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이후 첫수업이라서 더욱 반가웠던 하루였어요^^~.
맛있는 절편은 한금희샘께서 준비해주셨어요~~ . 감사합니다.
쫄깃한 맛이 명절음식의 느끼한 뒷맛을 개운하게 날려주었답니다.
항상 일찍 오셔서 월반을 챙기시는 이순례 반장님, 박유향 총무님 너무 감사해요..
옆에서 떡 나누고 여러 가지 도와주시는 안옥영샘과 황다연샘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언제나 묵묵히, 조용히 월반을 받쳐주시는 샘들의 노고로 저희는 즐겁고 편안하게 수업에 임합니다^^.
신입회원님이 오셨어요. 이 현순님은 글쓰기를 배우려고 계속 생각해오다가 등록하게 되었답니다.
정말 환영합니다.
송교수님께서 다음과 같은 인사말로 수업을 시작하셨습니다.
“명절과 휴일이 겹쳐서 이제 마음을 가라앉히고 글을 쓸 때이다.
다른 반은 책을 많이 내는 것 같은데 월반은 아직 그런 것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
생산에만 힘쓰지 말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글을 묶어 내는 일도 필요한 것 같다.
소설을 주로 썼지만 수필을 청탁 받으면,
송교수님 자신은 수필은 짧게 감쪽같이 쓰는 것이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은 예쁘게 만들고 싶었다.
이왕 책을 낼 때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내는 것을 고민해보면 좋겠다.“
다음은 단번에 모두 ‘OK'를 받으신 세 편의 글에 대한 합평내용입니다.
<죽음과 소녀> - 심희경
송교수: 심희경샘의 글을 처음 보는데 잘 쓴 글이다. 글이 깔끔하고 정갈하고 품위가 있다. 좋은 글로 읽었다. 고칠 부분이 별로 없고 아주 잘 쓴 글이다.
다만 첨언하자면 ‘내가 죽는 자세’까지 끌고 갈 필요가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어머니의 죽음만으로 끝났어도 좋을 것 같다. 어머니의 죽음을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음악과 예술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그런데 나의 죽음의 문제까지 언급하는 것은 생각해보면 좋겠다.
심샘의 글은 처음 보았는데 아주 좋았다.
‘완벽합니다’라고 썼다.
<명품 백 40개 구두 100개> - 한금희
송교수: 한샘의 글도 좋았다. 안정되고 가지런한 글이다.
‘good'이라고 쓰고 ’완‘이라고 썼다.
<너에게 가는 길> - 정진희
송교수: 이번 글은 하나도 고칠 부분이 없는 잘 된 글이다.
저번 글 <기적>에서 다룬 친구이야기인 것 같은데 분위기가 비슷했다.
작가: 카뮈의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가 이 글에 적합한지 묻고 싶었다.
송교수: 카뮈의 부조리에 대한 논의는 너무 복잡하기에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냥 놓아두어도 좋을 것 같다. 사회와 개인적 삶의 부조리에 대한 정의지만 이 부분에 넣어도 좋을 것 같다.
‘유붕자원방래’라는 한자는 빼도 좋을 듯하다.
‘완’이라고 썼다.
다음부터는 ‘OK’라고 일관되게 표시하겠다.
<천년의 섬> - 게오르그 카이저
송교수: 소설을 읽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읽었는지, 작가가 무슨 말을 했는지 묻고 싶다.
독자: 읽었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송교수: 소설을 읽으면 잘 모르겠는 것은 수필은 디노테이션이 강한 반면, 소설은 메타포가 강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소설이나 시를 읽었는데 모르겠다는 말은 비유를 했는데 뭘 비유했는지 모르겠다는 소리이다.
이 이야기는 한 신문사 기자가 사건이 많은 기사를 쓰는 일상에 지쳐 ‘태평양’으로 나간 이야기다. 한 범선에 승선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을 경험해보고 싶어서였다.
송교수님 자신은 태평양을 여행했을 때 일주일이 지나니 ‘내가 왜 여기 왔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바다 외에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시를 떠올리면서 그가 진정한 시인이란 생각이 들었다. 태평양에서 보고 온 것은 ‘하늘, 바람, 별’뿐이었고, 내 마음 속의 시였다. 윤동주가 텅 빈 만주의 용정 마을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그것 밖에는 없을 것 같았다. 타향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오직 ‘하늘, 바람, 별’뿐이었을 것 같았다.
