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첼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이야기는 완결되었다고 보고 속편 집필을 거부 했다.
미첼여사는 역사 소설로서와 마찬가지로 러브 스토리 면에서도 남녀 간의 전쟁에선
여자(스칼렛)가 패한 것으로 완결시켰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품이란 일단 출판되어 나오면 작가로부터 독립된 것이라고 볼때,
독자들이 한결 같은 아쉬움에서 속편을 기대한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반세기가 지난 후에 속편이 나온 것이다.
<<스칼렛>>은 멜라니의 장례식에 참석한 후 스칼렛이 타라로 돌아가는 것으로 시작되며
여주인공의 이름을 ‘스칼렛 오하라 해밀턴 케네디 버틀러’로 소개하는 것으로
그녀의 결혼 경력을 표현한다.
그녀의 말과 행동 모두가 굽힐 줄 모르는 강한 개성과 예민한 감성을 선명하게 나타내고 있어서
전작의 스칼렛을 그대로 이어받았음을 잘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작풍에 있어서는 두 작가가 완연히 다르다.
미첼은 서정성과 극적인 전개에 뛰어난 반면
리플리의 <<스칼렛>>은 탄탄한 구성과 강한 서술력과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뛰어나다.
리플리가 미첼의 상속권자들과 맺은 계약에는 작가가 지켜야 할 두 가지 조건이 있었다고 한다.
노골적인 섹스와 동성애를 피해달라는 것이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1861년부터 1873년 까지
남북전쟁 기간과 전후 8년간을 시대적 배경으로 미국 남부가 주무대인 반면,
<<스칼렛>>은 1873년부터 1880년 까지 7년 동안에
첫 해만 애틀랜타나 찰스턴, 사바나 등 미국 남부가 무대이고
나머지 6년은 아버지의 고향인 아일랜드가 무대가 된다.
남부 재건기를 이어받아 시작되는 속편은
역사적 사건은 거의 없고 사회문제만이 있기 때문이다.
전편과 맞먹는 역사 소설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역사적 사건을 찾아야 했으며,
작가는 부친 제럴드 오하라가 반영(反英) 독립운동에 가담했던 아일랜드에서
그 단초를 발견한 것이다.
알랙산드라 리플리는 아일랜드의 독립투쟁을
남북전쟁과 맞먹는 역사적인 대사건으로 취급하여 양자를 대립시켜 나타냄으로써
전작에 못지않는 역사소설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한편 원저자가 아닌 제3자에 의한 속편 제작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으며,
일부 애틀랜타 작가들은 속편을 혹평하고 나서기도 했으나,
<<스칼렛>>은 1994년에 미국 CBS가 판권을 사서 360분짜리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존 어만 감독 조안 웨일리, 티모시 달튼 주연)
대략의 줄거리는......
레트가 떠난 후 다시 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시댁(찰스턴)으로 간 스칼렛은,
그러나 철저히 레트에게 무시당하고 시댁과도 마찰을 일으킨다.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스칼렛은
아일랜드 출신인 아버지의 친척을 만나기 위해 아일랜드를 방문했다가
그들이 영국인들에게 핍박받는 모습을 본 후 그들을 도우며 아일랜드에 정착하기로 한다.
그곳에서 만나게 된 리차드와 좋은 감정을 갖게 된 스칼렛은,
그의 폭력적인 성향을 알게 되면서 그에게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보수적인 사회에서는 거의 불가능하였고,
폭행당한 후 깨어난 날 아침, 침대에서 복부에 칼이 꽂힌 채 죽어있는 리차드를 발견한다.
이 일로 인해 스칼렛은 살인혐의로 구속되고
이 소식을 듣게 된 레트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영국으로 오게 되는데………
“레트가 자기와 이혼하고 앤 햄프톤과 결혼한 것을 알았을 때
그녀는 절망감으로 기절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사랑의 게임에서의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기에
재기하여 새로운 사랑을 추구하기 위해 미망인 옷차림으로 사교계에 뛰어 들었다.
이혼당한 여자가 아니라 자유로운 ‘미망인’으로 그녀는 사랑을 원했고
성숙한 보살핌과 이해를 원했다.
그녀의 가슴은 사랑을 깨우쳤고 사랑이 넘쳐흘렀으나
어디에도 그것을 줄 곳이 없었다.” (하권173쪽)
레트에 대한 사랑은 과거 애쉴리에게 그랬던 것 이상으로 뿌리가 깊어서
다른 남자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가 없다.
그녀는 찰스 래글랜드와 정사를 가지지만
그것은 전남편인 레트에 대한 앙갚음인 동시에
레트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가를 가늠하는 테스트가 되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
나는 이제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감정인지를 알아.
그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느낌이지.
나는 사랑을 너무 늦게 배웠어. 그건 정말이지 불공평 해.
…사랑이 없이 혼자 지내는 시간들이 너무 외로워.
그런데 나는 왜 그를 사랑할 수 없었을까?
레트를 사랑하기 때문이야.(하권 252쪽)
그렇게 그리워하던 레트가 재혼했던 여자를 잃음으로써 다시 그와 결합할 수 있게 되었다.
레트 역시 줄곧 스칼렛을 그리워했고
상처한 후에 스칼렛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려는 것을 알고 자포자기 상태에 있었다.
더구나 자신의 딸인 캣의 존재도 모르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진 그들의 재결합은 매우 드라마틱한 것으로
독자에게 전작과 연이어 생각할 때 세기에 대작에 걸맞는 대단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