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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작품은 독자들에게 불편함을 주어야 합니다 (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5-07-13 19:23    조회 : 4,168

여름 숲길엔 이 나무 저 나무에서 흘러나온 그늘이 합수하여 출렁거린다.

걷다가 마음의 조롱박으로 그늘을 퍼서 마시고 세안을 한다.

우람한 그늘의 등과 어깨에 기대거나 혹은 그늘을 홑이불로 끌어다 덮고 누워

내 생을 다녀간 이들에게 나는 과연 슬픔이었을까,

기쁨이었을까, 그늘이었을까를 떠올려 본다.

또 서늘한 그늘 서너 바가지 푹 퍼서 등에 끼얹으며

이 생각 저 생각에 젖어 본다.

이래저래 여름은 정서의 키가 웃자라는 계절이다.

그늘이 늘 풋풋하고 싱싱한 것은 날마다 새로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이나 아침에 태어난 그늘은 하루 종일 열심히 농사를 짓다가

밤과 더불어 어둠이 오면 한 점 미련도 없이 사라진다.

그늘처럼 날마다 새로이 태어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는 그늘이 새삼 위대해 보인다.

 

서울신문 <생명의 창>에 실린 이재무 스승님의 <하일서정> 앞부분입니다.

추일서정을 패러디한 제목인 하일서정은

작가가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부지런한 계절 여름엔 밤꽃, 호박 오이 넝쿨, 생강 촉, 토란 싹, 풋고추, 풋가지와 함께

덩달아 사람들도 바빠져서 감자를 캐야 하고 김을 매 주어야 하지요.

비 올 때를 기다려 들깨 모를 내고 고구마 순을 묻어야 합니다.

 

 

고요가 단단해지는 계절이기도 한 여름엔

매미도 울음을 뚝 그치고 바깥에서 연애질하느라 분주하던 누렁이들도

마루 밑으로 기어들어가 그늘을 깔고 누워 오수를 즐깁니다.

 

천렵의 계절이기도 한 여름엔 악동들과 함께

소쿠리에 된장 주머니를 달아 놓고 저수지 가생이에 담가 놓고는

미역을 즐기다 해거름 출출해지면 소쿠리를 건져 올립니다.

 

논두렁을 기어나온 개구리 울음들이 뽕나무 가지마다에 주렁주렁 열렸고,

달은 우물 옆 팽나무 가지가 휘청하도록 크게 열렸다. 여름의 서정은 넓고 우묵하다.

 

각 단락마다 그림을 보듯 잘 묘사되어 있는 하일서정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단락은 길이가 기준이 아닙니다.

생각, 소재가 달라져야 단락이 달라지고

그래야 일관성, 통일성이 있습니다.

 

위대한 작품은 독자들에게 불편함을 주어야 합니다.

블랙 코미디를 보고난 후 우리는 웃지만 마음은 쓸쓸하지요.

인간은 악한 마음 쪽으로 더 기울어져 있습니다.

문학은 악하고 불가능함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독자들은 당의정을 좋아합니다.

대중성 획득을 얻기 위해 달콤함을 취하면 굉장히 위험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습니다.

 

7,80 년대 주소가 긴 집은 가난한 집이었습니다.

누구씨 댁에 사는 누구.......

그래도 시골에서 친척이나 친구가 올라오면 잠을 자고 갔습니다.

찜질방이 생긴 다음부터일까요?

아는 집에 신세를 지는 사람들은 사라졌습니다.

전셋집에 살아도 집들이를 하던 풍속도 사라졌습니다.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요?

사람 사이의 인정, 관계의 풍속이 사라진 것입니다.

어느 날 부터인가 거리는 방으로 넘쳐나기 시작했지요.

노래방, 찜질방, 비디오방, 안마방, 수면방 등등.......

집에 있는 방들이 그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것은 단절, 고립을 의미합니다.

컴퓨터 안에는 수만 개의 사이트가 있고

그 방끼리 클릭을 하느라고 분주합니다.

현대인들은 수만 개의 떨어진 섬들에 사는 존재입니다.

전자사막시대의 유목민들로 떠돌며

유일한 소통매체인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합니다.

환금성으로 전락한 도시 속의 집에 관한

글을 써보는 것도 좋겠다고 스승님이 말씀하셨지요.

웬만한 작가들이 다 다루어본 소재 에 대해

우리도 고민해보아야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나오신 박영희샘이 맛있는 도라야끼를

선물로 가져오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독토시간엔 한나샘이 단팥빵을,

정미 총무님이 가래떡을 나눠주셨고요.

모두들 감사드립니다.

지난 주말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더니

어제는 단비가 내렸고

초복인 오늘도 서늘한 기온에

잠시 폭염을 피했습니다.

각 카톡방에는 삼계탕 배달이 그득합니다.

