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마지막 날 미아반의 향그런 풍경은
아주 근사했습니다.
전원이 출석한 것도 귀한데
독일 여행 다녀오신 박후영선생님의 맛난 빵 선물,
홍사인선생님의 첫인사까지 보태져 더 향긋했습니다.
울 이재무교수님도
환하셔서 교실안은 마칠때까지 눈부시게 빛이 났답니다.
오늘은
함민복 수필 <<출발>>을 이어 갔습니다.
시보다 더 시다운 글이 마음을 끄는대로 가다보니
멋들어진 시도 만나게 되네요.
궁핍한 생활고에 형의 부도로 노모까지 책임져야하는 가난한 시인
함민복,
그가
스물세 살의 그녀를 잊기가 어디 만만한가요?
삼십사 세 총각이 실연한 아픔을 함께 앓아보기란
그 또한 어디 쉬운일 인가요?
그래도
사랑의 기억 버리기를
"살점 붙은 뼈다귀와 파리떼와의 관계" 로
표현하는 교수님의 시언어는
일본 검같이 예리해 내가 앓고 있는 듯 기막히게 공감 되었어요.
사랑한 햇 수만큼 아파야 나아지는 병.
스무세살의 연인을 향한
고통의 강을 따라 가며 사랑이라는 말을
가만히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재무 시인의 <<빈 그네>>를 낭송하며
사랑의 흔적 버리기가
고통스럽고 어려운 것임을
열어보며 확인했습니다.
다음은 함민복 수필 <<개살구>>,
이 작품을 공부하며
시인은 분별력이 생긴 그 자체가 문제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정희성 시인의
<<민지의 꽃>>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상 기슭
덜렁 집 한 채 짓고 살러 들어간 제자를 찾아갔다
거기서 만들고 거기서 키웠다는
다섯 살 배기 딸 민지
민지가 아침 일찍 눈을 비비고 일어나
말없니 손을 잡아끄는 것이었다.
저보다 큰 물뿌리개를 나한테 들리고
질경이 나싱개 토끼풀 억새... ...
이런 풀들에게 물을 주며
잘잤니,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게 뭔데 거기다 물을 주니?
꽃이야, 하고 민지가 대답했다.
그건 잡초야, 라고 말하려던 내 입이 다물어졌다.
내 말은 때가 묻어 천지와 귀신을 감동시키지 못하는데
꽃이야, 하는 그 애의 말 한마디가
풀잎의 풋풋한 잠을 흔들어 깨우는 것이었다.
"시인이라면 아니, 예술인이라면
분별력을 지워야만이 시인이 될 수있고 예술인이 될수 있다."
이재무시인의
<<무서운 나이>>
천둥 번개가 무서웠던 시절이 있다.
큰 죄를 짓지 않고도 장마철에는
내 몸에 번개 꽂혀 올까봐
쇠붙이란 쇠붙이 멀찌감치 감추고
몸 웅크려 떨던 시절이 있다
철이 든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느새 한 아이의 아비가 된 나는
천둥 번개가 무섭지 않다.
큰 죄 주렁주렁 달고 다녀도
쇠붙이 노상 몸에 달고 다녀도
그까짓 것 이제 두렵지 않다.
천둥번개가 괜시리 두려웠던
행복한 시절이 내게 있었다.
미아반 여러분, 7월에는 행사가 많네요.
7월 4일 성남문학축제가 스타트.
음식맛 음미하듯 7월의 문학 행사 몸 담아 느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