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반 오늘
봄 볕 화사한 오늘, 지난주에 이어 결석이 많았습니다.
진해로 가신다는 나윤옥님의 메시지는 신선했습니다. 해군에 있는 아들을 면회 가는 길... 군항제가 시작되면 너무 붐벼서 조금 당겨서 가신다고 하더군요. 많은 사람들의 꽃놀이와 나윤옥님의 아들 면회가 오버랩 되었습니다.
아프셔서 결석하신 오윤정님, 이원예님 빨리 나으셔야합니다. 다음 주에는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멀리 미국으로 떠나신 소지연님... 가시기전에 금요반 간식을 챙겨두셨습니다. 덕분에 오늘 저희들은 소지연님이 준비해주신 절편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집안일이 바쁘셔서 당분간 결석하셔야 한다는 강수화님, 일이 있으셔서 결석하신 서청자님, 등록하시고는 바쁜 일로 결석하신 감남희님, 님들의 자리가 허전했습니다.
그리고 봉사 떠나신다고 결석하신 백명숙님. 백명숙님은 송교수님에게 문자로 오늘 결석하심을 신고하셨나 봅니다. 울 송교수님의 답은 ‘계절 탓이겠지요!’
그렀습니다. 계절 탓이지요. 공부하러 가는 길에 아파트 단지에 활짝 핀 백목련을 한참이나 보았습니다. 가슴 저 밑바닥에서 옛날 학교 때 버릇이 스멀스멀 피어올랐습니다. ‘공부는 무슨 봄바람 부는데 땡땡이 치고 놀러가라’고 총무만 아니면 당장에 갔을 텐데... 오늘 반장님도 출석만 하시고 가신다 하여 어쩔 수 없이 강의실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꽃보다 화사한 금반님들이 가득 가득 사랑을 나누고 있었답니다. 송교수님의 깨알 같은 강의도 한 몫하고, 역시 땡땡이 안치길 잘했습니다.
수업시작 합니다.
이정선님의 <고춧잎 김치>
송교수님의 평
잘 되었습니다. 좋은 문장이 좋은 글을 만들었습니다. 문장의 연결을 매끄럽게 하기위해서 고쳐야하는 부분이 보입니다. 끝은 손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무리를 너무 쉽게 했습니다. 첫 시작에 했던 고춧잎 김치를 마지막 부분에 넣어주면 좋겠습니다. 상처를 씻는 시간의 고마움, 좋은 것은 시간이 지나도 오래도록 좋게, 아픈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낳아지게 하는 시간의 의미를 짚어주고 마무리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노정애의 <나비여인숙 201호>
송교수님의 평
명쾌하게 잘 쓴 글입니다. 좋습니다. 그냥 넘어갑니다. (이 글은 저의 글 입니다. 차 마시며 한 이야기를 듣고 황경원님이 제목을 붙여주시며 쓰라고 해서 쓴 글입니다. 제목은 섹시한데 글은 진부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통과되었습니다. 오랜만에 글 썼습니다. 경원언니 감사합니다.)
안명자님의 <병중 생활(어떤 배달 서비스)>
송교수님의 평
글이 되었습니다. 글을 쓸 때 등뼈가 있어야함을 말하곤 합니다. 아픔을 설정하고 택배이야기를 해서 글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인지상정은 너무 상식적인 표현이니 이것으로 결말짓지는 말아주세요. 제목이 너무 정식입니다. 다시 생각해 주세요.
조병옥님의 <미켈란젤로가 이미 다 울어버린 자리에서>
송교수님의 평
설득력 있고 잘되었습니다. 한 편의 소설을 만든다고 노력도 많았으며 고생하셨습니다. 빼야하는 문장들이 보입니다.(여기서 조병옥님은 “교수님이 빼라 그래서 빼고 읽어보면 그게 맞아요.”) 율리아의 과거 이야기가 들어가서 글이 설득력 있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마무리 할지에는 작가의 의도가 분명히 나와야합니다. 너무 정식으로 할 필요 없이 암묵적 합의를 하고 끝내야 합니다. 독자들의 상상력 쪽으로 밀어주면서 현실적인 쪽으로 마무리하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서술자의 몫입니다. 하나 아쉬움은 ‘소설은 역시 사랑하는데 까지구나, 종교적으로 가니 소설이 달아난 듯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송교수님의 소설 특강.
