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우리를 밖으로 유혹해서인지 결석이 유난히 많았던 날이었습니다.
오늘 안 나오신 님들... 다음 주에는 꼭 뵈어요^^. 아울러 결석계를 대신한 글 한 편씩도 부탁해용~~.
항상 목동반을 위해 애쓰시는 이순례반장님, 박유향총무님...늘 감사하고 감사해용^^~.
<한국산문> 3월호 읽기
송교수: 이번 3월호에는 우리 반의 글이 많았다. 성민선샘, 김문경샘, 심희경샘, 김은희, 이상일샘의 글이 실려 있었다. 특집에는 작가들의 약력이나 사진이 생략되어 있는데, 조금 서운한 느낌이 들었다. 앞부분에 실린 글들의 작가의 사진과 약력, 소개되는 작품을 간략하게 넣었으면, 책 속의 책이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성필선님의 <호녀외전>도 독특하고 좋았다. 서양소설들 중에 동양소설을 넣은 것이 좋았다.
정모에님도 독특한 글쓰기가 눈에 띠었다.
<베버리힐즈 서울사이트>
송교수: 어떻게 읽었는지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다...
독자: HOT를 만나러오는 소녀들을 만나서 말한 “나 같은 것은 끼어들 틈이 없더라니까”에서 송교수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독자: 이 작품의 창작동기를 묻고 싶다.
송교수: 내게는 방배4동이 가장 베버리힐즈 같다. 그 곳이 가장 베버리힐즈 같아서 그 마을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 마을 이야기를 4편 썼는데, 따로 묶고 싶었지만 그렇게 못했다. 그 마을이 가장 미국적이고 호화스럽다. 내가 전에 살던 지하철근처와는 다른 마을이었다. 그 곳 근처에 HOT의 연습실이 있었는데 조금 떨어져 있고 연습실이었기에 약간 낡은 건물이었다. 무엇을 하는 날이면 그 근처가 아이들 팬으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아이들은 연예인들이라는 빛깔을 사랑하는 것인데, 그 빛깔을 벗어버리면 본질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 그 본질과 빛깔의 갭을 그리고 싶었다. 그런 연애인 문제만을 그려낼 수는 없기에 소위 부유층 사람들의 일상을 함께 그려냈다. 그렇게 설정하고 오래 고민한 작품이다. 그런데 그 모든 문제들을 아우를 수 있는 주인공을 설정해야했다. 그 곳은 블록마다 초소가 있어서 아파트 경비원처럼 관리인이 배정되어 있다. 그 사람을 설정해야 그런 삶들을 엮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관리인의 눈으로 그 사람들을 그려내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았다.
관리인을 설정해서 한 곳에 셋방을 살고 그 사람이 그 마을에서 보내는 하루를 그려내고 작가인 내가 끼어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그 부분이 수필과 소설의 차이이다. 소설은 내가 끼어들지 않고 수필은 시종 내가 끌고 가는 것이다.
308호의 이야기와 HOT 팬 소녀들의 이야기가 주된 것이고 그것을 보는 관리인이 보는 세상이 소설의 세계이다.
소설의 시작은 HOT 팬 소녀들과 주인공 김종배가 만나는 장면이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여주는 방식’으로 그려진다.
설명 하나 없이 주인공들이 만나는 장면이 독자들의 머리 속에 바로 그려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주 애를 먹었다.
소녀들은 남해에서 왔다. 아주 한가한 바닷가의 먼 마을을 떠올려서 남해를 설정했다.
이런 소녀들이 없고 처음부터 어른으로 산다면 인생에서 뭐가 남겠는가?하는 생각에서 이런 장면을 넣었다.
아저씨는 누구를 좋아했는가?라는 소녀들의 질문에 옛날 남원 백일장에서 김동리선생을 본 에피소드가 생각났고 그 일화를 썼다.
김동리선생을 먼 발치에서 보고 가슴 설레며 그 주위를 빙빙 돌았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연애인을 보고 먼 남해에서 찾아온 소녀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308호 이야기는 다 죽어가는 재산가 노인의 이야기로, 자식들간에 벌어지는 노인을 모시려는 다툼과 재산을 둘러싼 숨겨진 욕망을 그려냈다.
설명은 하지 않고 그 사건들을 외부적으로 보여주면서 독자들이 상상할 수 있도록 쓴 것이 이 소설의 묘미이다.
