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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꽃 피는 소리    
글쓴이 : 정혜선    14-09-06 05:47    조회 : 4,318

민족대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때 아닌 눈병에 시달리던 저는 식구들의 안녕을 위해 -전염이 우려되므로-

음식 준비해서 최대한 늦게 내려가려구요.

여러분은 탈 없이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햇볕 쨍쨍하고 바람 부는, 아주 쾌적한 날이었지요.

합평의 칼을 갈겠다고 일찌감치 나선 저는 ‘1빠’를 외치며

1층 커피숍에 들렀습니다.

헌데 웬걸요.

우아하게 창밖을 바라보며 1빠 자리 차지하던 여인이 있었으니

앞태뒤태옆태까지 몽땅 고운 오정자샘이셨습니다.

지난달엔 선봉님이 그렇게 홀로 앉아 있었거든요.

강원도 삼척에서 새벽차를 타고 무사히 도착한(대중교통으로 서울 온 건 처음이라네요.^^)

방순이님이랑 대구 이상술샘 오셔서 몇 마디 나누고 올라갔는데

다들 강의실이 꽉 차도록 앉아 계시더라구요.

보형 총무님이 맛난 떡을, 김정호샘께선 음료수를 좌악 깔아놓으셨더군요.

늘 감사합니다.^^


어때요, 재미있었어요? 어디가 재밌지요? 주제가 뭔가요, 구성은……

싸락눈 같으신 교수님의 질문에 모두 눈알만 굴리고 계셨던가요?

합평할 땐 작가에게 의도적으로 딴지를 걸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야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다고요.

등장인물에 대해선 궁금함이 없도록 녹여내라.

문장만으로 명문이 되진 않으니 미사여구에 신경 쓰지 말고

진솔하게 써라. 메시지가 관건이다.

문학에서는 서사가 제일 중요하니 서사구조를 익혀라.

인간미가 나도록 써라. 감동적인 장면 하나가 들어가야 글이 산다.

역사나 사회현상을 다룰 땐 약자의 편에서 넓게, 관대하게 생각해야 한다.

세상을 보는 눈과 역사의식, 가치관이 바로 서야 좋은 글이 나온다.

재미있고 감동 깊고 유익한 글을 쓰자……

많은 가르침에 이어 9, 10, 11, 12월의 합평날짜를 되짚어주시곤

이렇게 말씀하셨죠.

“올 한 해도 다~ 갔습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늙어가는 거예요.”


먹고 마시며 칭찬하고 격려하던 우리들.

더 많이 나누고  더 열심히 써야겠습니다.

못 오신님들의 안부를 물으며 많이들 허전해했어요.

천미자 수녀님은 대전으로, 채선후님은 진도로 이사하셨지만

변함없이 우리 식구라는 거 잊지 마시길요.

지난 봄 춘천에서 들꽃을 꺾어 오셨던 최광언님,

이번엔 가을꽃 들고 오시는 건 아닌지 기대해봅니다.

쓸쓸쓸쓸

풀벌레 소리가 들려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