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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쟁반같이 둥근 달을 쓰는 순간 원숭이가 됩니다    
글쓴이 : 한지황    14-12-01 23:39    조회 : 4,782

시 쓰기 원리 중 비유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은유는 a=b내 마음은 호수가 늘 예로 거론될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비유입니다.

직유는 같이, 처럼이 들어가는 것으로

누님같이 생긴 꽃을 예로 들 수 있지요.

대유는 부분이 전체를 대표하는 것으로 환유와 제유로 나뉩니다.

환유는 정신과 관련된 것으로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고 할 때 펜은 글쓰기를 대표합니다.

제유는 물질과 관련 있는데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고 할 때 빵은 식량을 대표하지요.

의인은 사람에 비유하는 것입니다.

 

나무 / 박목월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의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일까, 묵중하게 서 있었다

 

다음날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을 어구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

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일까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으로 우회하는 뒷길 어느 산 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 문을 지키는 파수병일까

외로워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한 그들의 , 침울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는 뽑아낼 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를 기르게 되었다.

 

수도승, 과객, 파수병 등을 동원해 의인화를 통해 나무를 표현한 시입니다.

이렇게 개념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예문의 시를 기억하면 좋습니다.

비유 중 의인법하면 박목월의 나무를 떠올리세요.

 

활유는 무생물이 살아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입니다.

활유로 인해 문장은 생동감이 생깁니다.

산길이 꿈틀꿈틀 산꼭대기를 향해서 기어오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쏜살같이 달아나는 길들

이런 문장들이 생기를 불러일으킵니다.

 

자전(自轉) 1 /강은교

 

날이 저문다.

먼 곳에서 빈 뜰이 넘어진다.

무한천공(無限天空) 바람 겹겹이

사람은 혼자 펄럭이고

조금씩 파도치는 거리의 집들

끝까지 남아 있는 햇빛 하나가

어딜까 어딜까 도시를 끌고 간다.

 

날이 저문다.

날마다 우리나라에

아름다운 여자들은 떨어져 쌓인다.

잠 속에서도 빨리빨리 걸으며

침상 밖으로 흩어지는

모래는 끝없고

한 겹씩 벗겨지는 생사의

저 캄캄한 수세기(數世紀)를 향하여

아무도 자기의 살을 감출 수는 없다.

 

집이 흐느낀다.

날이 저문다.

바람에 갇혀

일평생이 낙과(落果)처럼 흔들린다.

높은 지붕마다 남몰래

하늘의 넓은 시계소리를 걸어 놓으며

광야에 쌓이는

, 아름다운 모래의 여자들

 

부서지면서 우리는

가장 긴 그림자를 뒤에 남겼다.

 

날이 어두워져 사물 윤곽이 흐릿하고 불완전해 보이는 것을

빈 뜰이 넘어진다고 표현했습니다.

안식과 평화의 상징인 집이 불안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집이 파도친다고 표현했습니다.

밤이 왔다는 것은 도시를 끌고 간다라고 했고요.

일상에서 쓰지 않는 과감한 용법을 쓰는 것이 시입니다.

수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편의 수필 중 세 번 정도는 이런 시적 표현을 쓰면 좋습니다.

처음부터 쓰는 것은 어렵지만 퇴고하는 과정에서 활유로 바꾸어주면 됩니다.

 

풍유는 속담, 격언으로 기존의 것들을 사용하면 됩니다.

또는 내가 만들어도 되는데 이것을 아포리즘이라고 하지요.

 

비유는 두 사물 사이의 유사성을 기초해서 이루어진 표현 행위이고

반어법(아이러니)은 두 사물 사이의 차이성을 기초해서 이루어진 표현 행위입니다.

이상의 <거울>이란 시는 거울 밖에 있는 일상적 자아(현실적 자아, 외적 자아)

거울 안의 내적 자아 사이의 분열양상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거울 속의 나는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내 말을 못 알아듣지요.

결국 소통이 단절되며 나와 나 사이의 단절이 심해지면

자아분열 증상으로 정신병원에 가게 됩니다.

현대인은 탈 또는 가면을 쓰고 가면무도회에서 사는 존재들입니다.

사람만이 아이러니의 원리를 가질 수 있으며 자신을 객관화시켜서

반성, 분석, 성찰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동전 한닢 /김명수

 

오늘 날, 차들이 오고 가는 큰길 버스 정류장에

10원짜리 동전 하나가

길바닥에 떨어져 뒹굴고 있었다.

 

육중한 버스가 멎고 떠날 때

차바퀴에 깔리던 동전 하나

누구 하나 굽혀

줍지도 않던

테두리에 녹이 쓴 한닢

 

저녁에 집에 오니 석간이 배달되고

그 신문 하단에 1단짜리 기사

눈에 띌 듯 띄지 않던

버스 안내양의 조그만 기사

 

만원 버스에 시달리던 그 소녀가

승강대에 떨어져 숨졌다 한다.

 

1,2연은 동전 한닢을 3,4연은 버스 안내양에 대해서 쓰고 있습니다.

