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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가가 사진을 찍듯 글만 쓰고 빠져나와야 합니다.    
글쓴이 : 한지황    15-03-02 19:21    조회 : 3,565

봄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새 학기 시작에 걸맞게 새로 세탁한 하얀 와이셔츠와

회색 자켓을 입고 오신 스승님이 더욱 돋보였습니다.

새해 첫 날, 첫 달, 새 학기는 시작하기가 무섭게

달아나 버린다는 스승님의 말씀처럼

벌써 3월입니다.

봄도 스승님의 열강과 함께 쏜살같이 가버릴 것을 감지합니다.




페이스북에 실린 <문장의 원칙>으로 첫 단추를 끼웠습니다.

 

한국일보 기자 시절부터 명문장가로 이름을 날리면서

기자들의 우상이었던 김훈 작가의 <밥에 대한 단상>을 읽었습니다.

상식에 어긋나면 타협을 하지 않는다는 그는

수식을 배제한 간결한 문장으로 유명합니다.

 

황사바람 부는 거리에서 전경들이 점심을 먹는다.

외국 대사관 담 밑에서, 시위 군중들과 대치하고 있는 광장에서

전경들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밥을 먹는다.

닭장차 옆에 비닐로 포장을 치고 그 속에 들어가서 먹는다. (중략)

수식어나 감정개입이 철저하게 배제된 문장들로

냉정하게 밥 먹는 장면만을 쓰고 있지요.

사진작가가 사진을 찍듯이 글만 쓰고 빠져나와야 합니다.

판단은 독자가 해야 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아이를 독수리가 잡아먹으려고

매섭게 쏘아보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작가가 퓰리쳐상을 받았지만

일 년 후 자살을 했습니다.

아이를 구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 순간을 사진으로 찍은 매정함에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객관성은 잔인한 것입니다.

 

수식어와 술어로만 된 문장이 가장 정확하게 뜻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부사만 덜어내도 명확하고 세련된 문장이 가능합니다.

부사를 쓰는 이유는 자신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일반적으로, 다소, 상당히, 빈번이 등의 부사는

내용이 흐리거나 도망갈 구멍을 만들 고 싶어 사용하는 부사입니다.

근거가 없거나 확신이 없을 때는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수동태나 피동형 문장은 쓰지 말아야 합니다.

수동태는 객관적인 척 하면서 도망가는 문장입니다.

자신감이 결여되었을 때 쓰는 것으로

원래 하려던 이야기를 알 수 없게 만듭니다.

증가하는 경향이 발견됨이라고 쓰지 말고

증가함이라고 써야 합니다.

나의 첫 키스는 그녀와 나의 사랑이 시작된 계기로써

나에게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대신에

그녀와 나의 사랑은 첫 키스로 시작됐다고 쓰세요.

앞의 문장은 번역 문장과 같아 좋지 않고 나중 문장이 능동형입니다.

 

묘사 문장을 써야 합니다.

인간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파악될 수 있는 내용이 묘사이고

, , 코 등을 이용하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속에 들어가야 알 수 있는 내용이 설명입니다.

묘사가 설명보다 좋은 이유는

구체적이어서 독자가 받아들이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색깔 대신에 녹색이라고 구체적으로 써야 합니다.

묘사하는 척하는 설명문장은 최악입니다.

편의성이 두드러지는 굴곡말고

가장자리를 반원모양으로 깎은 굴곡이나

‘30도의 경사진 굴곡이라고 써야 합니다.

굴곡이라는 단어는 눈에 보이는 묘사이지만

편의성이 두드러진다는 추상입니다.

 

가능한 한 문장은 짧게 쓰세요.

진주성에서 조선군사 오천이 죽었다.

닭 한 마리 살아남지 못했다.

나는 밤새 혼자 앉아 있었다.‘

마지막 문장은 짤막하게 썼기에

절망과 슬픔이 잘 전달되는 기가 막힌 문장이 되었습니다.

길었다면 진실된 감정전달이 잘 안되었겠지요.

혼자라는 단어는 부사이지만 고독감을 강조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어휘를 고르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단어가 있지요.

사과에 해당하는 단어로 가치중립적 단어와

신사에 해당하는 단어로 이미 가치 평가적 단어입니다.

사과 앞에 신선한, 썩은, 맛있는 등등을 쓸 수 있지만

신사 앞에는 방탕한, 불친절한, 등을 쓸 수 없습니다.

글쓰기에서는 가급적 사과를 많이 쓰고 신사를 적게 쓰세요.

‘20% 비싼 단가대신에 ‘20% 높은 단가가 좋습니다.

비싸다는 것엔 이미 가치평가가 들어갔기 때문이지요.

신사에 해당되는 단어는 양념이 들어간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그것이, 이것이 등 지시어도 영어식 문장이므로 많이 쓰지 마세요.

접속 부사도, ‘~것이다라는 서술어도 가급적 피하세요.

추상어인 감정적 표현 대신 구체적이고 묘사인 감정 환기적 표현을 쓰세요.




학기 첫 시간엔 늘 글쓰기 원론을 공부합니다.

항상 같은 말을 반복하셔야 하는 스승님은

혹시 우리가 지겨워 할까봐 걱정하셨는데

늘 처음 듣는 듯한 표정을 보고 안심을 하신다지요.ㅎㅎ

오늘도 반복된 내용이었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 잘 했습니다.

