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인절미는 한금희샘이 준비해주셨어요^^.
항상 일찍 나오셔서 목동반을 위해 애쓰시는 이순례 반장님, 박유향 총무님, 곁에서 도와주시는 안옥영 샘, 김명희 샘, 황다연 샘, 너무 감사하고요, 오랜 만에 뵈어서 더욱 반가웠어요.
봄날이 선뜻 자기 자신을 드러내준 하루였네요^^.
봄기운 받아서 활기찬 일주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 송하춘 교수님의 작품 <문명사 이전의 삶을 찾아서>
다른 반에서 세바스티앙 살가도에 대한 영화 <제네시스>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는데 그 사진작가 전시회를 한국에서 처음 할 때 그에 대한 소개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글은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삶과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것이다.
2005년인가 2006년도에 한국에서 전시회를 할 때 쓴 글이다.
“가장 현대적인 예술 감각으로 가장 근원적인 인간정신을 탐구하는 행위로서, 서구 유럽의 새로운 예술과 시원의 라틴아메리카가 만나는 창조적인 예술세계를 의미한다.”
<나를 때렸던 외할머니> - 한금희
송교수: 잘 쓴 글이다. 자유분방함이 낳는 제멋대로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이 글은 많이 절제된 글이고 자기 감정이 묻어 있어서 재미있었다. 한선생의 글은 생각만 하고 그 이후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한선생의 여러 글들 중에서 이 글이 좋다고 생각했다.
“야간 학교에 보내고 있으니까”는 “야간 학교에 다니니까”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작가: 얼마 전 놀이방에서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때리는 장면이 이슈가 되었었는데, 어렸을 때 맞았던 것이 성장할 때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런 연구 결과를 찾을 수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송교수: 한금희샘은 처음부터 작품을 만든다는 설정을 하지 않고 그대로 풀어내기에 “아무리 어린 아이지만 무서워서 그 뒤로는 단 한 번도 나를 때린 적이 없다고 하셨다” 등의 좋은 문장들이 있다. 좋은 글이다. 한금희샘의 글이 많이 모였는데 가족사 중심으로 책을 내면 좋을 것 같다.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송교수: 지난 시간에 내 입장은 모두 이야기 했으니 여러분이 읽은 느낌을 말했으면 좋겠다.
독자: 교수님이라는 고정관념이 있기에 그런 스타일의 글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다른 스타일이 느껴졌다. 송교수님이 글을 쓰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투자했는지 느껴졌고 너무 좋은 소설이었다. 이 소설을 보면서 유형의 <빌어먹을 식량>이란 소설이 떠오르기도 했다. 성석제의 영향을 받은 소설이었는데, 너무 감동적이었는데, 송교수님의 이 소설도 너무 좋았다. 그런데 옛날이라고 하면 먼 과거이기에 그 부분이 조금 헷갈렸다. 소설에서 삶을 떠올리게 하는 시베리아가 느껴져서 좋았고, 뒷부분에 힘이 더 실리는 느낌이었다.
송교수: 내가 간 시베리아에서 이광수가 갔던 시베리아를 오버랩 시키면서 나는 자꾸 빠지고 채석 부인이야기를 앞으로 내세웠다.
독자: 나도 마치 시베리아에 간 것 같은 느낌이어서 아주 좋았다.
송교수: 작품이 발표되어도 자신이 없고 항상 걱정이 앞선다. 일단 발표하면 나면 밀쳐놓고 다시 보지를 않는데 이 작품을 읽고 너무 좋았다고 한 몇몇이 나와 동인을 맺고 소설을 계속 쓰자고 해서 지금까지도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 이 작품이 좋다고 평가받는 것은 유정을 계속 품고 가서 볼륜감을 유지했기에 가능한 것이었을 것이다. 나의 시베리아와 유정을 넣어서 좋은 작품이 탄생한 것 같다. 시베리아를 보면 자연만 있고 사람이 없기에 소설이 탄생하기가 쉽지 않은데 나는 유정을 끌고 갔기에 소설이 나온 것 같다.
내일 바이칼을 가기로 하고 호텔에 머무는데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에 나오는 장면과 똑같았다. 그래서 신석정은 동경에서 바이칼을 체험하지도 않고 그런 장면을 썼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한 일본 작가가 열 일홉 살에 인생을 쓴 것처럼 살아보지 않은 인생도 환상 속으로 쓸 수 있는 것처럼 신석정도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상상으로 쓴 그 장면이 너무 생생했다.
그래서 신석정과 유정의 삶을 더 찾아보고 공부해서 쓴 소설이었다. 이광수는 아주 변방에서 살았는데 그의 어머니가 아버지의 삼취였는데 20세 이상 차이가 났다. 변방에 러시아인들이 많았는데 심지어 이광수가 러시아인 닮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고, 변방 시골에 살았던 작가였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일본까지 가게 되었고 와세다 대학을 나와 오산학교 선생을 하게 되었다. 평범한 여자를 만나 결혼했지만 그렇게 평범하게 생활하는 것은 이광수에게는 못 견딜 일이었고, 탈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마지막 목표지는 안창호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였고,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가려고 했는데 치타에서 독립신문을 만들면서 5개월 정도 머물렀다. 그 때 바이칼을 갔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부인과 헤어지고 동경으로 가서 허영숙을 만난다. 그러자 독립운동은 안하고 연애만 한다는 비판이 일자 허영숙과 도망한 곳이 바이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허영숙과 이광수가 실제로 바이칼을 갔는지에 대한 기록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런데 삼중당에서 이광수 전집을 낼 때 허영숙 여사의 증언에 따르면 갔다고 한다. 이광수가 치타에서 살았고 바이칼에 갔다는 사실이 나한테는 엄청난 부피로 다가왔기에 소설을 쓰게 되었다.