<5>장의 ‘할아버지 거지와 민정’이의 부분을 이야기 하고 싶다. 어떻게 읽었는지...
독자: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거지가 자고 있는 민정이에게 가서 돈을 달라고 하는 부분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거지 할아버지가 오히려 민정이에게 10원을 준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송교수: 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설명 없이 여기에 넣고 싶었다.
독자: 그냥 어떤 아이들의 일상이지 않을까 싶다. 어른들의 세계는 앞뒤가 뚜렷하고 이유가 분명하지만 아이들의 세계는 그렇지 않기에 그런 아이들의 세계가 오히려 잘 드러난 것 같다.
송교수: 먼 곳에서 서울까지 가서 HOT도 못 만나고 온 아이들이 서울의 인상을 말하면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서 넣은 부분이다. 그 속에 서울의 모든 모습이 담겨있다. 상식이를 만나서 서울 지하철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민정이를 그려서 그 소녀들 머릿속에 남은 서울 모습을 그려냈다. 그 부분에서 그냥 HOT 를 못 만난 이야기를 하면 소설이 너무 재미없어 진다.
할아버지 거지가 왜 10원을 주었는가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고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고 싶다. 그러나 이 소설 속에 그 부분을 넣은 것은 잘한 것 같다.
<6> 장의 308호 이야기는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마무리했다. 그렇게 두 이야기를 끝냈다.
어떻게 읽었는지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독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이야기가 아주 잘 어우러져 엮인 것 같다. 아주 복잡한 사회문제일 수 있는 것을 객관적으로 감정없이 보여주어서 오히려 잘 된 것 같다. 김동리선생의 일화도 아주 좋았다.
독자: 경비가 예사 경비가 아니어서 좀 현실감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보통 경비라면 그렇게 멀리서 온 중학생팬들을 보면 뭐라고 한 마디 할 것도 같은데 아니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송교수: 그런 끼가 없다면 인생이 너무 재미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김동리 선생을 좋아했던 경비와 HOT를 좋아하는 소녀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면을 쓴 것이다.
독자: 순수한 중학생들의 그런 욕망과 경비의 그런 끼를 아주 잘 묘사한 것은 좋았는데 디테일 부분에서 조금 아쉬움이 있다. 중학생들이라면 우리 생각과는 달리 아주 똑똑하고 치밀한 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의 심리묘사가 조금 덜 드러난 것 같다.
독자: 오히려 아이들의 심리가 잘 묘사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연예인들이 좋아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오고 기다리고 하는 모습에서 아이들의 행동이 잘 묘사된 것 같았다.
송교수: 요즘 현대 소설과 나의 소설은 약간 문법이 다르다. 70년대와 80년대에는 이런 소재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했다면 나는 그 아이들의 모습 자체를 그냥 쓰고 싶었고 인정이 갔다. 그래서 접근방법이 조금 다른 것 같다. 나의 소설은 그런 모습 자체가 그 시기에만 갖는 모습이어서 쓰고 싶었다. 그리고 연애인들의 화려한 시절과 몰락과의 갭도 쓰고 싶다. 한 연애인이 자살을 했으면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그 심리가 궁금하다. 김광석 같은 예도, 고대 앞에서 죽었는데 그런 상황에 이르게 된 심리가 궁금하다. 앞으로 그런 부분을 소설로 쓰고 싶기도 하다.
독자: 할아버지 거지가 10원을 민정이에게 준 에피소드는 작가의 과거 경험이 투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모든 것에 답을 줄 필요가 없는 것이 소설이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가장 궁금한 것은 왜 소설가가 소설을 쓰는가하는 문제이다.
송교수: 그런 부분은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있으니 다음 시간에 하는 것이 좋겠다.
다음 시간에는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를 하겠다.
# 목동반 소식
점심은 일식집 ‘취’에서 했습니다.
봄 기운 물씬 풍기는 알밥과 회덮밥으로 식사를 하고
송교수님께서 사주신 커피와 팥빙수로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끝내니 오늘 하루가 꽉 찬 느낌 입니다^^~.
맛있는 수다는 덤으로 우리 곁을 풍성하게 함께 했습니다^^~.
오늘 못 오신 님들은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은 오후네요 ....
목동반님들...한 주간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