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수필바운스(7. 23. 목)
- 다람쥐 쳇바퀴와 터미네이터!
1. 두 개의 다람쥐 쳇바퀴
광속의 쳇바퀴를 돌리는 다람쥐를 상상해보자. 시공을 초월하여 자신의 꼬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람쥐가 두 개의 바퀴를 돌리고 있을 때 바퀴 하나를 빛의 속도로 돌리다 다른 바퀴로 바꿔 탄다고 가정해보자. 시간과 시간, 두 개의 시간대가 겹치게 된다. 즉 다른 세계와 또 다른 세계의 현재와 미래가 겹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상영되고 있는 영화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 나오는 아이 존 코너가 어른 존 코너로 성장하여 과거의 엄마인 사라코너를 만나는 설정과 같은 맥락이다. 두 개의 쳇바퀴의 연결고리는 서로 다른 시간대가 겹쳐질 때 현재와 미래가 공존한다. 다람쥐 쳇바퀴에는 무수한 철학적 코드가 숨어 있다.
2. 문학은 신호를 포착하는 일
영감은 상대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을 때 받을 수 있다. 사랑하는 연인은 서로에게 신호음을 받기 위하여 부단히 채널을 맞춘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둔감하거나 귀찮아서, 또는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신호음을 흘려보낸다. 신호음을 포착하는 일, 그것은 상대가 아니라 나에게 수용 조건이 있다. 문학하는 사람들의 자세이기도 하다.
3. 미래의 수필은?
지금까지는 서정성에 치중한 수필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앞으로의 수필은 지성과 감성, 문학성과 철학성, 경험과 상상, 인문학적 지식이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움과 깊이가 있는 글로 발전할 것이다.
4. 회원 글 합평
가. 십자군 전쟁(1)-전쟁의 서막(제기영)
교수님으로부터 십자군 전쟁을 시리즈로 조명하라는 미션을 받은 글. 9.11 테러의 원인을 거슬러 올라 십자군 전쟁을 조명하는 관점이 좋다. 서양에서는 서정적 수필 보다 이런 유형의 글을 에세이라고 한다. 시리즈로 독립성을 가지려면 웹툰이나 연속극을 떠올리자. 하이라이트를 배치하고 또 다른 하이라이트를 예견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고유한 관점이나 재해석이 있었으면 좋겠다. 서두의 교술적인 표현은 지양하고 세 문단을 재구성하여 한 문단으로 줄이도록. 9.11 테러→동로마제국의 멸망과 마호메트의 등장→ 이슬람 세력의 위협 →교황의 실권 장악→십자군 원정 전야 순서로 구성하면 더욱 짜임새 있는 글이 되겠다. 상상력을 동원하여 특정 장면을 박진감 있게 극화(Dramatize!)하면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카노사의 굴욕’, ‘교황의 연설’ 장면이 이에 해당된다.
나. 슬픈 일(이덕용)
사유가 전개되거나 지적이지는 않지만 진솔하다. 소설적 구성을 취한 콩트 수필임에도 작위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이 수필의 특이한 점이자 장점이다. 묘사위주, 객관적인 시각으로 전개했으며, 글의 흐름이 뒤섞이지 않고 한 줄로 흐른다. 참담한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쿡쿡 웃음이 나오도록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읽고 나면 마음이 처연하다. 이런 글이 문학성이 있고 잘된 글이다. ‘눈물이 앞을 가려 못 읽는 글은 신파(新派)다. 남루한 이야기에 숭고한 슬픔이 담겨 있다. 서강수필을 대표하는 명 수필 중 한 편으로 자리매김할 듯. <슬픈 일>이라는 제목은 너무 평범해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여 가독상이 떨어진다.〈눈물이 마르는 강(江)>으로 하면 어떨는지? 그러자 이덕용 왕언니를 비롯 모두가 고개를 끄덕끄덕.
# 서강반 동정
‘강촌세미나’에 참가한 문우들의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뒷얘기와 단합된 서강반의 사진을 보았다. 특히 교수님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에 모두들 즐거워했다. 선점숙님의 노래자랑으로 받은 상금 11,000원으로 알뜰한 심혜자 총무님이 맛있는 마늘빵을 준비해왔다. 화요일 ‘문학하다’에 대한 안내와 참가 독려가 있었다. 다음 주 수업은 학교 방학으로 휴강. 우리 모두 글의 여행을 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