둘 사이에는 누구의 눈에도 뜨이지 않는 존재라는 슬픈 유사성이 있습니다.

식상한 비유는 독입니다.

죽은 메타포입니다.

쟁반같이 둥근 달을 쓰는 순간 원숭이가 됩니다.

세월이 유수같다고 쓰는 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유는 내가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서 천재성이 나타납니다.

 

예술에는 두 가지 입장이 있습니다.

사회 변화의 수단이라는 입장으로 사르트르, 고은 ,신경림 등이 대표적입니다.

참여 예술로 참여적 관점에서 문학을 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문학은 사회 변화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되며

오로지 아름다움만을 추구해야한다는 입장이 있습니다.

자체에 충실해야한다는 입장으로

예술지상주의, 유미주의 또는 미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도 좋다는 의미에서

악마주의 퇴폐주의라고도 합니다.

그림을 위해서 살인까지도 가능하다는 김동리의 <광염 소나타>가 바로 그 예입니다.

 

오늘은 12월의 첫 날이자 겨울학기 개강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함박눈이 펄펄 내리고 바람은 또 어찌나 센지 겨울 신고식을 톡톡히 했지요.

유난히 결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백선숙님이 새 회원으로 오셔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새로운 한 분도 우리에게는 무척 소중합니다.

학기 당 한 분 씩만 오셔도 일 년이 지나면 네 분이 되니까요.

인해영샘이 처음으로 낸 시도 칭찬을 받아서 다들 기뻤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내시길 기대합니다.

조용하지만 진심으로 글공부를 하고 싶어서 오신 벗들로

일산반은 꽉 찬 느낌입니다.

지나간 4년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음에 감사드립니다.

 


공인영   14-12-02 00:48
    
가렵고 버석거리던 가을도
제 몸 득득 긁으며 기차에 몸을 싣고 떠나버렸고
오늘,  일시에 겨울이 들이닥치고야  말았습니다그려.^__^   
예전 같으면 슬그머니 결석의 사유로 디밀어볼 날씨려니와
일탈을 핑계 삼을 방편이 되고 말았을 잿빛 낭만의 하늘이었겠으나
이제는 어떤 유혹과 꼼수로도 넘어가지 않을 견고함으로
성을 쌓기 시작합니다. 누가? 일산반의 너와 내가!

개강일이 아니라 흥 오른 시절의 수업날 같기만 했더랬습니다.
독토부터 종횡무진, 엉덩이의 저력도 만만칠 않습니다.
어느 작가가 그랬지요. 작가의 성공은 엉덩이의 힘에 달렸다고
얼마나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체력을 안배하는 가에 달렸다고도...
했답니다만, 지금 일산반의 아낙들이 딱 그 모습 아니겠는지요.^_^

더도 덜도 말고 이대로만 가는 겁니다.
다시
반장님과 총무님께 신뢰와 기대로 힘을 실어드리고
선후배의 아름다운 포옹과 유쾌한 도모로 새 학기 출발해 보기로 합니다.
배움 가득,  포만감으로 배 두드리며 앉은 밤,
벗들의 다정한 눈빛과 웃음들 가만히 떠올리며
진국 같은 벗들 속에 풍덩 뛰어든 한덩이의 밥처럼이나
나른하게 퍼지는 이 행복감에 잠겨 수영중입니다. ㅋㅋ

모두 모두 좋은 밤 되시고
저처럼 괜히 벅차 어쩔 줄 모르는 아낙들일랑
잠시 아이가 되어  흰눈 펄펄 내리는 창 밖 광장으로 꿈 길 밟고 오시라~~~
은가루 같은 우정이 밤새도록 흩날리며 기다리리니.
모자 쓰고 장갑 낀 채 마알간 동심 하나만 들고 오시라.
굿나잇!!

P.S / 아, 거기 새로 오신 당신?  환영합니다. 때따 많이~^^
     
한지황   14-12-02 05:56
    
역시 어둠은  우리로 하여금 온갖 사색에서 뛰어놀게 하는 마법을  부리는 걸까요?
어찌 이렇듯  언어의 유희가  가득한지요?
인영샘의 벅찬  감정이 펄펄 뛰어오르는 잉어마냥  힘차 덩달아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드는군요.
진국같은 벗들 속에서 영원히 빠져나오고 싶지 않은 밤이 서서히  지나
새벽이 밝았네요.
이 감흥이 다음 월요일까지 계속 되기를...
박래순   14-12-02 01:22
    
어제부터 회색빛 하늘이 꾸물꾸물 심상치 않은 기별을 보내더니만
오늘 아침,
이제부턴 진짜 겨울이라는 당신이 오셨네요.  흰 꽃잎 즈려밟고~
오늘도 '비유의 원리'를 들어 수업 시간은 후끈 달아올랐지요.
학생들의 눈동자는 초롱초롱 빛이 났고요.
초록 물감을 풀어놓은 호수 같은 교실에 싱싱한 인어들이 헤엄치는 곳.
그 물속에서 이녁은 그저 덩달아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반장님 후기 쓰시느라 수고하셨어요~~
     
