해 불교에 의지했습니다.
평소 불교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를 했기에 직소포를 보는 순간
시인의 몸속에 있던 불교가 튀어나온 것입니다.
시집 <활과 리라>로 유명한 남미 최고 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옥타비아파스는
시인들의 영감 즉 직관은 신자가 신을 만나는 것과 유사하다고 했습니다.
신은 내면에 있습니다.
내재하는 신이 계기가 있을 때 현현하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늘 읽고 생각해야 내 속에 있던 영감이 나옵니다.
마약환자가 마약에 중독이 되듯
글에 중독이 되어야 글의 영감이 나옵니다.
영감이 있을 때 쓰는 글과 없을 때 글은 같을 수 없지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평소 몸 안에 쟁여 놓아야 튀어나옵니다.
밤하늘에 날아가는 기러기는 수묵화를 그리고
달은 그 그림에 낙관을 찍습니다.
글쟁이는 삐딱한 시선으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태클을 걸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예술가의 정신입니다.
시적 주체와 사물(세계)간의 스킨십에서 일어나는
순간적인 스파크가 시의 불꽃으로 피어오를 때 시는 탄생합니다.
시쓰기의 비밀은 수필쓰기의 비밀과 하등 차이가 없습니다.
비밀을 공유해주신 스승님께 감사하며
내년에는 더 좋은 수필로 보답해야겠습니다.
이제 이틀만 더 지내고 나면 갑오년도 자취를 감추고 말겠지요.
그동안 독서토론에 열심히 참석해주신 우리 회원님들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이제 토지 대장정은 반을 넘어섰고 그동안 읽은 다른 전집들도 어마어마합니다.
내년에도 함께 읽고 토론하며 정도 함께 쌓아 가십시다.
그날이 벌써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