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론을 공부하는 날이었답니다.
시인이 시적 대상에서 얻은 발상이 시상의 전개로 나아가는 경로를 살펴봤습니다.
첫째, 개관적 대상을 다른 개관적 사물로 환치하는 경우
예) 조운< 석류>, 이가림<석류>, 임영조<석류>
둘째, 객관적 대상을 관념적으로 해석하는 경우
예) 김신용< 영실>, 이형기< 낙화>,< 모래>
셋째, 주관적 대상(관념, 의식)을 객관적 사물로 제시하는 경우
예) 전봉건<사랑>, 유치환 <그리움>, 문태준<뱀같은 그리움>
넷째, 주관적 대상(관념, 의식)을 관념적으로 해석하는 경우
예) 한용운< 복종>
시적 대상이 지닌 총체적 진실(시적 진실)을 수용하여 시인은 한 편의 시를 만들어내는데,
첫째, 대상을 은유적으로 처리하는 방식
둘째, 대상을 역설적으로 인식하는 방식
셋째, 대상을 단지 감각적으로 묘사해 보여주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객관적 대상을 은유적으로 형상화시켜 시를 만드는 경우.
예) 손택수< 폭포>
주관적 대상을 은유적으로 처리하는 경우
예) 장석남< 나의 유산은>, < 번짐> 이란 작품들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간단히 정리해놓고 보니 개론서(오세영의 <<시쓰기의 발견>>를 펼치지 않고는^_^:: 이해가 턱없이 부족할 듯해 매번 세심히 후기 올리시던 반장님의 부재가 참으로 크게 느껴집니다. (위의 시들은 따로이 정리해 좋은 자료로 활용하시길 명령합니다<---헉;;)
한 줄의 시를 쓰기 위해선 필요한 많은 요소들( 은유, 역설, 비유, 이미지 등...)을 적절히 배치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속엔 무엇보다 시인의 사유와 통찰이 있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구요. 다양한 요소들을 농축시키고 발효시킨 언어를 통해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아낼 때 온전한 시 한 편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것들이 결국 세월을 넘어 고전으로, 명문으로 우리 가슴에 살아있게 된다는 것도요. 열심히 시 읽기를 습관 들이고 사물을 보는 눈도 더 세밀하고 섬세할 수 있는 태도를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보여준 아름다운 행보와 메시지, 무엇보다도 고통 받는 이들을 진심으로 위로해주시던 그분의 모습을 보며 다 죽어버린 것 같은 이 시대의 '희망' 이란 걸 다시 살려내고 싶은 마음 간절했더랬습니다. 사랑과 나눔은 말이 아닌 행동에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내 자신부터 변화해야 함을 깊이 깨달은 한 주 였습니다.
여름 휴가와 문학 기행으로 빈 자리가 많았지만, 남은 벗들 오순도순 자유롭고 유쾌한 수업이 되었습니다. 여행 떠난 벗들은 재충전의 시간들 알차게 채워 오시고 열공하신 우리 벗들은 오늘 배움으로 얻은 이 충만함으로 더 정진하길 바라겠습니다. 특별히, 우리 반의 마스코트 김지연씨의 첫글 <냄새>는 쉽게 읽히면서도 마음에 와 닿은 잘 쓰여진 글이라는 선생님 칭찬에 우리도 큰 박수로 격려해 드렸습니다. 그동안 어찌 참으셨는지...^_^ 지연씨, 담백하고도 여운을 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대의 냄새가 가득 밴 향기로운 글이었습니다.
빵빵 돌던 문화센터 에어컨에 뼈가 시려 돌아와 이불 덮고 녹이다 그만 잠이 들었더랬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컴 앞에서 후기를 쓰려니 후덜덜입니다. 이래서 결석하지 말고 쉼없이 노력하며 성실히 써야 하는 것임을 제가 입증하는---> 이쁜 짓^^ 으로다가....너그러이 봐 주시고 담주 마지막 수업은 쉬고 그 담주 9월 개강에서 뵈어야겠네요. 보고픔도 절제하고(시를 잘 쓰기 위해) 우리 우정도 발효시킨 뒤(시큼 달달하게) 그렇게 만나기로 하겠습니다.^_^
온종일 내리는 비에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저 빗물처럼 지금도 흘리고 있을 누군가의 ‘눈물’을 생각하며 새삼 ‘우리’ 라는 단어가 간절해집니다. 거기에 담겨있을 마음이 빗물을 타고 천갈래 만갈래로 번지길 바라며...이만 총총
번짐
장석남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럼으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번 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 채 번져서
봄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