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자락을 휴가로 마무리하시느라 그런지 마지막 수업에 빈 자리가 많았습니다.
한 월님은 송교수님께 오늘 오신 분들이 글을 내면 무조건 통과시켜주셔야한다고 농담을 건넸는데,
송교수님께서는 그렇게 하기엔 너무 많다고 답하셨어요^^.
오늘 글들은 모두 통과였답니다.
<풀냄새> - 황다연
송교수; 이번 글들은 계절을 타는 글들이었다. 풀냄새를 소재로 향수를 감각적으로 잘 써낸 글이다.
고칠 부분은 없지만 그래도 더 완성도를 높이자고 욕심을 낸다면...첫 문장에서 ‘같으리라 생각했다.’로 매듭을 지었는데 ‘생각했다’는 빼도 좋을 것 같다.
두 번째 문장은 ‘거슬렸다’라고 판단하는 단어로 끝났는데 묘사가 주가 되어야할 부분에 판단하는 말로 끝나서 고치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다.’와 ‘거슬렸다.’는 작가가 개입하는 부분이기에 앞으로 글을 쓸 때는 감각적인 부분이 판단하는 부분으로 바뀌기에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것이 좋겠다.
‘풀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는 ‘풀들은...’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연하고 부드러운 풀 위를’에서 ‘풀 위를’는 ‘풀밭’이나 다른 말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짐작해 볼 수 있다.’는 ‘짐작케 한다.’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시골에서 누릴 수 있을 법한 추억’은 ‘시골에서나 누릴 수 있을 법한 추억’으로 바꿔야한다.
이런 부분을 참조할 사항이고 전반적으로 좋은 글이다.
<안개 속으로> - 정진희
송교수: 개절을 타고 있고 감각적인 글이다. 아주 잘 쓴 글이다. 그래도 첨언하자면,
‘내게 시시해질 정도였다.’는 ‘내게 시시했다’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그러니까 나는 숨 막힐 듯 정확하고 일거수일투족...’의 문장에서 ‘그러니까 나는....’을 빼서 추측 정도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 도시가 김승옥의 <<무진기행>> 속 무진처럼...’에서는 ‘그 도시가 김승옥의 무진처럼’으로 바꿔도 좋을 것 같다.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이라서 그래도 써도 좋을 것 같다.
잘 쓴 글이다.
독자: K시를 밝히는 것이 어떨지..
송교수: 밝혀도 좋고 안개 속에 놓아두어도 좋을 것 같다.
<래드우드 국립공원> - 한금희
송교수: 잘 된 글이다. 만약 분량을 줄여야한다면 앞부분을 줄이는 것이 좋겠다. 한선생 덕분에 여행 잘 했다.
‘당일치기 하고도 남을 거리지만 자신이 없어서...’에서 ‘자신이 없어서’는 빼도 좋겠다.
‘둘이’는 ‘부부’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아들과 둘’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남기기가’에서 ‘음식을’을 빼는 것이 좋겠다.
‘우리는 이 집을....’에서는 문장을 줄이는 것이 좋겠다.
‘고3들이 집이 엘에이 부근이라면’은 ‘고3들이, 더구나 집이 엘에이 부근이라면’으로 바꿔야한다.
‘자기들은 이미 3일전에 와서 다 돌아봤는데... 팁을 준다’는 ‘자기들은 이미 3일전에 와서 돌아봤는데....추천했다.’로 바꿔야 한다.
‘정확하게 여기는 아니었겠지만 영화 <쥬라기 공원>을 래드우드 국립공원...’의 문장은 작가의 윤색이 필요한 문장이다. ‘마치 쥬라기 공원에 온 것 같다.’는 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동네 사람한테 물으니 이곳은 연일 이 비슷한 날씨가... 그래서 나무가 잘 자라는가 보다.’도 작가의 윤색이 필요하다. ‘나무는 좋겠다.’라는 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앞에 가던 차는...’의 문장은 구어체인데 문어체로 바꿔야 한다.
‘살아있는 나무 속을 뚫은 동굴을 지난 기분이 묘했다.’는 ‘살아있는 나무속으로 뚫린 동굴을 지나는 기분이...’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전체적으로 잘 된 글이다. 아주 좋았다.
