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수필바운스(2. 26, 목)
- 모티프(Motiff)와 모티브(Motiv)
1. 오늘의 주제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주제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형상화해야 할 것인가가 문학의 알파요 오메가다. 그렇다면 주제란 무엇인가? ‘어떤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것(Something Fundermental & Universal)’에 대한 작가의 관점과 의도이다.
2. 실전수필교실 동정
겨울 특강 마지막 날. 여느 때라면 바로 종강 파티로 대신한다. 음식에 곁들여 서로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며(자화자찬도 조금 곁들여) 마무리 한다. 하지만 겨울 학기는 설 명절 연휴로 한 주 휴강하여 저장창고에 쌓인 재화(財貨)가 넘쳤다. 우리 문우님들의 보석 같은 글에 대한 치열한 토론에 들어간 연유다. 합평 후 학교 앞 거구장에서 맛깔스런 해물탕으로 학기 수료를 자축(홍순설 선생님 후원).
3. 회원 글 합평
가. 널 두고 온 하루가 길다(심혜자)
특이하게 의인법을 활용해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잘 나타냈다. 의인법은 수사법인 비유의 일종이며, 여기에 교훈과 깨달음이 담기면 알레고리(Allegory, 諷諭)가 된다. 풍유의 집대성은 <<이솝우화>>이다. 반려 동물과 주인의 우정과 정서적 교감이 잘 묘사돼 있지만, ‘중성화 수술’을 둘러 싼 작가의 심리적 갈등으로 옮겨 가면 깊이를 더할 듯.
대박이(주인공인 고양이 이름)와의 사이에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를 삽입하면 더 생동감 있게 다가올 것이다. “잠시만요, 대박이 이쁜 짓 하고 가실게요~!” 감감적인 제목이지만 설명적이어서 긴장감이 덜하다. <긴 하루>로 바꾸면 어떨는지? 아니면 통통 튀는 제목으로 <아이돌 대박이>라고 하든가. 마침 ‘길고양이(승냥이)도 키운다니 고양이에 대해 연작으로 써도 좋으련만. 이러다가 ‘캣우먼(Cat Woman, 배트맨 캐릭터)’ 되면 어떡하지?(교수님의 썰렁한 농담^^)
나. 두 개의 개선문(제기영)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다룬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워털루>와 같은 계열의 작품이다. ‘역사에서 배우는 영광과 굴욕의 아이러니’이며, 나폴레옹과 콘스탄티누스라는 두 인물이 같은 비중으로 다루어진다(히틀러는 조연). 주인공이 다수이면 시선이 흐트러지기가 쉬운데 이 글은 이 점을 잘 극복했다. 두 인물이 ‘개선문’으로 잘 연결돼 있다(영화 <베라크루즈> <레인맨> <투 캅스> 등 참고). 그렇더라도 내용을 더 줄이고 표현을 간추릴 필요가 있다.
이 글에는 주제를 상기시키는 장치가 세 군데 이상 등장하여 독자에게 읽는 이의 의도를 되풀이해서 각인시킨다는 점이 평가할 만하다. 이런 기법을 ‘모티프(Motiff)’라고 한다. 모티프에는 시각적 모티프, 청각적 모티프, 회화적 모티프 등이 있다. 동인(動因)이라는 뜻의 ‘모티브(Motiv)’나 ‘모티베이션(Motivation)’과 혼용되기도 하지만 엄연한 느낌차이가 있으니 주의(영화 <하이눈> 참고).
3. 설 특선 수필 감상
새야 새야(<<안경점의 그레트헨>> 수록)
어느 설날 대문간에 나타난 초라한 어른 사내를 회상하는 신으로 시작되는 이 글은 콩트적 구성에 세밀한 정황 묘사가 돋보인다. 그 사내는 젊었을 적 봉사(장님)인 이모를 버리고 집을 나간 사람이었다. 돈 떨어지고 줄 떨어져 찾아온 것이다. 유년의 추억담으로만 끝났더라면 감동은 전해오나 그렇고 그런 수많은 이야기 중 한편으로만 끝났을 것이다. 이 작품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마지막 구절의 반전(사유의 진전)에 있다. 작가는 커가며 한 많은 생을 마감한 이모보다 이모를 버렸던 수상한 사내(이모부)에게 더 진한 연민을 느낀다. 개인적 체험이 응달진 곳에 자리한 사회적 약자, 즉 보편적 인류애로 확장된 것이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처량하게 노래를 부르던 봉사 이모보다, 빗속에 발을 끌며 떠나가던 검정외투를 입은 사내의 모습이 언제부터인가 마음속 깊이 들어와 앉았고 더 자주 생각난다는 것이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녹두밭에~ 앉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