조병옥님의 소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자살이 아닐 것이라는 결말에 대한 소설 특강이 있었습니다. 비교작품은 김동인의 <감자>와 스탕달의 <적과흑> 입니다.
************************************************
<감자>는
1925년 『조선문단(朝鮮文壇)』 1월호에 발표되었다. 작자의 작품 중 환경적 요인이 인간 내면의 도덕적 본질을 타락시킨다는 자연주의적인 색채가 가장 잘 드러난 대표작이다.
복녀는 가난하기는 해도 정직한 농가에서 바르게 자라난 처녀였다. 그러나 돈에 팔려서 만난 게으른 남편 때문에 극빈에 시달리고, 결국 빈민층이 사는 칠성문 밖으로 나온다. 처음에는 거지행각과 허드렛일로 생계를 이어갔으나 그것도 한계점에 달한다. 어느 날 평양부에서 실시한 송충이 잡는 일에 참여했다가 감독의 유혹에 빠져 일 안 하고 돈 버는 법을 알게 된다.
그 뒤 복녀는 동네거지를 상대로 적극적인 매춘을 하고, 마침내 감자를 훔치다가 들켜서 감자주인인 중국인 왕서방과 공공연한 매음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왕서방이 다른 처녀와 혼인하게 되자 복녀는 질투심 때문에 낫을 들고 쳐들어갔다가 오히려 왕서방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결말부분에서 복녀의 시체를 놓고 왕서방과 한의사와 복녀의 남편 사이의 금전거래 장면을 냉철하게 부각함으로써 비정한 인심을 객관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적과흑>은
적과 흑(Le Rouge et le Noir, 1830)은 스탕달의 장편소설이다. 현실적으로 일어난 형사사건의 공판기록이다. 작은 마을의 야심 많은 청년 줄리앙이 돈 많은 정부(情婦)를 총으로 쏜 죄로 처형된 이야기를 그린 적과 흑은 대담하고도 독창적인 유럽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제목의 '적(赤)'은 군복을 '흑(黑)'은 승려복을 표현했다. 이것은 나폴레옹 이후의 사회에 사는 평민은 수도사가 되는 이외에는 출세의 길이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스탕달은 부르봉 왕정이 복귀한 1820년대 프랑스의 정치와 사회를 이 책에서 생생하게 그렸다. "가장 선하다는 것도, 가장 위대하다는 것도, 모든 것이 위선이다. 아니면 적어도 사기다"라는 줄리앙의 말은 그 시대에 대한 스탕달의 시각을 대변한다.
줄거리는
나무꾼의 아들로 야심에 불타는 줄리앙 소렐은 레나르 시장 댁의 가정교사가 되어 미모와 재간으로 레날 부인을 유혹한다. 세상에 드러날 것이 두려워 신학교에 입학을 하지만 이곳에서도 세상과 마찬가지로 위선만이 최선의 출세 방법임을 알게 된다. 팔라르 교장의 추천으로 파리의 라 모르 후작 댁에 비서로 들어가 굳센 의지의 힘으로 콧대 높은 후작의 딸 마틸드를 정복한다. 그녀와의 결혼이 실현될 시기에 이르자 그를 중상하는 레날 부인의 편지로 그의 야심은 수포로 돌아가고, 급기야 그는 레날 부인에게 총을 쏘게 된다. 법정에서 사회의 부정을 고발했기 때문에 사형 판결을 받는다. 옥중으로 찾아온 레날 부인을 보고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는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을 맛보며 얼마 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
송교수님은 이 두편의 소설을 비교했습니다.
김동인의 <감자>가 나오기전 한국의 소설들은 불행했지만 열심히 살아서 그 뒤로는 행복하게 잘 살았다가 결말이었다. 그러나 이 글이 나오면서 괜찮았던 복녀가 어떻게 타락해서 결국죽음을 맞았는지를 말하면서 낭만주의 소설에서 사실주의 소설로 넘어갔다. 그녀의 죽음을 세상 탓으로 돌렸다. 그래서 작가는 세상의 추악한 면들을 드러낸다. 이것은 작가의 중요한 문제의식이 드러나게 했으며 바로 작가가 할 일이다. 자살은 설득력이 없다.