<한국산문> 8월호
이번 글들의 전체적인 특징은 아기자기하게 읽힐 글들이 많았다.
글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강의를 위해 조금 언급하고자 한다.
백시종 선생의 글은 시원시원하게 써서 좋았다.
<입>은 의도적으로 ‘나’를 빼고 갔다. 글이 좋지만 강의용으로 언급하자면, 맨 끝 문장 하나에 ‘나’가 나온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했다. 본인이 볼 때는 ‘나’를 빼니 현실감이 떨어지고 허공에 띠운 것 같은 글이었다. 여러분도 그런 부분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화자가 의미를 형성해갔다는 느낌이 안 들고 글을 구름처럼 만든 느낌이다.
<빈잔>도 좋았다.
정진희샘의 <나는 바람입니다>는 ‘나’가 없이 ‘바람’만 있었다면 글이 추상적이고 둥둥 떠다녔을 텐데 ‘나’를 처음부터 밝히니 구체적이 되어 좋았다.
<오리에게 길을 묻다>도 좋았고, 김점선 그림을 보는 것도 실감나게 썼다.
<8월의 이방인>(정지민)도 탄탄한 글이다.
<멋진 신세계>라는 글에서는 왜 ‘멋진 신세계인가?’ 맨 끝에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 할아버지가 모두 간암으로 단명하신 것을 보면 나도 간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지고....’라는 부분이 너무 비관적이라고 생각한다. 마무리가 아름답지가 않은 것 같다.
성민선 샘의 <지구촌 나그네, 불교의 나라, 은둔의 나라 미얀마>도 알맹이가 있고 좋았다.
<저자와 함께>, 문영휘 선생의 글도 좋았다. ‘효’가 아주 어려운 문제다. ‘효’를 부르짖으면 너무 고루하고 옛날이야기처럼 들린다. ‘효’는 ‘근대화’와의 개념과 맞서있어서 부딪치는 부분이 많다. 이 시대의 ‘효’, ‘현대적 효’는 무엇인가를 고민해 봐야할 것 같다.
김창식의 <감성터치>도 좋았다. 모나리자의 웃음을 아주 재밌게 해석했다. 그 부분을 ‘개혀’로 언급한 것은 ‘모나리자 웃음’을 짓기 만들었다.
나희덕의 <여, 라는 말>을 해석하면서 이재무 시인이 ‘노점상’으로 비교한 부분도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여’는 ‘썰물 때 형체가 드러났다가 밀물 때는 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를 말한다는 것을 읽고 여기서 ‘이어도’가 나온 게 아닌가 싶었다.
김명희샘의 <먹는 밥에 숟가락 하나>도 좋은 글이다.
<모정의 진혼곡>은 본인의 차에 치인 고양이에 대한 글인데, 죽은 고양이와 그 어미 고양이 얘기로 끝냈으면 좋았을 텐데, <동물의 왕국>이야기를 끼워 넣어서 아픔이 분산된 느낌이다. 언어는 만능이 아니고 이웃나라만 가도 통하지 않는 법인데 ‘고양이의 표정에서 말 이상의 표정을 읽는다’는 식으로 끝냈어야 할 것 같다. 사소한 동물의 죽음이지만 나의 아픔으로 다가왔다로 끝나면 좋을 것 같다.
신인상의 작품 <잠녀>도 좋은 글이다.
전체적으로 글이 아기자게하게 읽은 것이 많았고 좋은 글들이었다.
# 월반 소식
제주살레에서 점심을 했습니다.
편집부 임원들이 수정을 보느라 많이 빠지셨고 휴가로 결석이 많았던 종강날이었어요.
제가 개인적 사정으로 점심과 티타임을 함께 하지 못했네요^^.
댓글로 점심 풍경과 티타임 풍경을 남겨주세용~~.
오늘 바이칼과 몽골 여행 가신 손동숙샘과 김혜정샘... 잘 다녀오시구요,
결석하신 월님들... 9월에 가을과 함께 뵈어요^^.
좋은 8월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