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반 오늘
가을빛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교실로 향하는 길에 은행잎들이 가득했습니다.
오늘은 조병옥님이 간식으로 준비하신 모둠 찰떡과 쑥 찰떡을 먹으며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맛난 간식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업시작전 출석을 부르시는 송교수님. 여기저기 빈자리가 많았습니다.
여행을 가신 분, 바쁜 일이 있으신 분, 몸이 불편하신 분, 그리고 연락도 없이 결석하신 분들. 다음 주에는 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수업시작 합니다.
김옥남님의 <다시 찾은 삼척 맹방해변>
문인협회에서 전국대표자회의를 강원도 삼척에서 개최하게 되어 참석하신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가까운 벗들과 그 행사에 참석하시며 소풍가는 어린이마냥 들뜨셨다는 김옥남님. 고향에서 열린 행사라 더 뜻 깊으셨을듯합니다. 행사장인 맹방해변의 정경과 주변의 볼거리, 추억도 함께 쓰여 있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별로 고칠 것이 없습니다. 몇 군데 문장은 글맛을 살리기 위해 고쳤으면 합니다. 한 가지 염려스러운 것은 요즘 글들이 너무 감상적으로 되어가는 경향이 보입니다. 감상성을 줄이고 이성으로 쓰고 있는지 스스로 경계해야합니다.
나윤옥님의 <책상은 책상이지>
진실은 보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래전 첫 발령지에서 만난 담임반 학생들. 그 제자들과 밥을 먹고 나오며 이상적인 모범생이라 생각한 제자와의 대화. 그리고 깊은 생각들. 페터 빅셀의 <책상은 책상이다>을 인용해서 ‘진실이 뭐란 말인가?’ 라는 질문. 내게 책상은 책상이니, 이 질서를 흔들지 말라. 는 마지막 문장으로 작가의 생각을 다 보여주고 있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글을 많은 써본 솜씨입니다. 글에 힘도 있고 좋습니다. (사실 오늘 나윤옥님은 결석을 하셨지만 글이 좋아 평을 했습니다)
소지연님의 <이틀간의 환상여행>
이번 한국산문작가 협회에서 주최한 청송 세미나 이야기입니다. 회원들과 함께 들뜬 마음으로 가을 나들이를 떠나는 작가의 심상이 고스란히 들어나는 글입니다. 이른 아침 출발을 위해 버스를 타는 모습부터 객주문학관과 세미나, 친교의 시간들, 함께한 벗들과의 소중한 추억들이 글속에 담겨 있습니다. ‘다름 아닌 한 곳에 소속이 된다는 것, 그것은 사람이 태어나 첫 요람 속에서 발장구치는 것과 같은 아련한 그리움을 자아낸다.’ 요런 문장이 글 속에 있습니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우리는 이렇게 아련한 그리움의 존재들입니다.
송교수님의 평
글이 신났습니다. 뒤쪽으로 갈수록 수사적 표현도 있고 완숙해집니다. 활기차고 생동감 있게 잘 쓰셨습니다. 긴 단락은 조금 나누는게 좋겠습니다. 글의 호흡을 맞추어서 쓰셔야하는 부분도 보입니다. 어려운 문장을 쉽게 풀어 주세요. 제목은 한 번 더 생각해 봐주세요.
조병옥님의 <가을이 좋거든 가을에 살거라>
창덕궁에 소풍간 금요반들. 그날 작가는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며 사진 찍어주기에 바쁜 저희반 여인을 봅니다. 아름다운 그녀를 위해 쓴 짧은 글입니다. 마지막 문장 ‘여인아, 가을이 좋거든 가을에 살거라. 멍든 가지들일랑 멍든 채로 놔두고 가을이 좋거든 가을에 살거라. 저만치 우는 새도 가을이 좋아 저만치서 운단다.’ 이 문장이 계속 저를 따라오네요.
짧지만 애정이 묻어나는 너무나 멋진 글이랍니다.
송교수님의 평
아주 좋습니다. 창덕궁에 가서 글 하나 건졌습니다!
강수화님의 <신혼일기-7>
드디어 이 글로 신혼일기가 막을 내렸습니다. 끝은 보통 해피엔딩인데 그곳까지 다다르기가 너무나 험난합니다. 남편이 유학을 가는데도 함께 못 가게 하는 시댁 식구들. 남편이 혼자 유학길에 오르고 친정 오빠 집으로 쫓기듯 간 강수화님.(이 부분에서는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남편에게 미국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습니다.
또 한편의 글 <미국일기-1>
미국으로 떠나기 전날의 친정어머니의 염려와 사랑이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무엇이든 챙겨주시려는 어머니와 짐이 많아 빼고 가야한다는 공항에서의 실랑이. 공항에서 보여주는 모녀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선하게 그려지는 글입니다. 그리고 싸온 짐을 미국에서 풀어보니 그 속에 들어 있는 엄마의 편지. 그리고 작가의 때 늦은 후회. 어머니의 그 깊은 마음을 저희가 다 어찌 헤아릴까요.
송교수님의 평
잘 쓰셨습니다. 계속 쓰세요.
이렇게 합평이 끝나고 시간이 조금 남았습니다.
하인리히 뵐의 <어느 어린 왕의 회상>을 송교수님이 읽어주셨습니다.
좋은 글이라고 하셨습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글은 역시 다르다고 했습니다. 왜 좋은 글인가 생각해 보니 구속의 틀을 설정하지 않고 열어두고 쓴 글이라고 합니다. 또한 아이의 심정을 살게 하는 엄청난 소설이라고도 하셨습니다. 글에 품위도 있고 유머도 있는 글이랍니다.
(소설을 읽고 수업을 했는데 계속 수필 수업을 하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수필을 쓸 때 품위도 있고 유머도 있게 써야합니다. 문제점을 쓰면서도 문제를 열어두고 쓰세요.... 이렇게 계속 수업하시는듯했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11월 등단하신 강수화님이 점심을 사셔서 저희들 모두 기쁜 마음으로 맛난 식사를 대접 받았습니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강수화님 다시 한 번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한곳에 소속된 것만으로도 아련한 그리움의 존재가 된 우리들. 함께하는 이 시간들이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오늘입니다.
오늘도 달달하고 행복한 금요일이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님들 모두 행복한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