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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봇대는 왜 괴로울까? (서강반)'    
글쓴이 : 심혜자    15-08-18 14:45    조회 : 5,472


서강수필바운스(8. 13. 목)

- 전봇대는 왜 괴로울까?


1. 전봇대의 비유

가. 최근 전봇대를 눈 여겨 본 적이 있는지? 전봇대의 표상은 고독, 침묵, 어둠, 낡음, 힘겨움 같은 것이다. 왜 그럴까? 딸린 식구들(변압기, 전압선, 전기단자, 전단지 까지)이 많아서이다. 전봇대는 그것에 잇대어 있거나 의존해 붙어 있는 다른 것들의 무게를 감내하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전봇대에서 가족의 무게를 진‘아버지’의 모습을 본다. 이것이 비유다. 즉,

나. 비유는 서로 다른 대상에서 유추(상상의 과정)를 통해 유사점을 찾는 수사법이다. 비유는 아름답게 꾸미고 멋 부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사물의 본질에 정확하게 닿기 위한 기법이다. 비유를 통해 미적 감동이 구체적으로 생생하고 인상 깊게 전달되고 여운이 오래 간다. 하지만 비유가 너무 빈번히 사용되거나, 지나치거나(over-size) 인습적이면(stereo-type) 하지 않으니 만 못하다.


2. 비유에 관한 이해와 오해는 다음 시간에 다룰 예정

- 비유의 일반적 분류와 특별한 분류

(직유, 은유, 풍유, 제유, 환유, 활유, 의인, 의성...)

- 병치은유, 은유와 환유의 차이는 무엇?

- 주관념(tenor)과 보조관념(vehicle)이란?

- 비유와 상징, 신화, 전설, 잠언의 구분

- 시, 수필, 소설, 영화에 나타난 사용례


3. 회원글 합평

 

 가. 청춘열차(배경애)

이 글의 주인공은 딸, 장애 청년 아줌마들의 모습으로 분산되어 있다. 도입(딸 이야기이자 청춘열차를 타는 이유)을 축약하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로 바로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럴 경우 두 개의 각각 다른 이야기(2편의 수필)로 나뉜다. 순후한 장애청년을 형용한, “그의 어깨 한쪽 빈 소매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에서 느끼는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한 모습과, “신비롭게도 우리는 남을 도울 때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다”는 대목은 글의 하이라이트이자 주제의 집약으로 볼 수 있다. 기차 여행 중인 다른 무리의 아줌마들을 보며 또 다른 내 모습을 발견하는 투사(projection)와 성찰(self-reflection)은 또 다른 좋은 글감이다.

 

나. 사군자(김순자)

수정한 글인데 매우 좋아졌다. 반듯한 미술 에세이이다.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춘 이런 유의 글도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미술에 문회한인 독자도 편히 읽을 수 있도록 한 줄로 잘 꿰어 있는 것이 이 에세이의 장점이다. 전통을 계승하는 목적은 새로운 창조의 기반이 되는 때문이며 사군자를 통해 전통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관점이 설득력 있게 전개된다. 익숙지 않은 한자성어나 ‘꽃의 규율’ 같은 생경한 표현은 재검토해야 한다. 예술이 곧 일상의 삶이고 매일 매일의 삶속에 예술 혼을 가꿀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다. 샤님(심혜자)

순수한 우리말로 남편을 뜻하는 ‘샤님’이란 제목이 매우 좋다. ‘샤님’의 뜻은 마지막 대목에 밝혀진다. 추리기법으로 읽히는 궁금증이 있지만 장, 단점이 있다. 스피디한 문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독자는 끝까지 읽지 않는 때문이다. 도입 부분에 “남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스마트 폰 화면에 ‘샤님’이라고 뜬다”라는 문구를 배치하고 내용을 전개해나가는 편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이 글의 핵심은 ‘남편과의 갈등’ 국면을 구체화 하는 데 있다. 그래야만 나중에 남편을 이해하게 되는 정황을 독자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4. 서강반 동정

박도원님의 등단 축하식으로 횟집에서 저녁 만찬이 있었다. 수업에 참석한 문우들 중 한분도 빠짐없이 축하연에 참석해 박도원님의 인기를 다시한번 실감. 박도원님은 30년 경력의 중견화가다. 화가보다 수필가로 등단한 것이 더 감명 깊다는 소감을 술회하여 자리를 숙연케 했다. 교수님의 열정적인 지도와 동료 문우들의 도움과 배려에 감사하며, 앞으로 우리 서강반 문우님들이 발간하는 수필집의 모든 표지를 책임지겠다는 단호한 결의를 표명하자 모두들 환호작약. 그때가 언제 될는지? 어쨌거나, 박 화백님, 녹음 땄걸랑요~! ^^




