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수필바운스(5. 21, 목)
-십장생도(十長生圖)의 비밀
1. 왠 십장생도(十長生圖)?
수업을 시작하고 교수님이 김순자 화백에 칠판을 캔버스 삼아 바다와 거북이를 위주로 한 십장생도(十長生圖)를 그려주도록 요청. 곧 이어 박도원 화백과 강진후 견습생이 합류해 모래사장을 지나 바다로 향하는 거북이 떼를 그리기 시작. 왜?
거북이들이 수 십, 수백 마리로 늘어 남. 알을 까고 나오려는 거북이, 유아 거북이, 청소년 거북이, 나이 든 거북이, 뒤집어져 버둥거리는 거북이, 기식(氣息)이 엄엄(嚴嚴)한 거북이, 천적인 새가 채가는 거북이... 많은 수의 거북이는 모래밭에서 놀고 있고 그 중 몇 마리는 물에 뛰어들어 부표(浮漂)를 향해 헤엄쳐 감.
2. 거북이는 누구인가, 도대체?
- 거북이가 누구인가? 라는 교수님의 물음에 누구도 답을 못 맞히던 중 최고령 (84세) 이덕용 선생님이 바로 거북이들은 수필을 쓰는 우리들 모습(!)이라고 일 갈. 역시 생강은 오랜 것일수록 매운 법인가?!
- 교수님이 이에 화답하여 말씀하시길,
“수필가들이 5천 여 명(문협 회원 3, 200명 + 비회원 포함)을 헤아리는 호황(?) 이 라지만, 대부분은 물가에서 모래장난하며 놀고 있네! 부표를 향해 헤엄쳐가는 사람은 몇몇 손꼽을 정도다(교수님 자신 포함). 단언컨대, 수필의 100여년 역사 상 부표 넘어 먼 바다로 나아간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수필계는 ‘블루오션(Blue Ocean)'이다. 여러분 하기에 달려 있다. 이 아니 어찌 좋지 않겠 는가?”(공자 말씀)
3. 회원 글 합평
가. 행복한 동행(박도원)
인물 수필로, 서로 간에 딱히 말이 없어도 마음으로 교류하는 ‘지음(知音)의 관계’가 잘 표현 되었다. 상황의 추이가 정확하고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다는 평이었다. 수필은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어서 굳이 ‘나’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주어를 밝혀야 할 경우에는 꼭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정확한 글이 되고 의미의 혼란을 가져온다. 백아와 종자기의 고사를 인용한 것은 적절하다. 결미는 느슨한 편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윤선생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사유를 진전하여 진정한 동행의 의미에 대한 관점을 보완하면 좋은 글이 될 것이다.
* One Point Lesson :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라!
나. 산딸기 소녀(홍순설)
몇 번 수정하여 제출한 글로 이 정도면 지면에 발표해도 무방하다. 홍순설 표 특징인 회화적 묘사가 좋고 곳곳에 위트가 덤불숲 산딸기처럼 반긴다. ‘먹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라는 말처럼 글을 읽는 데는 우선 부담이 없어야 한다. 보통 주제(의미)로 문단을 나누지만 인터넷 시대를 맞아 시각적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땅에 딸기가 떨어진 후에야 딸기나무가 있구나 할 뿐이다” 같은 부분이 삶의 지혜와 성찰이 담긴 대목으로 의미화의 좋은 표현으로 예시 되었다. 시점의 혼란스러움은 피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가독성이 떨어진다.
* One Point Lesson : 글의 시점(視點)과 시점(時點)을 정확히 하였으면!
4. 명수필 감상
주먹(정진희)
교수님은 교과서에 실을 만한 훌륭한 글이라고 칭찬. 회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감탄(感歎) 또는 한탄(恨歎). “나는 언제 저런 수필을 쓸 수 있을까?”
- 사유(철학적 깊이)와 서정(아름다움)이 결합 된 수필이다.
- 곳곳에 배치된 참신한 비유가 서정성을 극대화 한다.
- 주제를 천착(주먹의 양태)하여 깊이를 갖추었고, 관념적 사유를 일상의 경험(통 원 치료)과 연결, 형상화하였다.
- 나열형 글쓰기는 다각도의 사고를 펼칠 수 있지만, 한 줄로 꿰기(일관성)가 쉽지 않은데 이 점을 극복했다. 이 글의 최대 장점이다.
5. 서강반 동정
수업 후 연탄불고기집에서 ‘흑구문학상’과 ‘조경희문학상’을 잇달아 수상하시는 교수님이 워밍업으로 일차 ‘약하게(!)’ 쏘셨다. 수상 후 격식을 갖춰 정식으로 거하게 쏘시겠다고 하니 서강 문우님들은 기대 만땅. 앞으로 교수님을 뛰어넘는 제자의 출현을 기대한다는 덕담에 우리 모두 희망한다고 큰소리로 외쳤지만, 근데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 ^^
* 십장생도(十長生圖)
장생을 주제로 그린 민화. 십장생(十長生)으로는 해·구름·산·물·바위·학·사슴·거북·소나무·불로초를 꼽지만, 대나무와 천도(天桃)도 많이 다루어져 열 가지가 넘는 것이 대부분이다.산·바위·소나무·구름·바다 등으로 주요 배경을 구성하고, 거기에 알맞게 학·사슴·거북 등을 배치한다. 천도복숭아 나무가 강조되기도 한다. 불로초는 버섯 모양으로 표현.