소설을 끌고 가다가 결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작가의 의도이다. 남녀가 계속 만나는데 어떻게 끝맺을까가 독자는 계속 궁금하다. 헤어질까 맺어질까라는 결말이 바로 작가의 의도이다.
“바이칼을 구경 잘하고 돌아왔다”라고 결말을 내면 너무 재미가 없기에 소설을 튀기는 방법은 마술밖에 없었다. 알다가도 모를 환상의 세계로 그려냈다.
독자: 두 가지만 질문하고 싶은데, 안창호를 그렇게 존경했던 이광수가 독립운동을 하다가 친일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고,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어찌 감히 샤만을 꿈꾸겠는가”에서 “어찌 감히”가 왜 들어갔는지 궁금하다.
송교수: 왜 친일을 했는가라는 문제는 간단하면서 너무 복잡한 문제이다. 이광수 이후 세대는 태어나 보니 ‘일본 세상’이었고 한국은 아주 없었던 시대였고 이광수 세대는 조금 앞선 세대이긴 했지만 실체가 없는 조국을 붙들고 살기가 어떠했을까는 생각도 가끔 해본다. 이광수는 워낙 거물이었기에 일본이 그를 온갖 방법으로 회유했을 것이다. 서정주는 나중에 친일행각에 대해 “난 몰랐지. 일본이 그렇게 빨리 망할 줄을.”이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그 당시 분위기가 그랬을 것이다. 일본은 영원하고 한국은 실체가 없는데 그것을 계속 붙들고 있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독자: 피천득 선생이 쓴 이광수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아주 담담하고 인간적으로 쓴 글이었다. 친일이나 다른 이념 같은 것은 배제하고 인간 이광수에 대해서만 쓴 글인데 아주 좋았다.
독자: 내가 등단했을 때 남편이 “일본이 다시 쳐들어와서 우리 집에 오면 나는 죽이더라도 당신은 작가이기에 데려가서 일본 찬양 글을 쓰라고 할 것이다. 작가란 그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긍지를 가져라.”라고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광수도 영향력이 너무 강한 작가였기에 일본에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송교수: 일제 강점기 때 가장 잘 된 작가가 좋은 시 몇 편 쓰고 죽은 작가들이다. 이광수도 오래 살다보니까 친일까지 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독자: 소설은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이 소설을 읽다보면 ‘최석씨 부인’이 누구인가하고 전혀 모르는 사람도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었다.
송교수: 내가 원래 그렇다. ‘독자들이 이것을 알까’하는 물음은 생각하지 않고 쓰는 편이다. 그것이 한계일수도 있다.
독자: 저야말로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니고 많이 유식한 편도 아닌 독자인데 처음에 이 소설을 읽을 때 <유정>도 몰랐고 모르는 내용도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읽고 싶은 책 목록 1순위에 <유정>이 올라왔을 정도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소설이 뒤로 갈수록 너무 좋았다.
송교수: 아까 물어본 것에 대해 대답을 하자면 눈높이를 대중소설에 둘 것인가, 아닐 것인가의 문제가 작가들에게는 항상 있다고 본다. 서양 소설은 일리야드의 <오딧세이>를 패러디한 작품들이 수없이 많다. 나도 굳이 말하자면 <유정>을 패러디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소설을 쓸 때 보통 어떤 독자를 상정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생각지 않는다.
독자: 모윤숙과 이광수가 아주 가까운 사이였고 사랑했다고 하는데 사실인지, <렌의 애가>를 쓸 때 시몬이 이광수였다는 설이 있는데 맞는 말인지..
송교수: 그렇다고 한다. 허영숙이 이광수가 오지 않으면 모윤숙 집으로 찾아가서 행패를 부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독자: 소설에서 송교수님이 많이 느껴졌다. 남편도 이 소설을 끝까지 읽었는데 하루키를 많이 닮았다고 했다. 결말을 툭툭 자르는 경향이 그와 비슷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 목동반 소식
점심은 티원에서 했어요. 제가 티타임에 참석하지 못해서 자세한 수다는 전해드리지 못해 안타까워요^^. 다음 주엔 더 건강해져서 즐거운 수다에도 동참할게요.
목동반님들... 오랜 만에 뵈어서 더욱 반가웠고요, 새로운 얼굴들도 뵈어서 더 좋았습니다.
좋은 인연으로 함께 글의 세계에서 계속 머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문경자샘이 에세이집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을 발간하십니다.
토요일(21일 5시) 양천 문화원 양천 리더스 클럽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지니 많은 분들이 참석하시어 축하해주시길 바랍니다.
한 주간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