한지황   14-12-02 06:01
    
비유를 잘  해야 천재 소리 듣는다는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이 래순샘이었죠.
초록물감을 풀어놓은 호수에서 헤엄치는 인어님들은  밤새 잘들 지내셨는지요?ㅎㅎ
래순샘  덕분에 일산반 문우님들은 날마다 새롭게 태어납니다.
번득이는 재치로 늘  새로움을 추구하시는 래순샘. 화이팅!
진미경   14-12-03 00:17
    
겨울학기의 첫 수업에 맞추어 흰눈이 내려주었습니다.눈이 내려 설레면 아직도 청춘이요, 걷는 일이 걱정되면 나이들었다합니다. 저의 경우 비나 눈이 오면 걱정이 앞서곤 했었는데 어제는 펑펑 내리는 눈을 보며 설레임에 빠져들었습니다.
내면에 숨어있던 감성이 고개를 들었나봐요.
지난 주 수업에 이어 중요한 비유의 원리를 배웠습니다. 시쓰기의 원리는 수필쓰기에도 적용된다하니 받아적어가며
열강속으로 눈과 귀가 걸어들어갔습니다.
반장님이 어떤 제목을 붙일까? 궁금했는데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않았네요.
새로온 문우님을 반기는 반장님의 모습에서 일산반의 오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2월은 가는 해와 새로이 시작되는 해의 사이에 놓인 다리와도 같습니다.
건너가는 마음이 아쉽지만은 않게 마무리 잘하고 싶어요.
한지황   14-12-03 06:09
    
원숭이가 된다는  스승님의 말씀은 또 하나의 비유였기에 인상적이었지요.
재미있기도 했고요.
마음 속 깊이 각인되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센 강도의 비유를 해주신 스승님은  역시 비유의 달인이시죠.
숨어있던 감성이 고개를 들고 나와 설레임으로 눈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으니 이 또한 스승님의 열강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의 힘을 느껴봅니다.
십이월의  다리 우리 손잡고 함께 잘 넘어가요. 미경샘!
정정미   14-12-03 10:59
    
수업 시간 카톡 보내다가 (우리반 신입샘 반가워서 그만)
스승님께 사랑의 지적 받았지요. 그래도 즐거웠던 수업시간과
반장님 후기가 어울어져  다시 감흥이 이네요.
월요일 저녁이면,  공인영샘 말씀처럼 노벨문학상이라도
탈 것처럼- 글쓰고싶고 잘쓸것 같아서- 늘 가슴속이 벅차올라요.
월요일  뜨겁게 받은 불씨였지만  일주일 못 버티는 걸 보면
제가 가지고있는 가슴주머니가  너무 작은가봐요. ㅎ
우선 용량 늘리는 작업을 해야겠어요.
순이샘  인영샘  미경샘  비유의 달인이 되신듯
후기 댓글에서도 맛깔스러움이 넘쳐흐르네요 재밌어요.
월요일 첫눈이 오더니 지금 창밖으로 눈발이 날리네요.
은가루 우정 인영샘, 싱싱한 인어 순이샘,
걷는걱정 잊고 설레임으로 눈을 맞이하는 미경샘,
원숭이가 되지말자고 외치는 반장님, 새로오신 신입 백선숙샘!
우리반 님들!  한 주 잘보내세요 아프지말고요.
아직 눈이 와요 .....^^
     
한지황   14-12-03 16:06
    
스승님의 지적은 왜 무섭지도 무안하지도않은걸까요?
스승님의 구수한 말투와 따뜻함에서 제자들을  향한 애정이 느껴지기 때문이 아닌지요.
권위를 내세우지 않으시고 소탈함으로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스승님 덕분에 수업시간은 늘 편안하고 화기애애합니다.
오늘도 가는 눈발이 내렸어요.
정미총무님도 언제나 처럼 쌩쌩한 모습으로 만나요!
최영자   14-12-03 11:21
    
반장님의 정성스런 후기로 복습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겨울학기의 새로움과 12월의 시작이 일상에 젖어있는 나른함을 흔들어 희석 시킵니다.
새로오신 분과 얼굴을 마주하니 호기심에  동공도  커다랗게 눈을 덮었습니다.

새로움, 시작,
또 다른 설레임 입니다.
담주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모두들 얼굴 봤으면 좋겠습니다.
     
한지황   14-12-03 16:13
    
영자샘의 빨강 스웨터가 아직도 눈에 아른거려요.
평소보다 바쁜 일로 계속 독토에서 뵐 수없으니 빈자리가 영 쓸쓸하네요.
무엇보다도 영자샘의 웃는 모습이 그리워요.
독토시간이야말로 마음껏 떠들수 있는  보장된 시간인데 말이죠.
일년 반을 더 이끌어온 독토 덕분에
우리사이가 더 가까워졌음을 부인할 수 없지요.
이젠 도저히 떼어낼 수 없는 정으로 똘똘  뭉친 일산반님들, 남은 한달 잘 보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