안해영   15-08-19 10:37
    
요즘 전봇대는 커다란 눈망울을 굴리면서 어두운 동네를 감독하는 파수꾼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좁은 사거리 귀퉁이에 외롭게 서 있던 전봇대에 새로운 친구가 생겨 외롭지 않습니다.  어젯밤 일어 났던 그 골목의 무든것을 전봇대는 알고 있습니다.  누구집 누가 누구랑 데이트 하면서 달콤한 첫키스를 나누었는지?  생전 처음보는 양산군자가 어느집 가스배관통을 타고 창문을 두드렸는지 전봇대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둠의 사람들은  전봇대를 유심히 살펴야 할 것입니다.  어젯밤 일어 났던 일을 그는 소상히 기록하였다가 다음날 뉴스 시간에 그가 어떻게 엉금 거리며 탐색하고 다녔는지 모두 까발리고 있으니까요.

심혜자 총무님 수고 하셨습니다.  교수님을 능가하는 강의 후기 노트.....
     
심혜자   15-08-19 17:59
    
안해영선생님~ 감사합니다.
모두 까발리고 있다에서 한번 웃고 ㅎ 댓글이 더욱 빛나고 있어요~^^
제기영   15-08-19 11:41
    
외국에 갈때에 그 고장의 도로나 보도의 포장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로마시대의 석축도로나 우리나라의 도로와 비교해 보는 것이 흥미롭기 때문이지요. 최근에는 외국의 전봇대나 고압선도 비교해 보는 버릇이 추가되었습니다.  그 곳의 전봇대는 어떻게 생겼는지, 무슨 부속물을 짊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반듯이 서 있는지등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전봇대 만큼 여러 전선과 통신선으로 복잡하고 무질서하게 얽혀 있는 곳은 찾기 어려운 것 같더군요.  전봇대가 통신선과 전선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통신선과 전선이 전봇대를 지탱해 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죠.  이런 전봇대가 우리사회의 모습을 비추어 주는 자화상이라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심 총무님, 후기 올리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안해영   15-08-19 12:41
    
길거리에 우중충하게 볼품 없이 서 있는 전봇대.  더러는 걸리적 거리기도 하는 여러 전선들.  공중의 무질서를 대변해 주는 전봇대.  우리보다 훨씬 못 산다는 북한의 평양 거리엔 전봇대가 없다고 하더군요.  전봇대 만큼 복잡한 우리네 삶의 모습 맞습니다.
          
심혜자   15-08-19 18:04
    
평양 거리에 전봇대가 없다는 거 저 이제 알았어요~ ㅎ
     
심혜자   15-08-19 18:02
    
제선생님~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추어 주는 자화상이 맞을 지도 모르겠어요.
바쁘신 항상  댓글 남겨주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
강진후   15-08-20 11:38
    
전봇대에 대해 안해영선생님 의 단편글 재미있었습니다.
제기영선생님의 새로운 전봇대 관찰에 돌입하시구요.
와~~~~교수님의 전봇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많은 상상들이
넘나들고 지난 강의시간에 더욱 아쉬움을 "쨍" 하고 깨뜨리는 순간입니다.
심총무님 후기 감사합니다.
결석하고 후기로 강의를 상상해 봅니다.
     
심혜자   15-08-20 19:53
    
강선생님~ 이젠 결석 하지 마세요~ㅎ
아시죠? 빈 자리가 너무 크다는 것~^^
     
안해영   15-08-21 19:28
    
강진후 샘  참 따뜻한 수필반에 발을 들여 놓고 우왕좌왕 설레발 치다보니 벌써 두 달이 되었네요.
반장님의 열심인  작품 작업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등단 일 년만에 여기저기 필명을 남기고 계심에 존경을 표합니다.  반드시 본 받을 부분입니다.  차근차근  서강반에 접근해 갈 생각입니다.  더러는 어설프드라도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
신현순   15-08-24 00:53
    
어릴적  집 앞 큰길 가에는 전봇대가 있었지요.
알 수 없는 단자들이 주렁주렁 메달려 있어 단자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궁굼했어요
물처럼 흐르지도 않는 것이 어떻게 빛이 되어 우리집 전구에 불을 밝힐 수 있는지도요.
중학교에 가서야 의문이 풀렸지만요.
낮동안 무거운 무게로 시름이 짙은 회색빛 전봇대는 어둠이 짙어지면서 따스한 붉은빛을  밝혀내지요.
밥 먹는 시간도 잊은 채 술래잡기를 하는 동네 아이들과 풀 벌레를 모아 들이고,
깊은 겨울 밤이면 전등아래 붉은 빛 함박눈이 무성 영화처럼 밤새 돌아 가기도 하지요.
ㅎ 언제적 일이었던가요? 오랫만에 추억해 보네요.
전봇대의 무게와 아버지의 애환이 닮은 꼴이라니요.
글쓰기의 시작은 관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심총무님~  댓글 늦었네요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