다리부상으로 한 학기를 쉬셨던 초엽샘이

맛있는 요거트를 한가득 가지고 오셨습니다.

정말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김포에서 새로 오신 박영희샘도 반갑습니다.

소설을 쓰다가 에세이에 관심이 생겨 오셨다니 기대가 됩니다.

인숙샘, 영자샘, 인영샘, 지연샘이 결석하셨는데도 강의실은 꽉 찼습니다.

껴서 앉더라도 문우들로 북적거리는 강의실이 참 좋습니다.


진미경   15-03-02 20:53
    
독토가 끝나고 서점에 책사러 갔다가 수업 바로 직전에 자리에 착석했어요.
그런데 강의실이 꽉 차 늘 앉던 자리에 못 앉고 반대편에 앉았는데 또 다른 매력이 있더군요.
강의를 듣는 문우님들의 풍부한 표정을 읽었습니다. 가끔씩은 옮겨다니면서 듣는 것도 좋겠어요.
인영샘, 영자샘, 지연샘, 인숙샘  결석하신 샘들도 그립고요.
다시 돌아오신 초엽샘이 제일 반가웠습니다.
봄학기에 새로 오신 박영희샘!  환영합니다.
글 배우는 기쁨과  함께  수필반의 다양한 에너지에 어깨 들썩이는 신나는 봄을 예감합니다.
반장님 후기 쓰시느라 수고많으셨어요.
^^
     
한지황   15-03-03 13:13
    
익숙함으로 부터 벗어나 보는 것!
다른 자리로 옮겨보는 것도 그 중 하나이겠지요.
늘 곁에 앉던 미경샘이 마주볼 수 있는 자리로 간 덕분에 실컷 미경샘 미모를 감상했어요.ㅎ
서로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마주보기...
바쁜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행동이 아닐까 해요.
마주보고 상대방과 소통하기..
늘 갈구하는 바입니다.
일산 김선희   15-03-03 16:14
    
매주 월요일마다 반장님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에 감탄을 하게되네요

오늘도 변함없는 선생님의 열강을 듣고, 또 이렇게 반장님의 요약된 글을 읽으니

학습효과가 배가되네요

수고하셨읍니다 ^^
     
한지황   15-03-03 17:30
    
와! 선희샘이 자판을 두들기다!
삼십년 지기로  선희샘을 너무도 잘 알기에 감탄이 나옵니다.
친구따라 서울에서 일산까지 오고
오랫만에 면학의 분위기에 취해 발그레한 미소를 띈  여고생이 된 듯 하더니 이젠 댓글을  달았네요.
내 안에 숨어있는 감성을 찾아가는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되기를
문학의  문을 열어준 벗이 바래봅니다.
김선희   15-03-03 23:33
    
첫 학기는 서먹하고 어색해서 댓글을 달지 않았는데
이제 두번째 학기가 되니 저도 조금 끼어볼까 합니다.
글구 우리 반장님 수고에 감사도 드리고 싶구요.
이렇게 정확하고 잘 정리된 후기 보니 반장님의 성실함에
자연스레 감탄사가 나옵니다.

새로오신 박영희 샘, 오랜만에 나오신 박인화 샘 모두 반가웠습니다.
요플레도 신선했습니다. 감사^^
일산반 샘들 새봄에 힘내서 더 열심히 글 쓰시길 바랍니다.
     
한지황   15-03-04 14:03
    
우리    한국산문 기획연구부장 선희샘이 일산에 합류한지도 한 학기가 넘었네요.
일산반으로서는 선희샘같은 파워풀한 편집위원과 같이 공부한다는 것이 신나는 일이지요.
크게는 한국산문, 작게는 일산반을 위해 많이 애써주시니  든든합니다.
일산반 평균키를 높여준 공로도 인정하고요.ㅎㅎ
정정미   15-03-04 11:08
    
3월학기 개강은 더 설레이는 것 같아요
학창시절 새롭게 받았던 느낌과 비슷해서이겠지요.
늘보던 얼굴도 더 반갑고 새로오신분은 더 반갑고
오랫만에  오신  초엽샘, 정말 반가웠습니다.
저희들 주려고 가져오신 요플레  맛도좋고
한결 건강해진 기분이었어요 ㅎ ㅎ 전 두개나 먹었답니다.  감사합니다. 
알찬 후기로 3월 문을 열어주신 반장님!
우리 일산반님 모두 새로운 기대로 봄을 화이팅 해요^^
     
한지황   15-03-04 14:07
    
정미 총무님 말이 맞아요!
우린 새학년으로 올라간 학생마냥 들떠있어요.
담임선생님은 그대로이지만 새로 온 학생도 있고 새출발을 하는 느낌이 좋아요.
스승님의 반복학습도 새로운 것 마냥듣고있고......ㅎㅎ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듯  꽃샘추위가 심하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박영희   15-03-12 09:10
    
반장님이 올려 주신 요약본 인터넷으로 다시 보니 새롭네요.
선생님 말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올리시다니
 역쉬~ 다르네요.
일산반을 위해 애써주시는 고운 마음, 예쁜 모습으로 기억됩니다.
미경샘, 선희샘, 정미샘,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