여러분들도 삼계탕과 함께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김선희   15-07-13 19:58
    
반장님 빠르고 정확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 강의에서 기억해야할 중요한 부분도
듣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탁월한 기억력? 에
다시 복습하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셔서 감사 감사^^

불편한 글쓰기엔 용기가 필요한것 같은데
용기가 없어 늘 편한 글쓰기만 하는건 아닌지
돌아보았습니다

영희샘 맛있는빵 잘먹었습니다~~
언제나 반가운 간식^^
도움의 손길이 있어 일산반이 훈훈합니다
못오신분들도 담주에는 꼭 뵈요~~
     
한지황   15-07-14 06:55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야 발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늘 편한 것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안주하기 보다는 기꺼이 불편함을 받아들여 앞으로 나아가고 싶네요.
합평받을 때의 불편함도 두  손 활짝 벌여  환영을!ㅎ
진미경   15-07-13 21:04
    
오랜 가뭄끝에 태풍 찬홈이 아쉬우나마 도움이 된 듯합니다.
그래도 아직 더 뿌려주기를 ...... 수업을 마치고 터벅터벅 돌아오는 길
, 시원한 저녁바람에 상쾌했습니다.
 고단한 삶에 가끔은 단 비가 내려주어야합니다. 머리카락을 스치는 한
줄기 바람에 감사했습니다.
 당의정에 중독된 삶입니다. 미움받을 용기도 필요하고 불편한 진실앞에서
의연해야겠습니다.
 빠르게 후기올려주셔서 읽으니 좋습니다.
반장님의 봉사하는 삶에 박수를 보냅니다.

박영희샘의 도리야끼. 윤정미샘의  식사와 같았던 단팥빵.
총무님의 말랑말랑 가래떡이 생각납니다.

맛있었어요! 따봉
     
한지황   15-07-14 06:58
    
마른 장마의 안타까움을 일시적으로나마 해소해준 찬홈!
태풍이란 존재가 늘 두렵기만한 것은아닌가 봐요.
나도 누군가에는 단비가 되어
마음을 촉촉하게 해주고 싶네요.
단비와도 같은 일산반님들이 있어서
감사드려요.
공인영   15-07-14 00:55
    
한바탕 쏟아져 준 장맛비가
여문 더위에 멘붕 되기  딱 직전의 절 살려주었네요^_^
바람 불어 시원하기까지 했던 오늘이 수업날인 것도 참 다행이었구요.
그러나 집안일로, 컨디션 난조로 결석하신 벗들이 몇 분 계셔 아쉬웠어요.
다들 무탈히 건강히 여름 나시며 조만간 복귀하시길 빌어드립니다.

새로운 일의 시작으로 설레고 두려울  선생님께도
일산반의 기운 팍팍 넣어드립니다.
문학하는 일의 어려움과 험난함을 모르지 않겠기에
스승님의 건투를 빌고 또 빌어드리고 싶습니다.

초복이라고 어린 닭 두 어 마리 과서 가족과 먹었더니
 이 시간까지 잘 버티고 있습니다.
다들 체질에 맞는 보양식으로 몸들 좀 챙기셨는지요.

  든든해진 몸으로 열공들 하셔야 하는디
=불편한 작품들 많이 많이 쓰셔야 하는디
= 외면하고 싶지만 자꾸 바라보게 하는 글들 쓰셔야 하는디..ㅋㅋ

저녁도 거른 채 후기 올리셨을 반장님 수고하셨어요. 그리고
장단 맞추듯 정겨운 댓글로 공감해주는 벗들의 관심 또한 말할 수 없이 이쁩니다.
모두 남은 한 주 건강히 지내시고 다음 주엔 소박한 밥 한끼로 시작해 보자구요.^_^

스승님이 알려주신  <<미움받을 용기>> 란 책을 추천해 봅니다.
저 또한 그 책을 읽으며 ' 나는 정말 나다운 사람' 으로 살고 있는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미움 받을 용기만 있다면,  그 '나다움'으로  외롭지 않을 수만 있다면
........... 우린 지금의 나를  넘어서는 누군가가 되겠지요?
 
용기를 가진 자의 당당한 모습을 꿈꾸며  이제 잠자리로 듭니다.
벗들도 부디 용기 있는 분들이 되시길!!!! 굿나잇
     
한지황   15-07-14 07:12
    
기시미 이치로라는 일본 작가는 아들러의 심리학을 자신의삶과 죽음속에 녹여내어 늙어갈 용기라는 책을 냈지요.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전파하듯 자신은 아들러의 사상을 널리 알리겠다고 합니다.
노령화가 심각한 현 세태에 어떻게 늙어감을 받아들여야할지  이 책은 해결책을 제시해줄까요?
아름답게 늙어갈 수 있다면 몇번이라도 반복해서 읽고 싶네요.ㅎ
김혜정   15-07-14 01:08
    
오늘도 역시
다른반과는 확연히 다른 "변별력" 있는 반장님의 후기에 들러 과외수업을 받고갑니다.
이재무교수님의 "하일서정"전문을 읽었음에도
반장님의 후기를 통해 오늘 또 한 편의 "하일서정"을 만났답니다.

불편한 글을 쓸 수 있는 용기를 저도 같이 가져보렵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한지황   15-07-14 07:18
    
부지런히 공부하시는 김혜정 반장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오늘의 화두는 불편함이군요.ㅎ
우리들 마음을 강타한 불편함에 대해
생각하고 글쓰기로 이어가는 한 주를보낼까 합니다.
건강한 여름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