군함 3척에 400명이 타고 태평양을 항해해 가는데 구경할 것이라고는 중간 중간에 정박한 정박지뿐이었다. 블라디보스톡-대마도-괌-하와이-벤쿠버-엘에이(LA)-과테말라-적도 등 ‘환태평양’지대를 돌았다. 그 코스가 해군의 수련코스였다. 다른 코스는 인도양-대서양으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것이다.
바다만 보다가 배가 한 척이라도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 여행을 하고 쓴 소설이 ‘다른 배에 탔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것이었다.
이 작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바다’라는 그 부분을 아주 잘 썼다.
왜 나는 그런 소설을 쓰지 못했나를 생각해보니 ‘나는 태평양에 풍덩 빠져버린 것이었다.’
아직도 태평양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좋은 글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가는 태평양을 안 갔을 수도 있는데 그 부분을 잘 표현했고 갔더라도 태평양속에 빠지지 않고 거리를 두고 밖에서 써나갔다.
무슨 대상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그 대상 속에 매몰되지 않고 거리를 두고 감정을 빼고 요리를 해나가면서 객관적으로 써나가야 한다.
독자: 인간의 허황된 욕망에 대한 질타라고 생각되었다.
송교수: 그렇게 볼 수도 있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을 기대하고 범선을 타는 것으로 소설이 시작되었는데 정말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면 소설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시작이 아주 재밌다. 아주 잘 된 소설의 시작이다.
“모든 체험의 가장 낮은 단계에까지 도달한 것처럼 보인다.”라는 표현이 좋다.
“배는 파도가 가지고 노는 공에 불과하다.”라는 표현도 좋다.
젊은 기자는 표류하던 배에서 보았던 섬으로 보트를 타고 갔다가 실종된다. 그 섬은 해도에도 나오지 않는 섬이다.
이 부분이 동양 소설과 다른 부분이다. 이것은 ‘무릉도원’이다. 그는 무릉도원으로 간 것이다.
그 곳에서 돌아온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뉴욕으로 돌아가 신문사 사장 워렌에게 센세이션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다. 그 부분이 ‘동양의 유토피아’와 ‘서양의 유토피아’와 다른 부분이다.
워렌은 플러내건 기자를 죽이고 그 섬에 대한 자료를 훔치지만, 결국 사기꾼으로 몰려 감옥에 갇혔다가 플러내건의 혼령을 보고 자살한다.
천년의 섬을 조사한 국가 조사위원회는 그곳의 존재가 ‘재앙의 영원한 화덕’임을 인식하고 폭파시키게 된다.
끝까지 읽으면 소설의 처음이 시작되었을 때보다 감동이나 감흥을 주지 않는다. 젊은 기자가 겪은 사건을 리얼리스틱하게 써나간 느낌이다. 그래서 발상이 멋있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위주로 탐정소설처럼 쓴 기법이, 상상력이나 호기심으로 독자를 끌고 가지 않고, 실재세계로 독자를 끌고 간 것이 과연 좋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카이저에 대한 간략한 정보입니다. 참고로 하세요~~.
# 게오르그 카이저(1878. 11. 25 독일 마크데부르크~ 1945. 6. 4 스위스 아스코나).
독일의 대표적인 표현주의 극작가.
서기관으로 아르헨티나에 갔으나 건강이 나빠져 독일로 돌아와야만 했다. 오랜 회복기 동안 희곡을 쓰기 시작했는데, 주로 풍자희극이었던 이 시기의 작품들은 거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첫 성공작은 치밀한 구성력을 보이며 신랄하고 격정적인 언어로 뛰어난 재능을 드러낸 〈칼레의 시민들 Die B?rger von Calais〉(1914)이다. 이 작품에 뒤이어, 돈과 기계가 지배하는 현대세계와 결코 화해할 수 없는 투쟁을 벌이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희곡들을 잇달아 발표했으며,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Von Morgens bis Mitternachts〉(1916), 〈산호 Die Koralle〉(1917), 〈Gas Ⅰ〉(1918), 〈Gas Ⅱ〉(1920), 〈지옥·길·땅 H?lle, Weg, Erde〉(1919), 〈나란히 Nebeneinander〉(1923), 〈2번의 올리버 Zweimal Oliver〉(1926), 쿠르트 바일이 곡을 붙인 〈은빛 호수 Der Silbersee〉(1933) 같은 작품들로 표현주의 운동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혔다.
# 월반 동정
점심은 메밀 국수집 ‘송’에서 했습니다. 오랜 휴일 끝에 만나 월님들의 수다가 더욱 풍성했습니다.
점심과 티타임까지 함께 해주신 월님들께 다시 한 번 반가움을 전합니다.
오늘 못 오신 월님들... 꼭 다음주에 뵈어요^^.
행복한 가을을 맞이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