<적과흑>도 마찬가지다. 스탕달의 목적은 프랑스 상류사회의 추악한 모습을 다 드러내고 있다. 결말에서 줄리앙의 죽음은 바로 사회에서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음을 시사한다. 그의 죽음 또한 세상 탓이었음을 스탕달은 말한다. ‘결국 두 소설에서 주인공의 죽음은 사회에서의 강요(세상이 죽였다)에 의한 것이다!’
요렇게 주인공들의 죽음이 무엇을 시사 하는지 말했습니다. 조병옥님의 글 합평에서 말했던 ‘어떻게 마무리 할지에는 작가의 의도가 분명히 나와야 한다.’는 송교수님의 말이 귀에 쏙 들어오는 귀중한 수업이었습니다.
요렇게 합평이 끝나고 <한국산문> 3월호도 함께 공부했습니다. 편집부에 좋은 조언도 해주셨으며 강의 광고를 마지막장에 넣어주어서 너무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반 선생님들의 글과 전체 글들이 좋았으며 특집 글들도 읽기를 권했습니다.
오늘은 《상상동화》에 나오는 크리스토프 메켈의 <나의 왕>을 아주 꼼꼼하게 공부했습니다.
* 우리나라 소설과는 너무 다르다. 기법으로만 생각하면 이 소설은 여백을 만들고 잘 쓰였다.
* 작가는 내용을 ‘이것이다.’ 라고 딱 짚어내지 않고 비유적으로 여러 번 해서 우리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 시작부터 왕의 캐릭터를 형성하면서 왕의 독선을 계속 말한다.
* 왕의 잘못을 풍자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공원이라는 장치를 이용했다. 왕에게 자기 위주로 보지 말고 사물의 본질을 보라는 메시지를 계속 말하고 있다. 이렇게 쓰는 여유와 방법, 수법들을 봐라.
* 소설은 유희구조와 의미구조를 가지고 쓰는 것이다. 의미구조를 안에 감추고 겉은 유희구조(사탕발림이나 놀이구조)로 써야한다. 모든 문학작품은 이 두 개가 맞물려야 한다.
* ‘독선적으로 하면 결국은 네가(왕이) 죽는다는 것’을 작가는 말한다. 풍자기법과 회학, 역설로 써서 이 글은 좋은 글이다.
이 공부가 끝나자 저희 반 한희자님이 ‘나의 남편’이라는 글을 쓰면 되겠다고 하셔서 한바탕 웃었습니다. 재치 있는 한희자님!
이렇게 한편의 소설로 알찬 공부를 했습니다.(사실 저는 그냥 읽었을 때는 잘 몰랐습니다.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서야 ‘이 작품이 좋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오늘 땡땡이 안친 보람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주라 송교수님은 서둘러 가시고 저희들만 맛나게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김동수선생님이 친구 분과 함께 깜짝 방문을 해주셔 함께 밥정을 쌓았습니다.
김동수샘 오늘 만나서 너무 좋았습니다. 건강해 보이셔서 기쁨 두 배였답니다.
김옥남님이 손님 오셨다고 두 분의 식사비를 대신 내어 주셨답니다. 덕분에 대접을 할 수 있었습니다. 김옥남님 감사합니다.
향경원님이 디저트로 맛난 차도 사셨습니다. 황경원님 감사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공부를 너무 많이 했습니다.
계절 탓에 집안일이 많아지신 분, 아프신 분, 바빠지신 분, 저처럼 가슴에 자꾸 봄바람이 들어 어디로 자꾸 가고 싶은 분들 모두모두 행복한 봄 되시기를 바랍니다. 때는 춘삼월 바람나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 모든 것은 계절 탓으로 돌리고 그냥 확~ 갈 때까지 가 보면 좋은 글 한편 나올 듯도 합니다.
후기 읽는다고 수고 많으셨어요.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